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 넥스트스텝] 블랙핑크 재계약 불확실성에 가려진 호실적⑥3분기 매출·영업이익 급증에도 블랙핑크 재계약 여부 '부각', 4분기부터 실적 타격 전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3-11-17 11:15:28
[편집자주]
국내 최고 엔터 명가로 꼽히는 YG엔터테인먼트가 기로에 섰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무산 가능성으로 촉발된 위기가 YG엔터테인먼트를 덮쳤다. 메인 아티스트 공백 등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성장동력이 식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가는 연일 하락세 보이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을 해법은 무엇일까. YG엔터테인먼트에게 어떤 저력이 남아있을까. YG엔터테인먼트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넥스트스텝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6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사상 최대 실적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블랙핑크라는 메가 IP(지식재산권)를 놓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실적 호조보다 더 부각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블랙핑크와 재계약을 맺지 못한다면 내년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YG엔터테인먼트도 이런 리스크를 고려해 블랙핑크와 재계약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블랙핑크와 전속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YG엔터테인먼트는 재계약 문제를 놓고 블랙핑크와 계속해서 협상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블랙핑크 효과 3분기에도, 재계약은 계속 ‘안갯속’
16일 YG엔터테인먼트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핑크와 재계약 여부가 아직도 협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YG엔터테인먼트는 “공시기준일 현재 아티스트와 재계약 건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종 결과는 추후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 공시로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예상이 또다시 빗나간 셈이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블랙핑크가 월드투어 콘서트를 마무리하는 9월 중순, 늦어도 이번 분기보고서에는 재계약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YG엔터테인먼트가 블랙핑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랙핑크는 2016년 8월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데뷔한 4인조 다국적 걸그룹이다. 7년 전속계약이 만료된 시점은 올 8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YG엔터테인먼트는 재계약 협상에 매달리고 있다.
그만큼 전체 실적에서 블랙핑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콘서트인 ‘본핑크’가 올 지난해 말부터 올 3분기까지 실적을 견인했다. 블랙핑크는 2022년 10월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2023년 9월 서울 피날레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약 210만명 규모의 초대형 월드투어 콘서트를 끝냈다.
덕분에 YG엔터테인먼트는 올 3분기까지 막대한 공연매출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3분기 누적 공연매출은 105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공연매출 대비 362% 증가한 수치다.
콘서트 등 공연사업의 활성화는 MD(굿즈) 등 관련 제품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YG엔터테인먼트의 상·제품 매출은 올 3분기 누적기준 157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보다 늘어났다.
YG엔터테인먼트가 올 3분기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배경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598억원, 영업이익 865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2.7%, 영업이익은 179.4%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가량 늘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음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블랙핑크 투어 효과로 공연 모객 수가 대폭 증가해 전체적 매출이 늘었다”며 “음반이나 음원보다 수익성 좋은 공연 매출 비중이 늘어난 덕분에 영업이익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몬스터 데뷔에도 블랙핑크 타격 불가피, 내년 실적 감소 전망
블랙핑크 덕분에 달성한 호실적은 역으로 YG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실적 우려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비록 재계약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블랙핑크를 이대로 놓친다면 내년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핑크 공백 타격이 이미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올 4분기 블랙핑크는 제니를 제외하면 멤버 전원이 활동하지 않았다.
김 연구원은 “올 4분기에는 트레져의 아시아 투어와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데뷔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음반 판매가 줄어들 것이 확실시 된다”며 “아울러 공연도 트레져의 한일콘서트 모객 11만명이 전부이기에 전년 동기 블랙핑크 콘서트 투어를 고려하면 큰 폭으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YG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베이비몬스터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전부터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7인조 걸그룹으로 27일 데뷔하려 했던 베이비몬스터는 최근 핵심 멤버가 개인적 사유로 데뷔 명단에서 빠졌다.
블랙핑크의 공백을 트레져와 베이비몬스터가 메워야 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썩 좋다고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YG엔터테인먼트의 내년 실적 추정치가 올해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YG엔터테인먼트는 내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791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실적 추정치와 비교해 매출은 3% 가까이 늘지만 영업이익은 3.3%가량 줄어드는 수준이다.
이는 경쟁사와 비교해 눈에 띈다.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는 내년 매출이 올해와 비교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내년 실적 방향성의 핵심은 블랙핑크의 공백을 트레져와 베이비몬스터가 메울 수 있는지 여부인데 베이비몬스터의 플러스 효과보다 블랙핑크 공백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YG엔터테인먼트가 이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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