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한층 더 복잡해진 부서장 경쟁구도성과주의 인사 원칙…부서장 수시교체와 맞물려 신상필벌 명확해져
고설봉 기자공개 2023-12-12 08:27:40
[편집자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강도 높은 혁신이 이어진다. 인적쇄신 기조를 바탕으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과감한 조직개편으로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2024년 인사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재확인할 수 있다. 더벨은 금감원 조직개편과 인사를 들여다보고 변화의 양상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인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추진하고 있는 금감원 세대교체가 9부 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부서장들의 나이를 1970년 중반생까지 올리며 빠르게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기존의 부서장 경쟁 구도를 다변화해 성과주의 인사 시스템 정착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기존권역 vs 공채 및 경력’이라는 단순한 경쟁구도를 ‘기존권역 vs 공채’ ‘공채 vs 경력’ ‘공채 vs 공채’ 등으로 다변화 했다.
이를 통해 이 원장은 조직 내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부서장 및 부서장 승진 대상에 오른 주요 간부들이 현업에 더 집중해 성과를 내게 하려는 의도다. 젊고 힘 있게 일하는 금감원을 만들어 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부서장들의 책임을 명확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올해 정기인사에서 이복현 원장은 금감원 핵심 부서장을 모두 공채와 경력으로 대체했다. 기존권역 출신 국장들은 이선으로 물러났다. 성과주의 인사를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조직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실제 주요 부서장 가운데 기존권역 출신들은 대부분 소비자보호처에 배치됐다. 이외 기획보험, 은행중소서민금융, 자본시장회계 등 3개 부문의 핵심 부서장들은 모두 공채와 경력 출신 국장들로 채워졌다.
한편에선 조직의 축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인 개혁을 꾀했다. 이전 권역 출신 간부들의 질서있는 퇴진을 유도하면서 금감원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1960년대 생들이 이선으로 후퇴하고 1970년대 생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2022년 8월 인사에서 공채 기수 첫 부서장이 배출됐다. 다만 깜짝 발탁은 공채 1기 가운데서도 비교적 나이가 많은 1970년생 위주였다. 아직 이전권역 출신 국장들이 절대 다수인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채기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파격 인사로 조직을 흔들 필요는 없었다. 조직이 감내할 수 있는 적당한 충격을 주면서 상호 선의의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2022년 말 정기인사에선 충격 요법이 한층 더 세졌다. 공채기수가 인사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공채 1기는 물론 2기까지 승진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이전권역에서 공채로 금감원 조직의 중심이 변화하는 것을 안팎에 알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안정화를 꾀했다. 선임국 자리는 대부분 이전권역 출신 국장들이 맡았다. 이전권역의 마지막 세대에 조직의 큰 일들을 맡기고 공채기수와 경력 출신 국장들을 차선임국으로 위치시켜 조직의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유도했다.
그러나 올해 정기인사에서 이 원장은 안정화 보단 파격에 더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경쟁 구도를 다변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공채와 경력직 등에 대한 상호 경쟁을 촉발해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파격 인사의 신호는 지난 10월 수시인사에서 이미 나왔다. 인적자원개발실 국장 교체와 디지털금융혁신국장 해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원장은 업무 성과와 부서 운영 등에서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국장들을 중도 교체 및 해임하면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한층 강화됐다.
인적자원개발실 국장은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이전권역에서 공채 1기로 교체됐다. 올해 7월 정기인사에서 다시 공채 1기로 교체됐고 올해 10월 수시인사에서 또다시 공채 2기로 부서장이 교체됐다. 이번 정기인사에선 다시 이전 권역 출신 국장이 부서를 맡게됐다.
디지털금융혁신국장 해임은 더 강력한 권고로 받아들여진다. 조직원간 업무 분장 문제를 두고 다툼이 일었고 해당 국장은 조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됐다.
결과적으로 금감원 인사는 과거의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다. 수시와 정기 인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조직에 대해선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서장들의 출신보단 역량과 리더십, 업무 적합도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금감원은 이전권역별 출신에 따라 갈수 있는 자리가 정해 졌었다. 또 입사 시기와 연령 등에 따라 일정 정도 자리를 보장 받는 서열 문화가 있었다. 입사가 빠르고 나이가 많으면 선임국이나 주요 부서에 배치됐다.
최근 인사에선 이러한 관행이 완전히 깨진 것으로 보인다.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 있다면 출신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부서장 자리를 두고 경쟁의 구도도 다변화됐다. 이전권역과 공채 및 경력직 이란 단순한 경쟁구도에서 자리에 적합한 모든 후보자간 무한경쟁으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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