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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쥬는 지금]R&D·생산거점 확장국면, 원격 모니터링 기술력 입증②매출 확대시 생산시설 자동화 고려, 국내 유일 일반인 '2000명' 대상 실증 경험

원주(강원)=이효범 기자공개 2023-11-17 08:29:07

[편집자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메쥬가 본격적으로 스케일업에 나선다. 국내에서 유일한 실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의료장비인 ‘하이카디’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외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하이카디를 비롯한 의료 장비로 수집된 디지털 신호를 분석해 바이오마커를 찾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더벨은 성장궤도로 올라서는 메쥬의 현안, 향후 계획과 비전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쥬의 실시간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R&D센터는 강원도 원주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개운동 남부시장 사거리 인근에 위치해 있다. 여느 구도심과 마찬가지로 차량으로 복잡한 4차선 도로 주변으로 저층 상가건물이 즐비해 있는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6층짜리 건물이다. 올들어 인력이 큰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기존 건물을 매입해 R&D센터로 구축했다.

메쥬는 원주에서 육성돼 뿌리 내린 기업이다. 원주에는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을 비롯해 메쥬가 둥지를 틀만 한 곳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벤처기업이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구도심에 자리 잡은 건 원주 내에서 병원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의료장비를 개발 및 제조하는 기업인 만큼 집적효과도 기대하고 선택한 입지다.

박정환 메쥬 대표는 "2019년 원주가 규제자유특구에 포함된 건 메쥬의 성장 터닝포인트"라며 "야외에서 일반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하이카디의 실시간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 기능이 제대로 구동하는지를 실증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R&D센터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 핵심, 전체 인력 절반 이상 근무

14일 오전 방문한 메쥬 R&D센터는 입구 전경을 재정비 하느라 분주한 분위기였지만 내부로 들어서자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외관상으로는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내부는 수도권에 있는 스타트업들의 사무공간과 같은 느낌을 물씬 풍겼다.

지하 1층에 위치한 휴게공간은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카페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외에 2층과 5층은 최고경영책임자(CEO),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C레벨 임원들이 맡고 있는 조직들이 사용하며 나머지 층은 주차공간과 휴게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메쥬 R&D센터 전경 및 인포메이션

R&D센터의 핵심은 3층에 위치한 하드웨어 개발 및 디자인 조직과 4층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이다. 하이카디는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 장비로 몸에 붙이는 하드웨어와 생체신호를 디지털로 전화해 보여주는 앱인 스마트뷰와 도출된 데이터를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라이브스튜디오 등 소프트웨어로 나뉜다.

메쥬 R&D센터에서 개발하는 칩셋

하드웨어 개발 및 디자인 조직이 몸에 부착하는 하이카디 자체를 담당한다. 하이카디는 8g에 불과할 정도의 무게로 집적회로 기판은 손바닥 반만한 크기다. 생체신호의 디지털 전환, 데이터 통신, AI 알고리즘 등을 구현하는 메쥬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다. 소프트웨어 조직은 스마트뷰와 라이브스튜디오 등의 스마트폰 앱, 시스템, 서버 등을 개발해 구축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이카디는 안녕을 의미하는 'hi'와 심장을 의미하는 'cardi'를 조합해 만든 제품명이다. 앞서 이 제품은 하트토크(Heart talk), 토크바디(Talk body) 등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진화해 현재 모습을 갖췄다.

하이카디 제품 변천사

메쥬는 제품 상용화와 별개로 연구개발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 전체 인력은 5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R&D센터에 절반 이상인 3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메쥬 관계자는 "구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병원 인프라 등이 구축돼 있는 만큼 원주 내에서는 집적효과를 기대하기 위한 최적의 입지"라며 "향후 일반인들이 다양한 의료기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쇼룸 등 다양한 시도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주 생산시설, 단순 조립 및 검수…하이카디 연간 2만4000대 생산

메쥬의 생산시설은 원주 기업도시에 위치해 있다. 원주 도심은 서부순환도로를 통해 기업도시와 연결된다. 기업도시는 원주 지정면 일대에 조성돼 있다. 산업, 연구, 주거가 어우러진 복합도시를 개발하는 취지로 개발됐다.

