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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파두사태 '후폭풍'에 기술특례상장 '고액과외' 성행기술신용평가회사 '모의기술성평가' 영업 활발...IPO 허들 높아지자 수수료도 인상

손현지 기자공개 2023-12-13 07:10:58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두사태 이후 기술특례상장 심사 허들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의 첫번째 관문인 기술성평가에서도 거래소가 지정한 6개의 기술신용평가(TCB) 전문기관들이 핀셋 검사에 돌입하면서 "통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의 기술성평가'가 성행하고 있다. 모의 기술성평가는 본 기술성평가 심사에 앞서 별도의 비용을 내고 받을 수 있는 일종의 고액과외 개념이다. 상장을 위한 필수 절차는 아니지만, 기업들은 사전에 기술사업계획서 등을 작성해보고 컨설팅을 받으며 부족한 점을 대비할 수 있다. 전문평가기관들은 관련 수수료도 인상하며 활발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평가기관만 20곳…수수료도 올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두사태를 기점으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 사이에선 기술성평가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확산하고 있다.

기술성평가란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1차 관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전문평가기관 6곳 중 2개 기관으로부터 A등급·BBB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평가는 서류검토와 현장실사 등을 통해 진행된다. 해당 절차를 끝내야지만 한국거래소에 예비상장심사 신청 접수 양식을 제출할 자격이 생긴다.

거래소가 지정한 기술신용평가(TCB) 기관으론 이크레더블, 한국평가데이터, 나이스평가정보 등 6곳이다. 기업들은 평가 수수료로 해당 기관들에게 15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기술 완성도, 기술제품 경쟁력, 기술인력 수준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엔 '모의' 기술성평가도 활성화되고 있다. 모의 기술성평가란 본 기술평가를 받기 전에 사설 전문평가기관들로부터 실전처럼 평가를 받아보는 시스템이다. 기업들에게 전문평가기관들이 주요하게 보는 몇가지 포인트들을 짚어주고, 기술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게 해 본평가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모의 기술성평가를 수행하는 전문평가기관들은 거래소 지정 업체들을 포함해 20곳이 넘는다. 물론 모의 기술성평가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필수절차는 아니다. 수수료 비용도 2000~3000만원 정도에 달했기에, 기술성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고자하는 기업들이나 비교적 여유있는 기업들 위주로 받아보곤 했다.

하지만 파두사태 이후 많은 기업들이 찾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대한 핀셋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를 보다 수월하게 통과하기 위한 목적이다.

모의 기술성평가 수수료 비용도 이전보다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들은 본 기술성평가 비용인 1500만원에 더해 별도로 높은 수수료 비용을 전문평가기관들에게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평가기관들도 기술성 평가 점수를 낮게 받을 것 같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확실히 돈을 들인 만큼 본 기술성평가 때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한층 까다로워진 잣대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은 예비심사 청구 승인을 잘 내주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파두가 활용한 기술특례상장 심사에 대해선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한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0곳에 가까운 기업들이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뒤 45영업일이 넘도로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상태다.

기술특례상장은 수익성이 낮더라도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자기 자본 10억원 이상 또는 시가 총액 90억원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상장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연구개발 실적이나 기술이전 실적 등이 평가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반영된다.

거래소는 최근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을 위해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했다. 최근 3년 내 상장을 주선한 기술특례상장기업이 상장 후 2년 이내에 부실화될 경우, 풋백옵션(환매 청구권)을 부과하고 의무인수주식의 보호예수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부실기업을 선별해내고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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