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팸텍, 공동창업주 물량 대기…"오버행 위험 낮아"②박태오씨 11%대 지분 보유, 김재웅 대표와 주식처분계약 '안정장치'
김소라 기자공개 2023-12-11 07:39:22
[편집자주]
올해도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상장 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패턴이 반복되며 상장 자격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데뷔한 기업들의 주가 현황과 실적, 재무 구조를 살펴보며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상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메라모듈 검사 장비 업체 '팸텍'이 오버행(잠재적매도물량) 이슈에 직면했다. 2대주주로 있는 개인투자자 물량에 대한 락업(보호예수)이 최근 해제되며 대규모 물량 출회 위험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대주주 지분이 이사회 특별결의 통과 수준을 지키는 상황에서 락업 해제 물량 출회에 따른 부담이 제기된다.팸텍은 이같은 오버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히려 대규모 물량이 시중에 한꺼번에 풀릴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2대주주 물량은 우호지분에 가깝고,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판을 설정해 뒀다는 입장이다. 즉 오버행 리스크에 있는 그대로 노출된 것이 아니란 설명이다.
팸텍 관계자는 6일 "현재 유의미한 물량을 보유한 개인주주는 창립 멤버로 의결권도 김재웅 대표에게 위임하고 있는 상태다"며 "지분 처분엔 별도 제약이 없으나 처분 방법, 절차 등과 관련한 여러 사전적 조건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불시에 시중에 물량이 대거 출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 외 가장 많은 물량을 들고 있는 일반 주주는 박태오씨다. 박씨는 이달 기준 11.14%(320만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 김재웅 대표 보유분(640만주)의 정확히 50%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5% 이상 주식을 갖고 있다. 코스닥 상장일로부터 반년이 경과한 지난달 23일 락업 조건이 풀렸다. 박씨는 합병 상장 전 자발적으로 보유분에 대한 6개월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공동 창업주간 신의가 배경으로 꼽힌다. 박씨는 김재웅 대표, 박정인 부사장과 함께 지난 2005년 팸텍을 공동 설립했다. 이후 지난해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씨가 사임하기까지 장시간 3인 이사회 체제를 유지해왔다. 모두 1975년생 동갑내기로 의기투합해 법인을 꾸려온 그림이다. 박씨의 주요 경력 사항은 세부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지만 김 대표와 박 부사장은 창업 전 '현대전자산업'과 '아주시스템'에 같은 시기 몸 담았다.
박씨 보유분에 대한 계약 사항은 스팩 합병 투자설명서 등에 표면적으로 기재되어 있진 않다. 다만 팸텍에 따르면 김 대표와 박씨는 상호간 주식 처분과 관련한 개별 계약을 맺고 있다. 보유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제3자를 대상으로 매각하거나 최대주주 측에 넘기는 등의 세부 조건이 설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방식의 지분 처분을 위해 사전에 김 대표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는 내용도 계약 상 포함됐다. 박씨는 주식 의결권도 김 대표 측에 넘겨 힘을 싣어준 상태다.
이를 제외한 주요 투자자는 부재하다. 개별 보유분이 많지 않고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다 보니 실제적으로 지배지분에 위협이 될 만한 주주는 없는 상황이다. 몇몇 재무적투자자(FI)들이 포진해 있긴 하지만 합병 후 기준 각각 5% 미만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적극적으로 엑시트(자금회수)를 시도해 이달 기준 보유분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SBI크로스보더어드밴티지펀드', '현대기술투자' 등이 팸텍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팸텍 관계자는 "최근 6개월 락업 기간 해제 후 FI 쪽 물량이 대거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주선인인 '하나증권' 창구 물량이 다량 나온 것으로 볼 때 이들이 투자차익 회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 같고 SBI는 1개월 락업 기간이었던 만큼 이미 자체적으로 여러 전략을 짜서 엑시트를 진행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 창업주 박태오씨는 현재 공식적으로 퇴사한 상태다. 그는 팸텍과 성격이 유사한 개인 법인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서 팸텍의 스팩 합병 상장을 심사할 당시 이를 문제삼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의 사임 등이 강제사항은 아니었으나 원활히 합병 승인 절차를 밟기 위해 박씨가 퇴진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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