원주 기업도시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 전경(좌), wmit 원스톱 기업지원서비스(우)

차량으로 서부순환도로를 달리면 주변으로 농촌 풍경이 펼쳐지지만 기업도시 초입으로 들어서면 이내 웅장한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기업도시 내에는 의료기기 기업 뿐만 아니라 골프웨어, F&B, 제약사, 자동차 부품사, 뷰티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기업도시 중심에 있는 샘마루공원의 남서쪽으로 기업들이 위치해 있고 이외의 공원 주변을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둘러싸고 있다.

메쥬의 생산시설은 원주 기업도시 내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 8층에 위치해 있다. 이 센터는 의료기기 창업 기업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wmit)과 함께 의료기기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도시 내 가장 큰 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메쥬의 R&D 시설도 생산시설과 같은 공간에 있었으나 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도심으로 이전했다.

(메쥬 생산시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입구, 자재창고, 제조실, 검사실

메쥬의 생산시설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규모로 크게는 모듈을 조립하는 제조실과 검수하는 기능을 가진 검사실로 구성된다. 나머지 공간은 총 3명의 인력이 사용하는 사무공간과 재고와 조립전 부품들을 적재해둔 창고용도로 사용된다. 제조실은 1~2평 남짓한 공간으로 8g에 불과한 하이카디의 부품을 단순 조립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검사실에서는 불량품을 걸러내고 최종적으로 기능에 문제가 없는 완성품에 대한 검증을 마친다.

메쥬의 생산케파는 월간 2000대다. 연간으로 2만4000개 생산 가능한 셈이다. 다만 내년부터 큰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는 만큼 R&D센터에 이어 생산시설 확장도 논의되고 있다. 메쥬 관계자는 "현재 매출 규모에서는 생산량을 맞추는데 큰 무리가 없다"며 "다만 앞으로 매출이 더 커질 경우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자동화 공정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혹한기 속 프리IPO 완료…원주 태생 벤처, 2019년 강원규제특구 지정 '성장 포인트'

메쥬는 최근 벤처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시리즈B 겸 프리IPO 라운드를 열어 계획보다 많은 180억원을 성공적으로 모집했다. 시리즈A보다 기업가치도 한층 더 향상됐다. 고평가 된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결국 투자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 포스트밸류 1200억원에 도달했다.

그만큼 기술력과 경쟁력 그리고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메쥬의 주력 제품인 하이카디는 2000명을 대상으로 야외에서 심전도 측정을 실증한 이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트랙레코드를 갖춘 곳으로는 유일하다.

국내 법상으로 원격진료가 막혀 있기 때문에 사실 이같은 실증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 2019년 메쥬가 위치했던 강원도 원주가 강원규제자유특구에 포함되면서 실증 작업에 착수 할 수 있었다. 규제자유특구는 신사업 관련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실외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이카디를 사용한 결과 실시간 심전도 원격 모니터링에 문제가 없다는 근거를 확보했다. 메쥬의 기술력을 향후 다양한 산업 혹은 분야에 접목할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메쥬 소금산 출렁다리 실증 당시 현장

치악산의 서쪽에 위치한 강원도 원주가 규제 특구로 지정된 건 의료기기 산업에 특화한 도시로 성장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30여년 전 연세대 원주캠퍼스에 국내 최초로 의공학과가 설립됐고 원주시의 지원과 지역사회의 협력에 힘입어 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했다. 메쥬 역시 연세대 원주캠퍼스 초입에 위치한 첨단의료기기테크노타워에서 인큐베이팅 된 기업이다.

한 때 기관투자가로부터 수도권 이전을 투자 전제조건으로 제시 받았지만 투자를 받지 않는 쪽을 선택을 했다. 그만큼 원주에서 성장한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신 CFO 업무의 일부 조직과 영업조직을 포함한 서울사무소를 강남에 두고 있다.

메쥬는 이에 앞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원격진료가 막힌 상황이라 실증을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규제특구로 지정되면서 병원과 연계해 이같은 실증작업에 착수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당시 실증작업을 실시한 장소는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다. 이 장소를 출입하는 불특정 일반인에게 하이카디를 부착해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총 2000명을 대상으로 결과를 집계했는데 이 중 300여명에게서 심장질환을 발견했다.

박 대표는 "알려진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상 60세 이상의 고령층의 13% 안팎이 잠재적인 심장질환을 갖고 있다"며 "당시 실증 결과 역시 이같은 연구결과와도 유사한 비중의 심장질환자를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가운데 7명은 시술과 수술까지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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