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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최태원·최창원의 SK, 어떻게 달라질까 과거 계열사 구조조정 주도...긴축경영·조직개편 통한 '선택과 집중' 예상

정명섭 기자공개 2023-12-08 08:17:5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2인자에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 일가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사진)을 전면에 내세운 건 조직에 위기의식과 긴장감을 불어넣어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만큼 SK그룹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SK그룹은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황이 둔화하고 배터리 사업의 투자 성과가 지연되면서 현금창출력이 약화됐다. 동시에 대규모 투자자금 지출로 재무부담은 커졌다. 기획 전문가로 평가받는 최 부회장은 긴축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면서도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선택과 집중'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 전문 최창원, 총대 메고 구조조정 주도한 이력

최 회장이 최 부회장에게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건 사촌지간으로서 신뢰가 두터울 뿐 아니라 경영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순 오너일가라는 이유만으로 최 부회장을 2인자 자리에 앉힌 게 아니라는 얘기다.

최 부회장은 일찌감치 SK케미칼과 SK네트웍스(당시 SK글로벌),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 SK해운 등을 두루 거치면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았고 SK디스커버리 지분을 사들이면서 지배력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과 SK가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로, 최 부회장이 지분 40.18%를 보유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현재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외에도 SK경영연구소, SK가스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올라도 관련 직책들을 그대로 수행할 전망이다.

기획 전문가인 최 부회장의 이력을 종합해보면 그가 조직 효율화와 긴축 경영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 부회장은 1996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내에서 최초로 명예퇴직제를 도입한 장본인이다. 당시 최 부회장은 조직의 효율성이 강조하며 인력의 3분의 1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는 2년 후에 발생한 외환위기를 견디는 체력이 되면서 지금도 선견지명으로 회자된다. 그는 이후에도 워커힐호텔과 SK상사, SKC, SK건설에서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K그룹은 현재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기다. 그룹 내 매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정유·화학 부문이 2022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업황 둔화로 실적이 둔화했다. 반도체의 경우 단기간 내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룹의 미래 사업인 배터리 또한 아직 분기 흑자를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대규모 투자지출은 계속되면서 그룹 합산 순차입금은 2021년 말 59조원에서 올해 3월 말 87조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100조원이 넘어섰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사업의 실적 개선 지연으로 투자정책을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후계 구도 변화 가능성에 주목

최 부회장의 등판이 SK그룹 후계 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SK그룹은 경영능력이 있는 인물에게 오너 일가 지분을 몰아준 과거가 있다.

실제로 SK가 2세 5형제(최윤원·최신원·최태원·최재원·최창원)와 가족들은 1998년 9월 고 최종현 회장이 별세하자 가족회의 끝에 최 회장에게 지분을 전부 상속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최재원 부회장은 상속포기각서까지 작성했다. "경영능력이 있는 대주주는 경영인으로 키워야 하고 적임자라면 아들이든 조카든 가리지 않고 경영을 맡길 것"이라는 최종현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다.

2세 형제간 우애가 깊어 이들이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최종현 회장은 형인 최종건 SK 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조카들을 친자식처럼 돌봤다. 5형제는 어릴 적부터 함께 어울리고 미국 유학도 비슷한 시기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계 일각에서 "SK그룹은 자식 복이 많은 기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SK그룹 지주사인 SK㈜ 지분 17.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 부회장은 현재 SK㈜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최 회장은 2018년 친족들에게 1조원 규모의 SK㈜ 주식을 증여했는데 최 부회장은 받지 못했다. 당시 최 부회장이 이미 SK디스커버리의 지분 40.2%를 보유, 본인 만의 지주사 체제를 구축해 증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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