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관전포인트]SK그룹 내달 초 정기인사, '안정 속 변화'에 주목작년 모두 유임한 부회장단, 거취 변화 가능성에 무게
정명섭 기자공개 2023-11-27 14:42:1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인사 시즌의 막이 올랐다. 4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임원인사를 시작했고 다음달 초 삼성과 SK그룹이 정기인사에 나선다.SK그룹은 예년대로 12월 첫째 주에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목할 포인트는 7년간 유지된 부회장단의 변화 여부다. 지난해 부회장 5인이 전원 유임했으나 올해는 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근래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 이후인 12월 초 정기인사
SK그룹은 12월 첫째 주에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7일쯤이 유력한 시기로 거론된다. SK그룹은 매년 12월 첫째주 혹은 둘째주에 정기인사를 발표해왔다. 당초 올해는 11월 마지막주로 앞당길 계획이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년도 사업 계획 등을 더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29일(한국시간 기준)에 있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엑스포 개최지 투표 등 일정을 고려해 본래 시기에 맞춰 인사를 단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기인사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은 아직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관심사는 부회장단의 거취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서진우 SK그룹 중국사업담당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주) 부회장 등 5인은 작년 인사에서 모두 자리를 지켰다. 당시 SK그룹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존 리더십을 이어가는 안정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안정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데 방점이 찍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월 SK그룹 CEO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서든 데스(돌연사)'를 언급한 게 하나의 시그널로 지목된다.
최 회장이 서든 데스를 언급한 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 이후 7년 만이다. 최 회장은 당시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그룹이 직면한 경영환경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회장단 일부 변동 가능성도
이는 부회장단이 작년처럼 전원이 자리를 지키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먼저 대표이사가 아닌 부회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유 부회장과 서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유 부회장은 작년 말 인사에서 SK E&S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북미 대외협력 총괄 역할을 맡았다. 회사의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맡고 있는 현지 법인 패스키의 대표이사도 겸직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중 패스키 대표이사직까지 내려놓아 운신의 폭이 확 줄었다. 일련의 과정은 그의 용퇴 가능성을 키웠다.
서 부회장은 정기인사 시즌이 아닌 2021년 9월이라는 이례적인 시기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SK그룹은 중국사업 총괄 직책인 '중국사업담당'을 주목받았다. 이전에는 해외 계열사인 SK차이나가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지주사 역할을 맡았다.
최 회장은 그동안 중국 공산당 유력 인사들을 직접 만나 관계를 구축해왔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을 왕래할 수 없게 되자 서 부회장을 승진시켜 본인을 대신해 네트워킹을 유지하도록 했다. 서 부회장은 다른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중국 업무를 대행하는 역할도 맡았다. 그러나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현재 기업인 누구나 현지에 방문할 수 있게 되면서 서 부회장의 역할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번 SK그룹 CEO세미나에서 그룹의 글로벌 통합조직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점도 두 부회장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나경수·박상규 사장 등 차기 부회장 하마평
부회장단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 향후 승진 가능성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등이다. 두 인물 모두 최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들이 부회장급에 걸맞는 무게감과 연륜을 갖췄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현 부회장단은 약 9~10년을 사장으로 재직한 인물들이다. CEO로 최소 3연임을 했다는 얘기다. 나 사장은 2018년 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박 사장은 2016년 말 인사에서 승진해 이보다는 CEO 재직기간이 짧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부회장 승진 히스토리를 감안하면 현 부회장단을 대체할만한 인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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