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1200억' 밸류라던 모니터랩, 상장 직후 적자전환①매출 전망치 '반토막' 그쳐…12월 기준 시총 700억대
성상우 기자공개 2023-12-13 10:57:19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많은 이익 미실현 기업들의 자금조달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상 실적 전망과 현재를 비교,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니터랩은 상장 첫해부터 추정치와 실제 실적 사이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서비스형 보안 솔루션’이라는 자체 기술력으로 야심찬 사업 계획을 밝혔지만 막상 성장세가 기대만큼 폭발적이진 않았다. 상장 첫 해부터 적자 전환한 상황에서 공모 밸류의 기반이 된 2024~2025년의 실적 추정치 실현 여부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2005년 설립된 모니터랩은 지난 십수년간 국내 정보보안 시장 선두 기업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웹 트래픽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웹 방화벽(WAF·Web Application Firewal) 솔루션이 전문 영역이다.
2010년대 중반 들어 국내 정보보안 솔루션 시장이 정기 구독 형태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대로 들어섰다. 모니터랩은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트렌드 변화의 분기점에서 입지를 다졌고 존재감도 부각됐다. 이때 나온 제품이 상장 추진의 원동력이 된 서비스형 보안(SECaas) 플랫폼 ‘아이온클라우드’다.
상장 준비는 2018년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5년간 서두르지 않고 진행됐다. 처음 감사받은 보고서를 제출한 2021년부터 이미 이익을 내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흑자를 유지한 상태에서 매출 볼륨을 더 끌어올리며 시장 기대감을 더 키웠다.
지난해 같이 이뤄진 코스닥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평가기관 두 곳(이크레더블, 나이스평가정보) 모두 A 등급을 부여하며 순조롭게 IPO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공모 직전 밸류에이션 과정에서도 신중을 기했다. 피어그룹에 해외 기업을 배제하고 국내 기업만 포함시키면서 현실성을 높였고 시가총액 도출 과정에서도 비슷한 시기 상장한 사이버 보안 기업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잡으면서 보수적 기조를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 수요 예측을 거치면서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9800원을 확정지으며 순항했다. 이 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1215억원이었고 상장 첫날인 5월 19일 주가는 ‘따상’에 근접한 2만3000원대까지 올랐다.
상장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당시 밸류에이션이 결코 보수적인 수치는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오히려 부풀려진 가치평가에 가까웠다. 상장 첫해부터 매출 달성도는 추정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상장 직전 2년 연속 10%대 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상장 첫해부터 곧바로 적자 전환한 점 역시 시장의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모니터랩과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예상 매출과 순이익으로 211억원과 37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실제 매출은 98억원에 그치며 1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더라도 매출은 추정치의 절반 수준이며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내년 이후 추정치로 적어낸 수치는 더 드라마틱하다. 내년 매출과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295억원, 76억원이며 내후년(2025년)엔 각각 474억원(매출), 157억원(순이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모니터랩의 공모 시가총액인 1215억원이 이 수치 기반으로 도출됐다. 2024년~2025년의 순이익 전망치 평균에 피어그룹 4곳(수산아이앤티·파수·지니언스·더존비즈온)의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인 26.72배를 적용한 수치다. 상장 후 6개월여가 지난 12월 기준 모니터랩 시가총액은 700억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박민아 모니터랩 경영기획실 상무(CFO)는 올해 실적 부진에 대해 “업종 특성상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해서 나오는 편”이라면서 “올해 예상했던 억단위의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거나 내년으로 미뤄진 것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25년 이후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의 성장성과 해외 사업 확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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