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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 넥스트스텝]버닝썬 게이트 '반성' 없었다…지배구조 취약 '여전'④ 지난해 7월 양민석 이어 양현석까지 공식적 경영 복귀, 견제장치는 '전무'

이지혜 기자공개 2023-10-26 10:33:41

[편집자주]

국내 최고 엔터 명가로 꼽히는 YG엔터테인먼트가 기로에 섰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무산 가능성으로 촉발된 위기가 YG엔터테인먼트를 덮쳤다. 메인 아티스트 공백 등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성장동력이 식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가는 연일 하락세 보이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을 해법은 무엇일까. YG엔터테인먼트에게 어떤 저력이 남아있을까. YG엔터테인먼트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넥스트스텝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버닝썬 게이트로부터 4년.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아직 선고 공판을 남겨두고 있지만 경영에 복귀해 IP(지식재산권)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한때 버닝썬 게이트에 책임을 지겠노라며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던 양 총괄의 동생 양민석 대표도 마찬가지다. 황보경 부사장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의 경영 복귀는 무엇을 의미할까.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년 동안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가 생긴 것 외에는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대표에서만 물러났을 뿐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강력한 권한을 꾸준히 행사해왔다. 사내이사가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도 이어졌다. 여기에 양 총괄까지 별다른 제재없이 업무에 나서면서 지배구조 리스크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무늬만’ 공동대표, 양민석 권한 ‘강력’

24일 업계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가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한 지 약 1년이 넘었다. 공동 대표이사는 각자 대표체제와 달리 사안에 대해 결재를 할 때 대표이사 전원이 찬성해야만 한다. 이론상으로는 대표이사 간 견제가 이뤄지며 한 쪽의 독단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7월 1일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한 것도 이런 목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동 대표이사 체제의 본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양민석 대표의 경영 복귀를 위한 구실이었을 뿐이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2018년까지 YG엔터테인먼트의 단독 대표이자 이사회 의장까지 맡았던 양 대표는 2019년 버닝썬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지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양 총괄도 마찬가지다. 대표 프로듀서라는 직책을 내려놓았다.

당시 양 대표는 “최근 이슈와 관련 없는 소속 연예인까지 지속적으로 힘들게 하는 여러 상황을 보면서 인내하고 견디는 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큰 변화와 저의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에서만 물러났을 뿐 양 대표의 강력한 권한은 계속 이어졌다. 양 대표는 YG플러스라는 알짜 자회사의 대표 자리를 계속 유지했을 뿐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에서 사내이사 직위를 계속 이어갔다. 2021년 들어서는 이사회 의장에 올랐으며 지난해부터는 이사회 의장과 공동 대표까지 겸직하고 있다.

황보경 공동 대표가 있다고 하지만 그의 직위는 부사장이다. 양 대표가 사장인 만큼 사내에서 공동 대표의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는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보인다.

◇양현석 경영복귀 본격화, 견제장치는 ‘전무’

양 대표의 강력한 권한은 양 총괄이 별다른 제재 없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가교가 되었다. 양 대표의 공동 대표 선임 이후 약 5개월 만인 올 초, 양 총괄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론칭을 알리는 'YG NEXT MOVEMENT(YG 넥스트 무브먼트)'에 양 총괄이 'YG 총괄 프로듀서‘라는 직책을 달고 신인 걸그룹에 대해 소개했다.

양 총괄은 영상에서 “지난 4년 동안 월말평가에서 저를 놀라게 했던 것처럼 세상을 놀라게 해주는 그런 스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그간 YG엔터테인먼트의 경영활동에 개입해왔음을, 그리고 공식적으로 경영활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견제장치가 여전히 전무하다는 점이다. 양 총괄이 보유한 YG엔터테인먼트 지분은 16.87%, 양 대표의 보유지분은 3.47%이다. 황 대표 등 등기임원 등이 보유한 지분까지 모두 합치면 20.51%가 된다. 다시 말해 양 총괄과 양 대표가 최대주주로서 강력한 실권을 지닌 상태에서 강력한 사내지위까지 보유했다는 뜻이다.

사내이사의 비중이 큰 상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YG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는 양 대표와 황 대표, 그리고 김성희 이사 등 3명이 등재돼 있다. 반면 사외이사로는 벌써 임기 5년차를 맞은 조영봉 이사와 김동현 이사 단 둘뿐이다.

조 이사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될 당시 주요 기관투자자로부터 “이해관계가 있는 법인의 임직원이라 사외이사로서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를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YG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 법률 리스크를 경고할 만한 인물도 없다. 홍용준 전 사외이사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를 지내고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를 지내 이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받았지만 일신상의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양한 위원회가 이사회 산하에 생겼지만 독립성을 보장받기는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년 동안 이사회 산하에 투자심의위원회, 내부거래심의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을 설치했다. 그런 사내이사의 비중이 과대해 경영진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YG엔터테인먼트는 외부 기관에서도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YG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에 대해 D등급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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