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신한금융]'흑자' 신한저축 vs '하락세' 제주은행…연임 가능성은④'3년 임기' 이희수, 1년 더?…박우혁, 첫 임기 역성장 지속
김영은 기자공개 2023-12-19 08:19:3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8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저축은행과 제주은행의 두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엇갈린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신한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 불황 속에도 순익 방어에 성공하며 입지를 견고히 했다. 한편 제주은행은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며 그룹 내 순위에서도 한 발 밀렸다.영업 측면에서 두 회사의 역량 차이가 드러났다.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는 기존 가계대출 중심의 영업력을 유지하고 위험 자산인 부동산 대출은 줄여나갔다. 반면 박우혁 제주은행장은 대출 영업이 감소했다. 다만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해 온 탓에 건전성 지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저축, 불황 속 수익 방어...제주은행, 그룹 내 순위 하락
제주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은 각각 1금융권과 2금융권으로 서로 다른 업권에 속해있지만 순익 규모가 비슷해 그룹 내 경쟁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자산규모는 1금융권인 제주은행이 두 배 이상 크지만 최근 신한저축은행이 보다 높은 순익을 달성하며 우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2021년 부임해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이희수 대표의 지휘 아래 신한저축은행은 안정적으로 순항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2020년 제주은행의 순익을 앞지르고 나서 줄곧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은 260억원, 제주은행의 누적 순익은 1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156억원에서 129억원으로 다소 좁혀졌다.
신한저축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311억원) 대비 13.2% 감소했지만 저축은행 업황 부진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신한저축은행은 5개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적자 전환을 면한 유일한 곳이다. 흑자를 유지한 저축은행 상위 4개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과 비교해도 순익 감소폭이 제일 낮다.
한편 2022년 초 취임한 제주은행 박우혁 행장은 2년 연속 실적 부진을 겪고있다. 제주은행은 2021년 이후 순익이 하락하며 3년 전까지만 해도 순익 규모가 낮았던 신한자산운용에도 순위가 밀렸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3분기 순익은 195억원으로 제주은행 보다 64억원 가량 높다.
◇신한저축은행, 영업력 유지…부동산 대출 줄여 건전성 지표는 악화
신한저축은행은 기존의 영업 기조를 유지하며 대출을 늘렸다. 3분기 전체 대출금은 2조886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420억원) 대비 1.6% 늘었다. 이에 고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자 손익은 1174억원에서 1175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존에도 가계대출 위주로 성장한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그 비중을 더욱 확대했다. 중소기업 및 부동산 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탓에 해당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3분기 가계대출금은 2조1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전체 대출 비중은 67.31%에서 74.6%로 7.29%포인트 올랐다.
한편 잠재 위험이 높은 부동산 대출은 규모를 점차 줄이고 있다. 부동산PF와 건설업, 부동산업을 포함한 대출금액은 작년 3분기 7592억원에서 6475억원으로 14.7% 감소했다.
신한저축은행의 기업대출 25.4% 중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부동산 대출 전체 자산이 줄어든 탓에 건전성 지표는 다소 악화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88%로 전년 동기(2.2%)에 비해 1.6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이 262.4%로 부실 위험에는 충분히 대비한 모습이다.
◇제주은행, 대출자산 줄며 영업 난항…건전성은 양호
올해 제주은행의 영업실적은 다소 아쉬운 결과를 냈다. 3분기 이자수익은 2515억원으로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1780억원) 대비 41.3% 늘었다. 그러나 급증한 이자비용 탓에 순이자이익은 1074억원으로 전년 동기(1125억원) 보다 4.5% 감소했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2.16%에서 2.05%로 0.11%포인트 하락했다.
총여신이 5조694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730억원) 대비 1.36%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그보다 금리가 낮은 서비스업 중심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늘며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3분기 가계대출은 1조755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822억원)대비 19.6% 감소했다. 서비스업 대출은 2조8832억원에서 3조2127억원으로 11.4% 늘어났다.
박 행장은 임기 첫 해 부터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해 온 덕에 건전성 지표는 매우 안정적이다. 올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8%, 무수익여신비율은 0.85%다. 다만 대손충당금적립률은 93%로 2022년(128%) 보다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신한저축은행 이희수 대표가 임기 3년을 넘어 연임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금융지주 계열사 CEO들에 대한 ‘2+1’ 임기 공식대로 3년 임기를 마친다. 다만 그 이상 임기를 보낸 전례가 있다. 이 대표 전에 부임했던 김영표 전 사장은 2015년 초부터 2020년 말까지 6년간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다.
박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총까지지만 사실상 올해 말 인사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상장사인 제주은행의 경우 매년 말 정기인사에서 CEO를 내정하고 이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교체한다.
다만 진옥동 회장 체제의 첫 인사개편인 만큼 연임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 대표와 박 행장 모두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임명된 CEO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CEO 16명 중 11명이 임기 만료를 맞는 만큼 교체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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