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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콜옵션 가시화' 재무여력 살펴보니 SK쉴더스 매각으로 현금자산 5700억 육박, 11번가는 배당으로 보전 가능성

변세영 기자공개 2023-11-22 09:01:03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0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 탐색 여정이 또 한 번 암초를 만났다. 모기업인 SK스퀘어가 최근 큐텐에 협상 중단을 통보하면서 결렬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내달로 다가온 11번가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1번가의 최대주주 SK스퀘어는 최근 11번가 지분 매각과 관련해 큐텐에 협상중단을 통보했다. 11번가 IPO에 실패한 SK스퀘어는 올해 9월부터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18.18%를 큐텐에 넘기고자 협상을 벌여왔다. 당초 양사는 실사까지 단행하는 등 상당 부분 진척이 있었지만 지분 교환 산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SK스퀘어 관계자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새 투자자로는 글로벌 이커머스기업 아마존과 티몰을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이 거론된다. 아마존은 11번가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관계를 쌓아 왔다. 한국 이커머스에 관심이 많은 알리바바그룹도 투자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자본으로의 이탈에 부정적 여론이 존재하는 만큼,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콜옵션 행사 가능성 무게, 드래그얼롱 케이스 극히 드물어

결국 당장 새 투자자를 찾는 게 어려워진 만큼 11번가와 SK스퀘어의 루트가 콜옵션과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으로 좁혀진 상황으로 해석된다. 2018년 SK스퀘어가 5000억원을 유치하면서 기한 내 11번가가 IPO를 하지 못할 경우 FI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 조항을 달았다. 이와 함께 FI는 자신들의 보유 지분과 SK스퀘어의 11번가 지분까지 동시에 제3자에 매각하는 드래그얼롱 옵션을 확보했다. 콜옵션 행사 기한은 내달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FI가 드래그얼롱을 시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FI가 드래그얼롱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도 드물다. 리걸 이슈 등에 휘말릴 수 있고 사실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일례로 CJ CGV는 2019년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PE 등으로부터 종속회사 CGI홀딩스의 33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CGI홀딩스는 CJ CGV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통합법인이다. 당시 CGV는 CGI홀딩스가 올해 상반기까지 IPO를 단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투자를 받으면서 드래그얼롱 조항을 달았다. 다만 IPO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음에도 MBK 등 FI는 드래그얼롱을 행사하지 않았고, IPO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다.


◇SK스퀘어 현금성자산 5700억원 육박, 11번가는 추후 배당 확대로 보전할 듯

투자금 상환의 주체는 SK스퀘어다. 현재 11번가 지분은 SK스퀘어 80.26%, 나일홀딩스 18.18%, 자사주 1.55%다. SK스퀘어의 올해 3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694억원으로 상반기 말(1132억원) 대비 5배 이상 크게 늘었다. SK쉴더스 매각으로 지분매각대금 4100억원 가량 현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후 2년 내 잔여 대금 4500억원이 추가로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정리하면 콜옵션 행사 여력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행사할 시 11번가는 향후 배당 등을 확대해 SK스퀘어의 투자금 상환액을 일부 보전할 것으로 해석된다. 11번가는 2018년 175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50억원, 2020년 250억원, 2021년 50억원, 지난해에도 50억원을 배당했다. 2020년부터 연달아 적자를 냈음에도 꾸준히 배당을 단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1번가가 직매입 확대로 과거대비 적자 규모가 상당해진 만큼, SK스퀘어가 콜옵션 부담을 모두 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1번가 매출액은 7890억원, 영업손실 1514억원이다. 같은 기간 적자 등 여파로 이익잉여금 규모는 전년(2021년) 1075억원에서 70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019억원, 영업손실은 910억원, 순손실은 8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27% 증가했지만 순손실도 96억원이나 늘었다. 적자 누적 시 잉여금을 까먹고 결손금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11번가의 배당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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