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두나무 3년 더 동행, 격변에서 안정으로 이사회서 연임 승인, 주총서 최종 확정 시 9년간 두나무 대표 맡는 '장수 경영인'
노윤주 기자공개 2023-11-24 10:01:3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가 이석우 대표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최근 이사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의결, 내달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2017년 말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없던 시절부터 두나무를 이끌어 회사를 대기업으로 키우는 데 일조했다.두나무의 성장이 순탄치는 않았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무죄확정이 났지만 약 5년간 자전거래 의혹이 총수를 괴롭혔다. 2020년까지는 은행과의 계약 문제로 신규 원화고객을 받을 수 없었다. 지난해에는 루나-테라, 올해는 정치인 코인투자 사건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위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업비트는 업계 점유율 1위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내고 있다. 업비트 서비스 출시 3개월만에 두나무에 합류한 이석우 대표는 위기가 있을 땐 전면에 나서 회사를 적극 대변했다. 송치형 회장, 김형년 부회장 등 창업자들과 뜻을 모아 ESG 경영에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석우 대표와 두나무의 향후 3년 동행 약속은 격변에서 살아남은 회사가 안정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일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 합류하며 가상자산 시장 '도전'
두나무는 내달 5일 열릴 임시주총 안건으로 이석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건, 준비금 감소 승인 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2017년 12월 취임했다. 3년 임기에 따라 2020년 한 차례 연임했고, 오는 12월 28일 만료된다. 두나무 측은 "이사회 결정은 있었지만 오는 주총에서 최종 결정된다"고 말을 아꼈다.
1966년생인 이석우 대표는 1992년 언론사에서 기자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언론인 생활은 길지 않았다. 그는 미국 로스쿨 유학을 선택했고 세법 전문 변호사가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IT 업계에 종사하기 시작한 건 1999년이다. 한국 IBM 고문변호사로 영입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를 대표하는 IT 플랫폼 기업 성장에 기여했다. 2004년에는 NHN으로 적을 옮겨 법무담당 이사직을, 2009년에는 NHN 미국법인 대표를 맡았다. 그 시기 인연을 맺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권유로 카카오에 합류, 카카오 공동대표와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등을 거쳤다. 이후 커리어를 시작했던 중앙일보로 돌아가 중앙일보 조인스 공동대표를 맡았고 2017년 말 두나무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두나무에 합류하며 페이스북에 "(당시) 송치형 대표, 김형년 CSO 등의 합류제의를 받고 다시금 가슴 뛰는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의 합류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무법지대로 불리던 가상자산 시장이었기에 이석우 대표가 합류하더라도 두나무만의 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은 절대다수에게 생소한 개념이었고 이 대표에게도 새로 공부해야 하는 영역임은 마찬가지였다. 부정적인 시각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 대표는 "사회적 부작용은 최소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이 신산업의 세계적 중심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었다.
◇결과로 지워낸 우려…사회공헌 확대하며 부정적 인식 바꿔놔
이석우 대표는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투자자들에게 '업비트는 안전하고 빠르다'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모바일 전문가인 그는 모바일 앱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의 첫 서비스였던 증권플러스의 경험이 합쳐져 업비트는 동종 업계에서 가장 편한 모바일 UI·UX를 만들어냈다.
위기 대처 능력도 뛰어났다. 2019년 업비트는 당시 시세로 580억원에 달하는 이더리움이 도난당하는 사고를 겪었다. 업비트는 확인 즉시 공지사항을 통해 비정상적인 접근이 있었음을 고객에게 숨기지 않고 알렸다. 이후 도난 금액은 선제적으로 회사 자산으로 매꾸겠다고 밝혔다. 빠른 대처와 보상방안 공유로 점유율 하락도 막아냈다. 그 이후 업비트에 대한 해킹 시도가 계속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피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는 루나, 올해는 정치인 코인투자 논란으로 이석우 대표는 몇차례 국회에 섰다. 두나무는 루나 유의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 전까지 얻은 수수료 수익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거래소 중 루나 수익금에 대한 사용 방향을 밝힌 최초 사례였다.
이석우 대표 체제에서 두나무는 '번만큼 돌려준다'는 기조를 가지고 가상자산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ESG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2018년 이후 ESG에 투입한 금액은 1789억원이다. ESG위원회가 공식출범한 2022년에는 2024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루나 수익금도 결과적으로 두나무가 ESG 프로젝트를 하나 더 추가하는 계기가 됐다. 절반 가량은 청년 신용회복을 위한 ESG 프로젝트인 '넥스트 드림'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채무 조정을 겪고 있는 청년, 저소득 청년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 것. 자립이 가능하도록 재무 컨설팅을 해주고 생활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게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이다.
이석우 대표의 재임 6년동안 초기 있었던 우려는 씻겨나갔다. 업계에서는 송치형 회장이 적기에 경영을 전문가인 이 대표에게 맡긴 게 '신의 한수'였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영과 대외 업무는 이석우 대표가, 송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두나무 신사업 발굴, ESG 경영 확대 등에 힘쓰고 있다. 하이브와 합작해 설립한 '레벨스'의 사업 전반을 송 회장이 미국에 상주하며 직접 진두지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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