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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제약, 핵심 파이프라인 지키기 위한 '급전 50억' 2020년 이후 3년 만 차입… 로수듀오 판권 확보 전후 녹록지 않았던 유동성

최은수 기자공개 2023-11-29 13:05:4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08: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제약이 핵심 자산이자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듀오 권리 전체 인수 전후로 50억원의 단기차입에 나섰다. 스몰캡 제약사인 점을 고려하면 적잖은 규모로 2020년 HLB그룹 합류 직전 단행한 지 약 3년이다.

HLB제약은 HLB그룹에 편입된 이후 R&D보다 그룹 핵심 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의 국내 생산기지 역할 수행에 주력하고 있다. 인수 후 잠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가 다시 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배경이다. 이 와중 스몰캡 제약사를 지탱할 핵심 판권 이탈 리스크를 없애기에는 자체 유동성이 충분치 않았던 게 원인으로 꼽힌다.

◇핵심 파이프라인 권리 완전 확보 앞두고 50억 차입

HLB는 최근 50억원의 단기차입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대규모 차입은 2020년 8월 기존 메디포럼에서 HLB그룹으로 손바뀜이 일어나기 전에 약 30억원이 끝이었다. 특히 이 차입 직후 로수듀오 전체 권리 인수 소식을 알린 점이 눈길을 끈다.


로수듀오는 HLB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 개량신약으로 국내 의약품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고지혈증을 타깃한다. 고지혈증 국내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로수듀오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처방시장의 약 30%를 차지한다.

로수듀오 단일 제품의 올해 11월 누적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었다. 앞서 브랜드를 론칭한 '콴첼'과 함께 HLB제약의 외형을 지지하는 대표 의약품인 셈이다. HLB제약은 2022년 1000억원의 매출을 넘긴 소형 제약사다. 전체 매출에서 로수듀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두자릿수에 달한다.

즉 중요한 전략적 판단이자 분기점인 로수듀오 판권 인수 전 약 50억원의 단기차입을 단행한 셈이다. HLB제약 측은 로수듀오 판권 인수에 들인 금액을 알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HLB제약의 올해 3분기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이 100억원을 밑돌았고, 차입 총액을 고려하면 적잖은 현금 유출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R&D 성과는 아직… '성장' 함의한 외연 유지 위한 전략적 행보

HLB제약은 2020년 HLB그룹의 제약자회사로 편입됐다. M&A 과정에서 HLB제약의 전신인 메디포럼제약 시절부터 잡음이 빚어졌던 경영권 논란도 불식했다. 당시 회사 주요 경영진은 기존 최대주주인 메디포럼 측과 선을 긋고 독자 경영노선에 돌입했던 상황이었다.

HLB제약은 앞서 의약품 판매와 함께 신약개발, 컨슈머헬스케어 등의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특히 2020년 HLB그룹에 편입되며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올해 4월엔 관절 전문 브랜드 '콴첼'을 론칭하면서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HLB제약의 전신인 메디포럼제약은 2019년 변호사 출신인 박재형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됐다. 스몰캡이지만 내실은 있는 제약사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다만 핵심 파이프라인인 SMEB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 척수소뇌변성증 치료제 등의 성과는 HLB그룹 인수 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앞서 파이프라인의 성과 도출이 늦어지며 생긴 공백을 로수듀오 등을 비롯한 도입 자산으로 메워 왔다. 이에 따라 재계약 불발이나 로열티 등의 이견으로 앞선 자산의 이탈을 막는 것이 회사의 화두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리스크가 부족한 현금 상환 속에서 차입을 단행하는 것보다 크다는 내부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HLB제약 측은 "이번 차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기존대출 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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