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현장 in]콜레라 백신 호황기 누리는 유바이오…출격 앞둔 신공장내년 2분기 가동해 생산량 두 배 확대…신성장동력 준비도 한창
춘천(강원)=정새임 기자공개 2023-12-11 09:42:55
[편집자주]
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콜레라 백신으로 전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코로라19가 더해지며 아프리카 일대에 콜레라가 무섭게 확산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니세프를 통해 현지에 백신을 공급하는 유일한 콜레라 백신 생산 기업이다. 물량의 100%를 책임지는 터라 공장을 풀가동해 연간 3300만 도즈를 생산해도 모자랄 지경이다.내년부터는 새롭게 지은 2공장을 통해 백신 물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2019년 준공된 2공장은 시설 인증 작업을 거쳐 백신 원액을 생산할 채비를 거의 마쳤다. 더벨은 콜레라 퇴치를 목표로 분주히 움직이는 유바이오로직스 백신 공장을 찾았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12/07/20231207171148796_n.jpg)
◇없어서 못 파는 콜레라 백신, 유바이오로직스 공장 풀가동 중
소양강 강변도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유바이오로직스 1공장(C플랜트)을 만날 수 있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이 바이오텍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바이오 단지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자금이 부족하던 2011년 춘천시 지원을 받아 이곳에 콜레라 백신 생산기지 터를 잡았다.
2공장(V플랜트)은 1공장으로부터 차로 30여분 떨어진 동춘천 산업단지에 자리한다. 2공장을 지음으로써 어엿한 '나의 집'을 마련한 셈이다. 총면적 1만5834㎡ 규모의 2공장엔 약 45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2019년 공사를 마쳤다.
유바이오로직스 공장의 메인 생산 제품은 콜레라 백신 '유비콜' 시리즈다. 1공장과 2공장에서 각각 3300만 도즈씩 생산할 수 있다. 6일 오전 방문한 1공장 포장실은 8명의 직원들이 검수를 모두 마친 콜레라 백신을 박스에 포장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12/07/20231207171214192_n.jpg)
유바이오로직스는 2016년부터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콜레라 백신을 독점으로 공급해왔다.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모두가 꺼려했던 시장에 나홀로 뛰어들었다. 예상보다 백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됐다. 뒤늦게 후발주자들이 콜레라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느는 호황기를 유바이오로직스가 오롯이 누리게 됐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콜레라 백신은 일반적인 백신과는 확연히 다른 형태를 띤다. 플라스틱 튜브 제형으로 일회용 점안제와 형태가 더 가까운 일명 '짜 먹는 백신', 유비콜 플러스다. 유비콜 플러스는 유바이오로직스가 운송과 보관·투약 편의성을 위해 개발한 경구용 백신이다. 콜레라가 창궐하는 아프리카 지역은 백신을 운송하고 보관할 여건이 그리 좋지 않다. 주사 투약으로 많은 어린아이들에게 백신을 놓기도 쉽지 않았다.
초창기 유리(바이알)병에 백신을 담아 공급했던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운송 과정에서 파손 위험이 적고 아이들도 쉽게 맞을 수 있는 제형을 고민하다 튜브 제형을 떠올리게 됐다. 튜브 제형을 쓰면서 생산원가 절감 효과도 얻었다. 특별히 어려운 기술이 아닌데도 콜레라 백신을 만드는 제약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이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유바이오로직스의 발상의 전환이 만든 결실이다.
1공장을 총괄하는 신영희 상무(생산1본부장)는 "경구용으로 만들어내는 백신이 거의 없다. 그만큼 유비콜 플러스는 운반과 보관, 투입 용이성 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며 "2025년 하반기 2공장에 완제 시설까지 갖추게 되면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지금의 두 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12/07/20231207171416988.jpg)
1공장과 2공장은 각각 신 상무와 박영신 전무(생산2본부장)가 생산을 총괄한다. 이들은 백영옥 대표와 KBCC(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에서 함께 근무하다 백 대표의 창업으로 유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하게 됐다. 박 전무는 백 대표 외 유일한 사내이사로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도 참여한다. 바쁜 일정으로 춘천에 상주하기 힘든 백 대표를 대신해 초창기 멤버인 신 상무와 박 전무가 오른팔·왼팔 역할을 하고 있다.
