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열 VC 톺아보기]권준희 하이투자파트너스 대표 "AUM 5000억 목표"⑦소부장 펀드 130억 추가 펀드레이징, 내년 400억 신규 펀드 결성 계획
구혜린 기자공개 2023-12-08 08:08:56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도부터 공격적으로 운용자산(AUM)을 확충했다. 전체적인 지주 사업 계획과 보조를 맞춰야 하겠으나, 개인적인 욕심은 AUM 5000억원을 넘기는 게 목표다."권준희 하이투자파트너스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지점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은 포부를 전했다. 권 대표는 하이투자파트너스의 전신인 수림창업투자 창업 멤버로 2014년부터 쭉 대표이사를 역임해왔다. 하우스의 정체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지난 2021년 DGB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이후로도 지속 재신임 받고 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출범 후 매년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여성펀드 2호 및 그린뉴딜펀드 1호를, 2022년에는 관광펀드 및 그린뉴딜펀드 2호를, 올해는 푸드테크펀드 및 소부장 펀드, 그리고 DGB금융그룹 SI 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이에 DGB금융지주가 인수하던 시점에 1000억원 미만이던 하우스 AUM은 올해 말 기준 2757억원으로 급증했다.
'AUM 5000억원' 목표 달성도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내년엔 35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권준희 대표는 "현재 올해 170억원 규모로 결성한 소부장 펀드(하이DGB 디지털 제조혁신 벤처펀드)를 최대 300억원까지 증액하기 위해 펀드레이징에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약 400억원의 신규 펀드 결성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AUM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출자자(LP) 다양성에 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출범 이후 현재까지 한국벤처투자 자펀드 위탁운용사(GP)로 다섯 차례,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GP로 한 차례 선발됐다. DGB금융그룹 계열사 출자금도 만만찮지만, 정책자금 등을 끌어오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했단 것을 보여준다. 결성총액 전액이 DGB금융 출자금인 그룹 SI 펀드를 제외할 경우 모태펀드 출자액은 655억원으로 계열사 출자금(398억원)보다 많다.
◇ESG 펀드가 하우스 상징 "그린뉴딜 성공 기대감"
권 대표는 모태펀드로부터 지속적인 낙점을 받은 배경이 'ESG에 지속 관심을 기울인 결과'라 말한다. 그는 "VC는 다수의 LP를 모아서 최선의 수익률로 보답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제일 중요한 건 좋은 사람들이 건전한 생각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투자를 통해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고, 이익의 일부는 사회에 환원한다는 이 세 가지가 하우스 철학"이라고 말했다.
설립 후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레 하이투자파트너스의 투자 강점 영역은 ESG가 됐다. 권 대표는 "업력이 적어서 섹터를 정해놓고 투자하고 있진 않고, ESG 가치에 부합이 되는 기업에 투자하려 노력하고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굉장히 어려운 펀드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게 우리 하우스의 성격이 됐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여성펀드 1호와 조선펀드의 상징성을 되짚었다. 그는 "2015년 결성한 여성펀드 1호는 여성 인력 수요 대부분이 제조업, 가내수공업이던 시기를 거치며 '여성펀드 만들면 망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던 때 이를 무릅쓰고 도전해 성공을 거둔 펀드"라며 "조선펀드 역시 전방산업이 안 좋아서 구조조정 된 곳들이 많을 때 살아남는 곳 중 좋아지는 곳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2017년 당시 어려운 펀드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ESG 투자는 앞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권 대표는 "지난해 금리가 올라가면서 그렇지 않아도 기업들이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와중에 ESG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과도한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ESG 지향에 대한) 반론이 나온 게 사실이지만, 아주 일시적인 것이라고 본다"며 "ESG는 바꿀 수 없는 흐름이고 우리도 ESG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펀드를 지속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SG 투자 성격이 강한 펀드는 그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기도 하다. 여성펀드 2호와 그린뉴딜펀드 1, 2호다. 권 대표는 "그린뉴딜펀드는 폐기된 자원을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기업, 탄소배출량을 디지털 전환으로 줄일 수 있고 생산량은 유지할 수 있는 그런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모든 "1호 펀드는 2021년 하반기에 결성했는데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한 결과 결성 2년 만에 의무투자비율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린뉴딜 기업 발굴에는 23년차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인 그의 혜안이 녹아져 있다. 권준희 대표는 1991년 한일은행 계열 한일리스(현 엠캐피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리스여신 심사역을 담당하면서 중소중견 기업의 성장성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때의 인연으로 2000년대 초 신생 VC인 드림벤처캐피탈로 이동했다. 기업구조조정전문펀드(CRC)를 운용해 다수의 기업 회생을 도운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린뉴딜펀드는 향후 하이투자파트너스의 상징적인 펀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대표는 "1호 펀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기술력이 워낙 우수하고 사업성이 좋아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며 "결성 2년 만에 약 1.6배의 멀티플을 시현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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