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QD·IT OLED 승진자 '눈길' 관련 임원 3명 부사장 올라, 사상 첫 펠로우 등장…사업 다각화 속도
김도현 기자공개 2023-11-30 12:48:3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전방산업 불황 속에서도 호성적을 거두면서 최주선 사장은 자리를 지켰고 작년보다 부사장 승진자가 늘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정보기술(IT) OLED 관련 승진자가 4명 배출된 점이다.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 OLED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이에 스마트폰 산업 분위기에 따라 실적 등락 폭이 컸다. 회사는 대형에서는 QD, 중소형에서는 IT 기기와 자동차를 통해 매출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인사의 배경이다.
◇중대형 OLED 공들이는 최주선 사장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0명이 새롭게 부사장으로 올랐다. 지난해(8명) 대비 2명 많아진 수치다. 앞서 언급한 QD-OLED와 IT OLED 분야에서는 ▲이건형 부사장(글로벌 Infra총괄 Facility팀장) ▲허철 부사장(기획팀 사업기획그룹장)▲정성욱 부사장(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Module기술팀장) 등이 대상이다.
이들의 승진 요인은 회사의 사업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IT OLED 부문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리원장을 6세대에서 8.6세대로 확장하는 것이 골자다.
OLED는 유리 또는 플라스틱을 바탕으로 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1.5미터(m) x 1.85m 크기의 원장을 통해 스마트폰 등에 투입되는 중소형 OLED를 생산했다.
최근 들어 OLED 응용처가 태블릿, 자동차 등으로 확산하면서 기존보다 더 큰 사이즈 패널이 필요해졌고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선제적으로 8세대급 OLED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가령 6세대에서는 14인치 OLED 32장을 제작할 수 있는데, 8.6세대에서는 88장을 찍어낼 수 있어 전환 시 생산성이 향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IT OLED 시장은 2022년 950만대에서 2027년 4880만대로 커질 전망이다.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패드에 OLED를 도입하고, 유수의 완성차업체가 OLED 적용을 본격화한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이 부사장과 허 부사장은 공로를 인정받았고, 추후 조단위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사장은 8.6세대 IT 라인 건설비 절감을 위한 현장 혁신활동을 주도한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폐수 재이용률 상향, 에너지 저감 기술 개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기여했다는 후문이다.
허 부사장은 8.6세대 IT 사업 투자를 주도해 OLED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한 인물이다. 또한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안정적인 철수 및 QD-OLED 신규 사업 전략 수립에도 공헌했다.
IT OLED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를 단행한 건 QD-OLED다. 수익성이 악화한 LCD를 정리하고 대안으로 등장한 제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 QD-OLED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직접 공개한 바 있다.
내년에도 회사를 이끌게 된 최 사장은 지난 2020년 삼성전자에서 삼성디스플레이로 옮길 당시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을 맡았다. QD-OLED 초기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주도하면서 사장까지 오른 것이다. 사장으로 활동하면서도 QD-OLED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QD-OLED는 첫 양산까지 약 2년이 소요됐다. 초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기대에 못 미쳤으나 올해 초 90%까지 끌어올리면서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 삼성전자가 QD-OLED를 활용해 모니터와 TV를 출시한 데 이어 일본 소니와 샤프가 연이어 전용 TV를 내놓으면서 고객사도 늘려가는 추세다.
정 부사장의 경우 QD-OLED 프린팅 공정 셋업 및 설비 혁신으로 적기 양산에 이바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듈 설비 효율 개선을 주도해 생산성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도 했다.
◇QD-OLED에서 나온 펠로우…대형 사업, LGD와 구도 관건
삼성그룹은 회사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R&D) 부문 최고 전문가를 펠로우, 마스터 등으로 선임해 대우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마스터급만 있었는데 이번 인사에서 처음으로 펠로우를 발탁하게 됐다.
주인공은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공정개발팀의 오근찬 펠로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 펠로우에 대해 "QD 광학재료 개선 및 초정밀 잉크젯프린팅 공정 특성을 확보하고 OLED 기술과 융합해 세계 최초로 QD-OLED 제품 상용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QD-OLED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와 달리 청색 유기물을 발광원으로 사용한다. 색변환층에는 잉크를 원하는 위치에 분사하는 잉크젯프린팅 공정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같은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오 펠로우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지난 2015년 재료연구팀 마스터, 2018년 QD 컬러필터 마스터 등을 거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관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OLED TV를 출시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에도 TV용 OLED 패널을 조달하고 있다.
당장 QD-OLED 생산량이 많지 않아, 내년 LG디스플레이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추가 투자 시점을 결정하는데 주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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