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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인사에 드러난 정의선 회장 세대교체 '속도' 의지 임기 남은 대표 교체 작년 1명 이어 올해 2명… 60대 경영자 물러나고 50대 중용

강용규 기자공개 2023-11-17 10:11:4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통해 올해 임원인사를 시작한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2곳의 대표이사 교체가 예고된 가운데 재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대표이사를 교체한다는 점, 60대 경영인들을 50대 인물들로 교체한다는 점에서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내년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과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제철 대표이사로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CFO) 부사장,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이규석 현대차 구매본부장 부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이번에 물러나는 두 사장은 모두 대표이사 임기 만료가 2025년 3월로 아직 1년 이상의 임기가 남아있다. 안 사장은 1959년생, 조 사장은 1961년생으로 60대 대표이사들이다.


반면 이 부사장은 1965년생, 서 부사장은 이보다도 젊은 1968년생의 50대 경영인이다. 때문에 이번 인사를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 총수에 오른 2020년과 그 다음 해인 2021년까지 현대차그룹은 기존 부회장단의 퇴진을 제외하면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의 임기를 최대한 보장하는 안정적 인사 기조를 보였다.

2020년 인사에서 임기가 1년 남았던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이 조성환 사장에게 배턴을 넘긴 예외가 있다. 그러나 이는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출신의 박 사장을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옮겨 R&D 역량을 강화한 '실용주의 인사'로 평가됐다. 실제 2021년 인사를 통해 박 사장은 연구개발본부장으로 현대차 R&D의 수장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이런 안정적 기조에 변화가 시작됐다. 당시 임기 만료가 1년 이상 남아있었던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물러나고 이규복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 부사장이 뒤를 이었다. 올해는 2명의 대표이사가 이와 같은 형태로 물러나는 것이다.

이번 인사를 놓고 단순히 60대 경영인을 50대 경영인으로 교체하는 것을 넘어 정 회장이 앞서 보여준 실용주의가 더해진 인사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전기요금과 원재료 가격 등 생산비용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는 경영환경 속에서 재무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전동화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부품사로서 공급망을 물 샐 틈 없이 관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서 부사장과 이 부사장은 각각 재무와 구매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각 사가 안고 있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자로 볼 수 있다.

양 사 모두 생산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복잡한 작업이 일단락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모듈 생산 통합법인 모트라스와 부품 생산 통합법인 유니투스를 설립했고 현대제철은 강관 전문법인 현대스틸파이프의 출범이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내정자들이 공식적으로 대표이사에 오를 내년 3월은 새 인물을 기용하기에 적기인 셈이다.

올해는 정 회장의 취임 3년차다. 통상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의 임기가 3년 주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사이클이 돌아간 것이다. 정 회장으로서도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기에 적기일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사장단 인사의 폭이 다른 계열사로 넓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들 가운데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전문경영인들은 현대차 이동석 부사장과 기아 최준영 부사장 등 생산담당 대표이사 2명을 포함해 상장사 기준 7명이다.

사장단 이하 후속 인사에도 시선이 몰린다. 경영일선의 세대교체에 속도가 더해지는 가운데 승진자들은 차기 일선에 나설 후보군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매해 12월 하순에 임원인사를 발표해 왔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앞선 11월 말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으나 후속 인사는 어김없이 12월 하순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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