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대표 2기 출범…'성장통' IB 돌파구 찾을까 연임 성공, 장수 CEO '반열'…PF 리스크 관리+정통 IB성장, 무거워진 어깨
윤진현 기자공개 2023-12-18 09:44:1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사진). 2020년 경영 일선에 선 후 안정적으로 조직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 결과 2026년까지 3년의 임기를 추가로 보장받았다.최 사장은 현대차증권의 장수 CEO 반열에 섰다. 현대차그룹을 모회사로 맞이한 후 제갈걸 전 대표이사를 제외하곤 2~3년의 임기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최 사장의 선임 후 증권의 성장을 거듭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만큼 최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증권업황의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올 들어 실적 악화가 이어져서다. 부동산 사업으로 키운 IB사업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영향이 컸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정통 IB 강화를 비롯한 돌파구가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됐다.
◇자기자본 1.2조 하우스 '도약'
최병철 사장은 2020년 현대차증권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 사장은 현대차증권 부임 전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이전에도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에서 재경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재무 부문에서 직을 이어왔다.
현대차증권의 실적은 최병철 사장의 부임 후에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업순수익 규모는 2020년 2767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이던 2019년(2349억원)보다 17.8% 증가했다. 이후 2021년 3248억원, 2022년 3181억원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자기자본 성장세도 뚜렷한 상황이었다. 2019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 후에는 이익유보금을 쌓아 외형을 키우는 형식이었다. 당해 1036억원 규모의 금액을 유입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형 IB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위한 선택이었단 후문이다. 이후에도 이익유보금을 누적하면서 자기자본 규모를 늘렸다. 2020년 1조원을 돌파한 후 점진적인 성장을 거듭한 끝에 올 3분기 말 기준 1조 2677억원의 자기자본을 기록했다. 중소형 증권사 평균치(9496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만큼 올해 3월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취임 당시 내걸었던 경영목표인 △수익성 다변화 △리스크 관리 강화를 모두 달성했기 때문이다. 결국 2026년 3월까지 3년의 임기를 추가로 보장받았다.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을 인수한 시기인 2008년 이후 역대 대표이사 임기와 비교해보면 장기간의 임기를 보장받은 셈이다. 신흥증권 시절만 하더라도 11년의 임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2008년 선임된 제갈걸 대표 이후로 장수 CEO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병철 사장의 전임이던 이용배 현 현대로템 대표이사는 단 2년의 임기를 보낸 후 자리를 옮겼다. IB본부장 출신의 김흥제 대표 역시 3년의 임기만을 보냈다. 그만큼 최 사장의 경영성과로 인해 연임이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경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정을 추구해야 했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증권 업황 악화가 본격화하면서 실적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IB를 통해 실적을 쌓아온 하우스 중 한 곳이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IB부문의 실적 부진이 나타났다. 부동산PF 관련 대손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탓이다. 한국기업평가는 "PF사업장의 연체 및 분양률 미진 등에 따른 요주의이하여신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위탁매매부문의 실적 방어와 상품운용수지 확대로 영업순익 규모는 전년 동기(2599억원)보다 소폭 증가해 271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PF대출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에 따라 자산수익률(ROA)는 0.7%로 저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1.3%에 달했다.
◇부동산PF 시장 위축발 IB 실적 부진 '최대 과제'
최병철 사장의 추후 임기 과제 역시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와 정통 IB 성장 두가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3분기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규모가 반등하면서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16.4%로 상승했다. 2022년 말(15.2%)보다 높은 수준이며, 중소형 증권사 평균치인 5.2%와 비교해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우발부채 규모가 7000억원대로 비교적 많은 점은 위험요인이다. 자기자본 대비 그 비중이 57%로 양적인 부담이 높은 편으로 분석된다. 약정 대부분이 신용보강형이고 무등급PF 비중은 79.3%에 달했다. 기타 비중(14.8%)은 시공사 보증 및 펀드 출자약정으로 구성된다.
향후에도 대손 비용이 불어날 가능성이 잠재된 상황이다. 이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우발채무의 현실화 여부, 그리고 건전성 저하 수준 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정통IB의 성장 필요성 역시 과제로 떠오른다. 주식자본시장(ECM)의 경우 올해 3건의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냈으나, 부채자본시장(DCM)은 매출채권(ABS)를 제외하면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 회사채와 여신전문금융사채권 등의 인수단으로 참여할 뿐 주관 실적을 내진 못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IB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하우스"라며 "대손비용 등으로 인해 IB실적이 약화한 점이 아쉬운 부분인 만큼 정통IB 성장 등 해결책이 필요해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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