◇2공장 내년 초 생산 가동…차세대 백신·CMO 사업도 본격화
유바이오로직스의 단독 생산기지인 2공장은 향후 개발할 차세대 백신을 위해 지은 공장이다. 하지만 콜레라 백신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라인을 콜레라 전용 생산으로 수정했다. 내년 1분기께 2공장에 대한 허가변경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원액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병입과 포장 등 완제(DP) 작업은 GC녹십자가 맡는다. 우선 1500만도즈를 시작으로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건물이 깨끗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생산이 얼마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의 짐이 있었다"던 박 전무도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의지에 불탄 모습이다. 2공장에 근무하는 180명이 한마음으로 시설 점검과 품질 관리에 한창이다.
2공장은 총 2750리터(L)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200L에서 1000L까지 다양한 규격의 미생물 라인이 있다. 총 5개의 작업장(스위트) 중 2개가 콜레라 백신 원액 생산에 쓰인다. 다른 2개 스위트는 장티푸스, 수막구균 등 회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백신의 임상용 제품을 만든다. 나머지 1곳은 위탁생산(CMO) 의뢰를 받은 제품을 생산한다. 회사는 지난달 말 CMO를 위한 GMP 추가 인증을 받았다. 유전자재조합 의약품의 임상 시료부터 상업화까지 수탁생산이 가능하다.
생산시설을 크게 늘린 유바이오로직스는 유휴 시설을 활용한 CMO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차세대 백신들의 개발이 끝날 때까지 수탁을 통해 가동률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1공장에 마련한 시설에서는 동물세포를 이용한 모든 항체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400만~500만 도즈까지 가능하며 추가 설비를 마련하면 최대 1억 도즈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12/07/20231207171506464_n.jpg)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콜레라 백신을 2027년까지 최대치로 생산하고, 어느정도 수요가 정체되는 2028년부터는 차세대 백신 상용화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장티푸스 백신은 2026년, 수막구균 백신은 2027년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전무는 "현재 장티푸스 백신은 임상 모수를 3000명으로 확대하기 위한 추가 임상을 진행 중으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 2026년쯤 허가 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막구균 백신은 이달 3상용 완제품을 만들어 내년 4월 첫 투여가 시작된다. 2027년부터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3공장 건설도 구상 중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을 프리미엄 백신 생산기지다. 2공장이 미생물 세포 기반이라면 3공장은 동물 세포를 기반으로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시점이 불투명해지긴 했지만 매출과 이익 추이, 개발 단계를 고려해 대략 2025년 이후 작업에 착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박 전무는 "중장기 계획으로 3공장 건설을 논의 중이며 연간 1억도즈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는 규모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추후 실적 추이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이 결정될 부분"이라며 "기존 제품을 개선한 장티푸스 백신, 수막구균 백신부터 프리미엄 라인으로 개발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대상포진 백신, 알츠하이머 백신까지 회사의 성장 동력을 꾸준히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Red & Blue]'자금 확충' 와이씨켐, 유리기판 핵심소재 양산 확정
- 최재원 SK수석부회장, SKT 미등기 임원 맡았다
- [i-point]한컴-삼성SDS,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 수주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제련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될까
- [i-point]케이퓨처테크, 호텔페어서 AI 로봇 2종 선봬
- [Earnings & Consensus]신작 '보릿고개'인데도…펄어비스, 4년 만에 역성장 극복
- [Company Watch]안랩, 잘 나간 모기업 발목 잡은 자회사
- [퍼포먼스&스톡]'주가 전망 맑음' SM엔터, 자회사 리스크 끝났다
- KT, AI 설계 문턱 낮추기 매진 '사내 AX 가속'
- [VC 투자기업]야놀자 '놀 유니버스', FI 소송 총대 '눈치싸움' 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