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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로톡발 훈풍, 리걸테크 개화]김용범 리걸케어 대표 "법률 SaaS 한류 꿈꿔, 일본 공략"②글로벌 B2B 진출 목표 "기업법무 자동화 솔루션 경쟁력 자신"

이영아 기자공개 2023-11-28 08:32:55

[편집자주]

리걸테크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법무부가 법률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처분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다. VC 업계에선 리걸테크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환경이 조성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벨은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간거래(B2B)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다. 법률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기술을 수출하는 기업이 여럿 등장해야 한다. 리걸케어는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꿈꾼다."

김용범 리걸케어 대표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걸케어는 일찌감치 법률 SaaS 분야에 주목해 사업화에 나섰다. △법률 문제 진단 △법률 문서 작성 △법률 문서 제출 △소송 관리까지 전 과정을 SaaS로 구현했다. 개인고객(B2C)과 기업고객(B2B) 모두 공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글로벌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리걸케어는 '중소기업을 위한 기업법무 자동화 솔루션' 지향한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회사나 스타트업이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손쉽게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관 자동분석 서비스도 구현했다. 고객과 변호사는 웹을 통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법률 서비스 '미충족 수요' 해결을 위해 창업

리걸케어는 법무법인 오킴스의 김용범 대표 변호사가 창업했다. 김 대표는 '치과의사이자 변호사'인 이색 이력의 보유자다. 2006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국가 보건의료정책을 두루 살폈다. 이는 법률 분야에 대한 관심과 고려대학교 로스쿨 진학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로스쿨 졸업 후 동아쏘시오홀딩스 법무실에서 일하며 헬스케어 산업을 두루 살피는 경험을 했다"면서 "이후 여러 기업 법무실에서 경력을 쌓다 법무법인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와 법률 시장을 모두 경험해 보니, 문득 법률 서비스 산업은 왜 헬스케어 산업만큼 성장하지 못할까 문제의식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엄태섭 부대표, 김용범 대표, 류민 이사(COO)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 성장해 5년 뒤 약 4400조원 규모로 형성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법률 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평균 4.52% 성장해 약 123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리걸테크 영역으로 한정하면 규모는 더욱 작아진다. 글로벌 리걸테크 시장은 2032년까지 88조원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 대표는 "법률 서비스의 미충족 수요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법률 소비자가 직면한 문제를 정의하지 못해서 수요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급자인 변호사조차 미충족 수요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전혀 인식하지 않아 시장이 커지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법률 서비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야만 전체 시장이 성숙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2020년 말, 법인설립부터 진행하며 창업의 꿈을 조금씩 키웠다"면서 "2022년 6월 창업팀을 본격 구성하고 서비스 개발에 돌입하며 리걸테크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언급했다.

◇생성형 AI 활용, 업무 시간 90% 단축 목표

리걸케어는 베테랑 변호사가 주축이 돼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엄태섭 변호사가 코파운더로 합류하며 속도가 붙었다. 그는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집단소송 전문변호사로 활약해 왔다. 이후 NLP 전문 기업 출신의 기획자, 포티투마루 출신 개발자 등 베테랑 엔지니어도 영입하며 개발력을 보강했다.

서비스 방향은 '중소기업을 위한 기업법무 자동화 솔루션'으로 모아졌다. 약 10개월간 연구 개발한 끝에 법률 소송 및 행정 관리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리걸케어가 탄생했다. 쉽게말해 법률업무 아웃소싱을 효율화한 것이다. 리걸케어의 '법률문제진단'과 '문서자동작성' 기능은 반복적인 상담과 문서작성 업무로 힘들어하는 변호사의 업무 부담을 줄여준다.

상담, 검색 등 일부 기능에 국한하지 않고 법무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아낸 것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기업 기초문서, 계약서, 소송서류 등을 한 곳에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서 "또 로키트(법률 이슈 단위) 선택부터 문제의 진단, 문서 작성, 제출 등 해당 쟁점의 해결을 위한 전체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리걸케어의 실제 고객 사례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업무 시간의 50% 이상 단축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리걸케어는 업무 단축 효율성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주목한 것이 바로 생성형 AI다. 리걸케어는 메타의 대규모 오픈소스 언어모델 라마(LLaMA)를 활용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sLLM)을 개발 중이다.

현재 리걸케어 서비스 곳곳에는 생성형 AI가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질의를 입력할 때 관련 판례와 법령 및 유사 상담 사례를 요약해서 담당 변호사에게 제공하는 것 등 사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 대표는 "리걸케어는 판례 검색, 단순 질의 답변을 넘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생성형 AI 활용 역시 단순 기술적 고도화보다는 시장과 이용자의 니즈를 고려한 최적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고객 페인 포인트 집중, 글로벌 진출도 시동

리걸케어는 최근 AI셀, 리걸케어셀, 리걸독스셀 등으로 나눠 조직을 정비했다. AI셀은 정관 자동 작성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활용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리걸케어셀은 지금껏 개발한 기업법무 자동화 솔루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리걸독스셀은 법률문서에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구상하기 위해 조직됐다.

특히 회사 측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정관 자동 작성 서비스 상용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업 기초문서이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정관을 클릭 몇 번 만으로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법리에 맞춰 자동으로 정관을 작성해 줄 뿐만 아니라 이미 완성된 정관의 검토 및 수정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또 문서 작성에 그치지 않고 이를 쉽게 보관 및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리걸독스)도 기획 중이다. 김 대표는 "연말까지 기술검증(PoC)에 착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법률 소비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면 리걸테크 시장도 헬스케어 못지않게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이를 위해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가 이용할 수밖에 없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리걸케어의 목표는 B2B SaaS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 기업이 되서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하고 싶다"면서 "한국과 법률시장이 유사한 일본은 미리 기회를 보고 있으며, 2년 이내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론 리걸테크 시장의 판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법률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보고,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법률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을 만들고, 우리의 기술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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