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수훈 덕산그룹 신임 회장 "혁신정신 계승 백년기업 초석" 창업주 이준호 회장 이어 그룹경영 배턴, 소재 토대 종합기업 확장 포부

울산(경남)=조영갑 기자공개 2023-12-15 15:53:24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침 없이 말해라."

아버지는 아들에게 기자 앞에서 포부를 가감 없이 말할 것을 주문했지만 아들은 시종여일 조심스러워 했다. 맨손에서 출발해 40년 이상 그룹사를 일궈 온 부친, 선배 경영자에 대한 예우로 보였다. 덕산그룹 창업주 이준호 명예회장과 바통을 이어 받은 이수훈 신임 회장(사진)의 이야기다.

덕산그룹은 15일 롯데호텔 울산에서 덕산그룹(덕산홀딩스 계열)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2세 경영 닻을 올렸다. 창업주 이 명예회장이 경영 2선으로 물러서고, 부회장직을 맡아 부친을 보필했던 장남 이 신임 회장이 그룹사 경영 전면으로 나서는 순간이다.

고려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동부일렉트로닉스에서 반도체 사업을 이력을 쌓은 이 신임 회장은 2007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덕산그룹에 합류했다. 최근까지 덕산네오룩스, 덕산하이메탈 대표이사를 지내며 주축 계열사를 이끌었다.

더벨은 이취임식 직후 덕산그룹 창업주 부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신임 회장은 인터뷰 말머리에서 "독일에 소재한 경쟁사를 찾았을 때 창립 360년을 맞았다는 소리를 듣고, 마음 속으로 덕산그룹을 100년 이상 지속하는 영속하는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결심을 했다"면서 "명예회장님이 늘 가르쳐 주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혁신기업가 정신'을 계승해 영속기업의 초석을 닦겠다"고 강조했다. 덕산그룹은 올해 창립 43년을 맞다.


실질적 경영권을 장남에게 넘긴 이 명예회장은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보면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쇠는 담금질해 강철이 되듯이 지난 시간의 시련들이 현재의 글로벌 기업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신임 회장이 '비욘드 머터리얼(소재를 넘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듯이 덕산그룹이 더 넓은 영역에 진출해 글로벌 종합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배턴을 이어 받은 이 신임 회장은 강점을 갖고 있는 소재사업 토대 위에서 인접사업으로 지평을 넓히는 '유관사업(Organic)' 확장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시총 확대를 통한 대기업 집단 편입 등의 수치적인 목표보다 업의 본질에 집중해 내실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덕산하이메탈이 최근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특수가스용기 제조사 '에테르씨티'가 대표적인인 경우다. 에테르씨티는 산업용 특수가스, 수소 등을 운송하는 특수용기를 제조하는 하이테크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547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소재기업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덕산이 갑자기 어셈블리, 모듈 윗단에 도전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면서 "특수가스 용기 역시 넓게 보면 소재부품의 한 갈래인데, 에테르씨티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특수가스 용기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영역을 필두로 수소관련 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과 주주의 요구에도 부응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화려한 수치에 집착하면 반드시 위기가 찾아온다"면서 "점진적인 발전을 일궈 임기 내에 현재의 10~20배 이상의 발전을 달성하도록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덕산그룹은 1982년 울산 효문동에서 영세기업 형태로 설립된 덕산산업이 모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출신인 이 명예회장이 안정된 직장을 뒤로 하고, 창업의 첫 아이템으로 잡은 사업은 융용아연도금. 울산 최초의 도금 업체인 덕산산업은 중공업의 발전의 흐름을 타고, 중견 그룹사로 확장했다.

덕산하이메탈, 덕산네오룩스를 거느리고 있는 덕산홀딩스 계열과 덕산테코피아가 주축인 덕산산업 계열로 구성돼 있다. 최대주주 아래 중간 지주사가 2개 도열한 구조다. 덕산산업 계열은 이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이 신임 회장의 동생인 이수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덕산그룹은 1999년 덕산하이메탈을 설립하면서 반도체 소재 산업에 진출, 반도체 공정용 '솔더볼'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솔더볼은 반도체와 기판을 연결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정밀 소재다. 반도체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초정밀 솔더볼의 수요가 정비례해 늘어난다. 덕산하이메탈은 글로벌 마이크로 솔더볼 1위 기업이다.

덕산하이메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덕산그룹은 이후 그룹 주력사인 덕산네오룩스, 덕산테코피아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명실상부한 그룹사의 위용을 갖췄다. 계열사 전체 매출액을 합산하면 약 6000억원 수준이다. 볼륨이 압도적이라고 할 순없지만, 비서울권에서 출발한 기업으로서는 손에 꼽히는 실적이다.

OLED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술력을 보유한 덕산네오룩스의 경우 외산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호스트와 프라임 분야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편광판이 필요 없는 블랙PDL 소재도 개발해 신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올 10월까지 이수훈 신임 회장이 'R&D 중심' 경영을 이끈 결과다. 덕산테코피아 역시 OLED 파인케미컬(Fine chemical)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