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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FI발 주가 하락' 코스텍시스, 실적 부진까지 '설상가상'상장 직후 오버행 리스크 직면, NXP 예상 수주 감소로 매출 달성률 15%

정유현 기자공개 2023-12-11 07:32:00

[편집자주]

올해도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상장 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패턴이 반복되며 상장 자격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데뷔한 기업들의 주가 현황과 실적, 재무 구조를 살펴보며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상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정밀부품 제조 기업 코스텍시스가 기술력을 무기로 증시에 입성은 했지만 밸류에이션 평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팩 합병 첫 날부터 재무적투자자(FI)의 물량이 대거 풀린 것이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성장성이 뒷받침된 덕분에 반등의 물꼬는 텄지만 합병 당시 기준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까지의 실적은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NXP를 등에 업고 코스닥에 데뷔는 했지만 올해 수주가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올해 제시한 매출의 15% 정도밖에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 성장주로 주목은 받고 있으나 부진한 실적에 발목이 잡히며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첫날 직후부터 FI 물량 출회, 주가 병합 결정에도 주가 '약세'

코스텍시스는 스팩 합병 방식 중 기존의 방식인 '존속' 방식을 선택해 증시에 입성했다. 합병을 통해 코스텍시스 법인이 소멸되고 교보10호스팩이 코스텍시스의 사업을 이어가게 되는 방식이다. 스팩과 코스텍시스의 합병가액은 각각 2000원과 1만2845원으로 정했다. 합병 비율은 1대 6.4225로 책정했다.


코스텍시스의 합병 밸류에이션은 약 800억원 수준으로 정해졌다. 코스텍시스의 기업가치(영업자산+비영업자산)은 900억원 수준으로 평가 받았는데, 스팩 합병 비율 등을 고려해 약 800억원으로 조정된 것이다. 기업가치 책정을 위해 코스텍시스는 2019년부터의 실적과 2022~2026년의 추정 실적을 활용했다. 2026년까지 매출 841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코스텍시스는 스팩 합병 첫 유통날인 4월 3일 기준가 354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첫날 340원 내린 3200원에 거래를 마감한 후 약세가 이어졌고 4월 말부터는 2000원대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10월에는 1000원대에 거래가 되다가 12월 들어 2000원대를 회복했다.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은 FI 물량으로 추정된다. 합병 과정에서 교보증권이 증권신고서에 보호예수 물량을 오기재해서 수정하는 해프닝도 겪었다. 코스텍시스가 상장 전 제시한 증권신고서에는 전환사채(CB) 전환 전 벤처금융 3곳이 보유한 450만8588주가 합병 상장일로부터 1개월 간 락업을 걸었다고 표기했었다. 하지만 상장 직후 일부 지분이 출회한 것이다.

1개월 후에 발생할 오버행 이슈를 미리 겪으며 리스크를 해소했다고 볼수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직후 예정보다 많은 주식이 시장에 유통되면서 주가 하락폭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CB투자자들의 보통주 전환 행렬이 이어지며 오버행 부담이 계속되자 코스텍시스는 10월 말 1주당 가액 100원에서 500원으로의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주식 병합을 실시하면 발행주식총수는 3760만3850주에서 752만770주로 줄어든다. 주식 병합 관련 결의를 위해 12월 8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주총을 통해 안건이 결의되면 매매거래정지를 거쳐 신주는 2024년 2월 2일 상장된다.

통상 기업들은 주당 가치가 너무 작다고 판단하면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주식 병합을 고려한다. 주식 수를 줄여 액면가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의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가가 오르는 '착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소식에도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1000원대를 횡보했다.

최근 증권가에서 코스텍시스의 전기차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용 스페이서를 호평한 영향에 반등하며 주가가 2000원대를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종가 기준 1000억원대에서 현재 7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높은 NXP 의존도 '양날의 검', 3분기 매출 76억 불과

1997년 설립된 코스텍시스는 고방열 신소재 기술과 정밀 세라믹 패키지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용 파워 트랜지스터, 세라믹 패키지, 전력반도체용 방열부품인 스페이서를 제조한다. 2016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고방열 소재 양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다양한 소재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력 제품인 RF 패키지를 양산하고 있다. 고방열 소재부터 패키지 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것은 코스텍시스가 유일하다.

불안정한 재무 상태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의 문턱을 밟을 수 있는 것은 기술력과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후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실적인데, 올해 예상치로 제시한 매출 달성 가능성이 희미한 상태다.


코스텍시스를 코스닥 상장까지 이끈 것은 글로벌 기업인 NXP 덕분이었다. 지난해 NXP 수주 효과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NXP에 엔지니어링 평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16년 신뢰성 평가 승인을 받았다. 2020년과 2021년 'NXP TOP 100 SUPPLIER'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오랜 검증 끝에 지난해부터 RF패키지 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216억원, 영업이익 33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2022년 연간 성과는 올해 분기보고서의 매출 실적으로 유추해보면 253억원 수준이다. 최대 성과를 냈지만 매출 추정치인 300억원의 목표는 미달성했다. 상장 첫해인 올해도 매출 489억5416만원, 영업이익 81억481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성과를 보면 매출은 76억원, 영업이익은 -11억8452만원으로 집계됐다. 목표 매출 달성률은 15.54%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설명서 작성 당시 코스텍시스는 투자 위험 요소로 특정 해외 고객사에 대한 매출 비중이 편중된 점을 꼽았다. 코스텍시스의 NXP 매출 비중은 매출 비중은 2019년 57.65%, 2020년 32.49%, 2021년 58.47%, 2022년 3분기 81.17%다. 2019년부터 4개년간 평균 57% 이상의 매출이 NXP로부터 발생한다. NXP의 높은 의존도 영향에 올해 매출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올해 RF 통신용 패키지 매출 추정 당시 NXP향 매출이 408억7698만원이 될 것이라고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 공시 기준으로 NXP와 계약을 맺은 규모는 총 75억원 수준이다.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과 비슷한 규모다. 상장 전 간담회에서 399억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아직 매출로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규 성장동력으로 전기차의 SiC(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용 방열 스페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NXP향 예상 매출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전기차 반도체용 방열 스페이서는 자동차에서 전력 변환을 할 때 사용되는 전력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시킬 때 사용하는 부품이다. 올해 3분기까지 스페이서 매출은 1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코스텍시스에 실적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의 회의 참여로 연결이 되지 않았다. 기존에도 주식 병합건으로 코스텍시스 경영본부쪽에 컨택을 시도했으나 그 당시에도 회의로 담당자가 부재중이었다.

미래 매출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수주 잔고 관련해서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회사 측의 입장문이 담겨있다. 코스텍시스 측은 "고객으로부터 수주받아 납품하는 일정이 다양한 제품 특성과 회사의 영업기밀에 해당돼 보고서 제출일 현재 공시 등을 통해 공개된 수주 현황만을 작성하고 이외는 기재를 생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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