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대대적인 인적쇄신, 새 얼굴로 위기 돌파 위기마다 꺼내든 인사혁신, 의장부터 주요 계열사 CEO까지 전면 교체
김위수 기자공개 2023-12-08 08:18:0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16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6년 등기이사로 경영에 복귀한 이후 실시된 임원인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확대경영회의에서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를 언급하며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경고한 최 회장은 같은해 그룹 회장 취임 이후를 모두 통틀어 사상 최대폭의 인사를 냈다. 지난 10월 최 회장이 '서든데스'라는 키워드를 다시 꺼내들었을 때 SK그룹 사장단 및 임원들이 일동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이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최 회장이 꺼내든 카드 역시 인사쇄신이다. SK그룹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터 SK㈜·SK이노베이션·SK온 등 주요 계열사 최고영영자(CEO)들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생존을 위한 첫 걸음이 인적자원에서의 변화에 있다고 본 것이다.
◇위기의 SK그룹, 의장으로 등판한 오너 경영인
SK그룹은 최근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의 적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배터리 사업에서의 흑자전환 지연 및 현금흐름 악화 등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더해 각종 지정학적인 이슈와 이로 인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경영환경 역시 위기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에도 SK그룹은 복합적인 위기상황에 맞닥뜨렸지만 부회장단 및 사장단 인사폭을 적게 가져가며 안정성 강화에 집중한 측면이 컸다. 이후 1년간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대적인 인사혁신을 통해 변화를 도모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변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정예 인원들이 모여 그룹 경영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기구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CEO 중 CEO로 통한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2016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의장으로 선임됐다. 최 회장이 서든데스에 대해 언급한 직후 실시된 임원인사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같은 기조가 한층 강화됐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된 인물은 최 회장과 사촌지간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사진)이다. 피가 섞여있는 혈연이자 '그룹 속 그룹'인 SK디스커버리 그룹을 내실있게 경영하며 성과도 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같은 핏줄인 최창원 부회장을 의장으로 선임한 일은 그만큼 최 회장의 위기의식이 크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경영능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더 큰 책임경영이 가능한 점을 높게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돌파' 막중한 책무 맡은 신임 사장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50대 경영인들이 능력을 입증할지도 주목된다. 조대식 의장을 비롯한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들이 맡고 있던 요직을 담당할 새로운 경영인들은 모두 50대 사장급 임원들이다. 올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아무도 없는 가운데 승진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있는 고위 임원으로 판단된다.
지주사인 SK㈜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맡게 된다. 1964년생인 장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했다. 이후 2015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을 역임했다. 당시 장 사장은 특수가스·산업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현 SK㈜ 머티리얼즈)와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인수를 주도했다. SK그룹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후 2018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2020년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SK㈜의 투자자산 가치를 높여나가고 자회사들의 포트폴리오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투자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중을 내비쳤던 만큼 투자형 지주사인 SK㈜의 수장으로서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온 및 SK에너지·SK엔무브 등 8개 국내 자회사를 거느린 SK이노베이션의 신임 수장은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다. 장 사장과 동갑내기인 박 사장은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87년 마찬가지로 SK이노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했다. SK이노베이션의 휘발유 브랜드인 'SK엔크린'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SK㈜ 투자회사관리실 임원, 리테일마케팅사업부장을 맡은 뒤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SK네트웍스 호텔총괄, SK네트웍스 사장, 올해 SK엔무브 사장을 역임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인재육성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박 사장에게는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스토리 완성과 자회사들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 중인 자회사들의 성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되는 배터리 사업을 맡게 된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에게도 주목된다. 이 사장은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나와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연구소에 입사한 뒤 인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를 거쳐 2013년 다시 SK하이닉스로 복귀했다. 30년 넘게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며 경력을 쌓은 인물로 SK온에서는 수율 개선 등 생산성·수익성 향상 및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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