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영업이익 가이던스 하향 조정 까닭은 원가부담 '가중' 등 영업환경 악화 속 가격은 '유지', 수익보다 소비자 친화책
김혜중 기자공개 2023-11-24 12:41:41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영업이익 가이던스(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원재료가격이 상승했지만 출고가를 인상하지 않아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보다는 시장 침투력을 높여 매출을 확보하는데 더 집중한 양상이다.롯데칠성음료는 2023년 3분기 IR자료에서 실적 가이던스로 별도기준 영업이익률 7.7% 달성과 2022년 대비 누적 영업이익 1~5% 증가를 제시했다. 올 1분기와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 8.7%, 영업이익 18~23% 증가를 전망치로 설정했지만 3분기에 이를 하향 조정했다.
금액 규모로 보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2444억원에서 208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가이던스 하향 조정의 이유에 대해 연초 예상보다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2023년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1358억원, 18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을 제외하고 영업이익 규모만으로 봤을 때 연초 계획했던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4분기에만 615억원의 수익을 발생시켜야 한다.
올해 4분기에만 615억원의 영업이익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를 이뤄내야만 한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8%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본래 계획했던 가이던스를 4분기 실적만으로 달성해내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롯데칠성음료가 현실적으로 도달 가능한 실적 전망치로 하향 조정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 1829억원을 기록했고 하향 조정된 가이던스를 적용하면 4분기에 260억원의 수익만 발생시키면 된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롯데칠성음료의 주요 사업은 탄산음료나 주스 등으로 구성된 음료 부문과 소주나 맥주 등의 주류 부문으로 나뉜다. 음료의 주요 원재료는 당분류 및 첨가물, 농축액 등이 있다. 주류 제조에 있어서는 주정이 핵심 원재료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당분류와 첨가물의 1kg당 가격은 1161원으로 18% 상승했다. 오렌지 등의 주요 원과의 작황 부진으로 농축액 가격도 68% 오르면서 7154원을 기록했다. 당·첨가물과 농축액은 음료 부문에서 각각 20.3%, 6.5%의 매입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음료를 담아내는 용기 가격은 104.2원으로 2% 가량 하락하기는 했지만 전체 원가부담을 낮추지는 못했다. 용기가 음료부문 원자재 매입액 중 가장 큰 비중(37.2%)을 차지하고 있지만 당·첨가물과 농축액 등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규모가 더욱 컸기 때문이다.
주류부문에서도 음료부문과 유사한 현상이 일어났다. 핵심 원재료 주정의 가격이 1796원으로 7.5% 올랐고 주류 용기의 원자재값은 144.4원으로 4.3% 하락했다. 각각 주류 부문에서 차지하는 원재료 매입 비율은 32.5%와 28.2%이다. 결과적으로 주류 부문 원재료 가격 부담도 높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는 제품 가격을 경쟁사와 달리 인상하지 않으면서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초기 세웠던 가이던스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도출되는 배경이다. 다만 하향 조정된 가이던스는 충분히 달성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출고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2조 3063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한 매출 증가가 더해지면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수치로 가이던스를 조정하게 된 것"이라며 "조정된 가이던스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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