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하나금융]은행 이승열·증권 강성묵, 차기 리더로 체급 격상재무통 은행장 영업력 약화 우려 일축…증권 적자지만 하나운용 자회사 편입 완수
최필우 기자공개 2023-12-08 07:25:3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와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그룹 안팎의 주목을 받은 인물들이다. 함영주 회장 주도로 이뤄진 첫 인사에서 함께 그룹을 경영할 키맨으로 낙점됐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충청영업그룹장 시절 강 부회장과, 하나은행장 시절 이 행장과 호흡 맞췄다.올해 각각 은행과 증권 CEO로 첫 임기를 소화한 두 인물은 함영주호 키맨에서 차기 리더 후보군으로 체급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통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이 행장은 영업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강 부회장은 업계 불황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하나자산운용 자회사 편입이라는 숙원을 이뤘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시중은행 1위 정조준
이 행장은 함 회장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참모로 역할을 해왔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그는 행원 시절부터 재무라인에서 주로 근무했다. 통합 하나은행이 출범한 뒤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함 회장을 보좌했다. 영업에 특화돼 있는 함 회장에게 이 행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였다. 외환은행 출신으로 통합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도 함 회장이 이 행장을 중용한 요인이다.
이 행장은 올초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부담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다. 함 회장이나 전임 행장이었던 박성호 지주 부회장과 달리 영업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시중은행 순이익 1위에 오르며 역대급 성적을 낸 것도 이 행장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 행장은 보란듯이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올 한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기업 대표들을 만나로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 행장의 외부 일정이 많은 탓에 임원들의 대면 보고가 늦춰지는 경우도 빈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무로 표상되는 업무 스펙트럼을 행장이 된 이후 영업으로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 원화대출금은 지난 3분기 288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74조원과 비교해 14조원(5.1%)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이 145조원에서 161조원으로 16조원(11%) 늘어나며 가계대출 감소를 상쇄했다.
타행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실적을 냈다. 하나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7664억원을 기록했다. 2조5991억원에 그친 신한은행을 멀지감치 따돌렸고 2조8554억원을 낸 KB국민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4분기 성과에 따라 시중은행 순이익 1위 자리를 사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재무적 성과 두드러진 증권
강 부회장은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올 한해 고전한 것으로 비춰진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그룹 주요 관계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43억원이다.
다만 올해 강 부회장에게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나증권은 금리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서 그간 확장해 온 국내외 대체투자에 제동을 건 상태다. 투자금 회수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함 회장이 강 부회장에게 맡긴 임무는 하나증권의 체질 개선이다. 하나증권은 대체투자 중심의 IB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 왔다. 하지만 대체투자 특성상 업황에 따른 기복이 커 하나증권에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함 회장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리테일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지난 10월 완료된 하나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은 리테일 강화의 시발점이다. 하나증권은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합작사 형태혔던 옛 하나UBS자산운용 지분을 100% 확보하면서 하나자산운용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하나증권은 하나자산운용과 금융상품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등 전통 IB 영역에서도 유의미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출신인 정영균 부사장을 영입해 IB그룹장을 맡겼다. 전통 IB 분야에서 성장을 이뤄 부동산과 해외 대체투자 의존도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강 부회장의 하나증권 대표 임기는 내년까지다. 내년엔 초대형 IB 인가에 도전한다. 인가를 받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도 마친 상태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고 발행어음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강 부회장은 비재무적 측면에서 과업을 완수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HBM 없이도 잘 나간다' 삼성전자, 10조대 영업익 복귀
- 모회사 믿을 구석 없다…신세계푸드, 자력 조달 확대
- 교보증권, 'K-택소노미' ESG 투자원칙에 반영
- 공모채 추진 SK에코플랜트, 김형근 대표 첫 시험대
- [IB 풍향계]'부정적' 단 롯데케미칼, 신종자본증권 카드 꺼낼까
- 'iM증권' 변신 앞둔 하이증권, 새 키맨 뜬다
- [거래소 심사조직 집중해부]전직 임원부터 실무자까지 로펌행 '러시'
- [Market Watch]회사채 리테일 '칼 빼든' 금감원, BBB급 변곡점될까
- [증권신고서 정정 리스트]하스, 미래손익 추정치 '시나리오별 증명' 첫사례
- [Company & IB]'돌아온 빅이슈어' 대한항공, 희비 갈리는 IB들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광주은행, 수도권센터로 시중은행 지방 공략에 '맞불'
- DGB금융, 내부통제팀장 제도로 'iM뱅크' 금융사고 막는다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DGB금융, 'iM 리브랜딩' 주도 인터브랜드와 모델 전략 고민
- 우리금융, 초토화 된 비은행 계열사…'동양·ABL' 구세주 될까
- [thebell note]DGB금융 '시중은행장' 황병우의 과제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허리띠 졸라맨 우리금융, 모델에는 과감한 투자
- 우리금융, 롯데손보 본입찰 불참…'가격 이견' 컸다
- 우리금융 M&A 생보사로 전선 확대…'전수 검토' 전략 통할까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우리금융, 아이유가 '위비프렌즈' 키링을 가방에 단 까닭은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NEXT 2030' 선언 후 '다양성' 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