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년차 구광모 LG 회장, 부회장단 세대교체 마무리하나 '마지막' 권영수 부회장 용퇴, 젊은 인재 등용 늘어날 전망
김위수 기자공개 2023-11-22 10:49:3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LG그룹에 입사한 것은 1979년이다. 45년간 그룹에 재직해 오며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들을 오가며 권 부회장이 올린 성과가 적지 않다. 말 그대로 LG그룹의 살아있는 역사로 45년간 그룹의 성장에 기여해 온 일등공신이다.권 부회장이 용퇴할 경우 구광모 회장이 첫 취임했을 당시의 LG그룹 부회장단은 전원 자리에서 물러난다. LG그룹의 세대교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재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 취임 5년, 부회장단 전원 교체
구 회장(사진)은 2018년 6월 LG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한 조직의 수장이 바뀌면 그 아래에 있는 주요 책임자들이 즉시 교체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곤 한다.
구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2018년 연말 실시된 임원인사에서 부회장단 6인 중 5인이 유임했다.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장 직책을 유지했다. 구 회장이 갑작스레 경영전면에 나선 만큼 기반을 다질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5월 고 구본무 선대회장이 별세했을 당시 구 회장의 직위는 상무였다. 당시 구 회장의 나이는 만 40세. 경력을 보나 나이를 보나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큰 그룹을 이끄는 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세대교체를 서두르지는 않았지만 손을 놓고 있지도 않았다. 5년여에 걸쳐 긴 호흡에서 부회장단의 교체가 이뤄졌다. 구 회장이 부임한 이듬해인 2019년 9월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한상범 전 부회장이 실적악화로 사임했다. 같은해 실시된 연말 임원인사에서는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이 퇴임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20년에는 LG화학 이사회 의장인 박 전 부회장과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인 하현회 전 부회장이, 지난해에는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구 회장 취임 당시 부회장단 중 그룹에 남아있는 인물은 권영수 부회장뿐이다. 이런 가운데 권 부회장의 용퇴가 결정되며 부회장단 세대교체가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권 부회장의 용퇴가 현실화될 경우 LG그룹 부회장단은 2명이 남는다. 구 회장이 영입한 1호 인재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구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부회장단의 숫자가 최근 몇년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올해 LG그룹 임원인사에서 새롭게 부회장으로 승진할 인물이 있을지 주목된다.
◇외부영입+신규 임원 등용 확대, 세대교체 '의지'
기존 부회장들이 LG그룹을 떠나는 동안 외부 영입 인재들이 그룹을 채웠다. 이전까지 LG그룹은 외부인재 영입에 보수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LG그룹으로 입사해 그룹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 최상위 경영진에 포진하는 '순혈주의' 기조가 강력하게 작용했다.
구 회장 체제 이후 실시된 첫 LG그룹 인사에서 부회장급 임원의 영입이 이뤄졌다. 이전까지 미국 3M 수석부회장을 맡았던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하며 관심을 이끌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 출신 홍범식 ㈜LG 사장도 당시 LG그룹 임원이 됐다. 이들을 시작으로 구 회장 취임 이후 LG그룹에 영입된 임원급 인사는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젊은 임원들을 발탁하겠다는 의중도 분명히 했다. 일례로 구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봉석 부회장은 당시 주요 계열사 CEO 중 가장 젊은 축이었다. 실제 임원들의 평균 나이도 어려지는 추세다. 지난해 LG그룹 인사에서는 114명의 신임 상무가 발탁됐는데, 이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했다. 최고경영자(CEO)풀의 나이를 낮추며 고위 임원급에서 세대교체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2024 이사회 평가]풍산, 평가개선 미흡 불구 승계플랜·견제기능 '고평가'
- [2024 이사회 평가]주력사업 부진한 HS효성첨단소재, 독립성·다양성 개선 시급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고득점 에스엘, 대표이사 의장 겸직 '옥에티'
- [2024 이사회 평가]효성티앤씨, 영업이익 개선에도 아쉬운 '경영성과'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효성티앤씨, 영업이익 개선에도 아쉬운 '경영성과'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2% 안 될 수도…불황 장기화 대비"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입장료 지불한 한화솔루션, 위기와 기회 사이
- [LG그룹 인사 풍향계]트럼프 정책 직접 영향권, 대관 역량 강화할까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OCI그룹, 미국 태양광 시장 성장 가능성에 베팅
- [2024 이사회 평가]KCC, 참여도 제외한 평가항목 '아쉬운 평점'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미흡한 한솔케미칼, 평가시스템도 '부재'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목표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 태양광 미래는
- 송명준 사장, HD현대오일뱅크 재무건전성 확보 '과제'
- [SK 이사회 2.0 진화]힘 세지는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정교화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