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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원매자 희망사항 '산은 5000억 추가 지원' 산은 직간접 투입 자금 1.7조…밑 빠진 독 물 붓기?

서은내 기자공개 2023-12-21 08:58:4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HMM의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대규모 공적자금 회수의 물꼬를 튼 가운데 남은 과제인 KDB생명 딜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5수 끝에도 인수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는 가운데 산은이 원매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자금지원을 수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공적자금 회수라는 명분을 산은이 얼만큼 내려놓을 수 있는지가 향후 딜 추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은이 KDB생명에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자금 규모는 만만치 않다. 올 들어 인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입한 자금을 합치면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KDB생명의 다섯번째 매각 시도 당시 투자금융업계에서는 KDB생명 인수 희망자들은 최소 5000억원 이상 산은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우협으로 본실사를 진행했던 하나금융지주가 막판에 인수 포기를 선언한 배경도 KDB생명의 경영을 정상화하는데 까지 필요한 자본확충의 규모였다.

매각이 수포로 돌아간 후 KDB생명이 여전히 산은 계열사로 남게됨에 따라 앞으로 산은이 직접, 간접적으로 지원, 보증해야 하는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빠르게 민간에 KDB생명의 경영을 넘겨줌으로써 추가 자금 투입을 막고 KDB생명 자체로 구조조정에 돌입, 홀로서게 하려는 계획이 잠정 중단된 셈이다.

산은이 만약 향후 KDB생명의 매각을 다시 재개한다면 관건은 매각가와는 별개로 산은이 얼마만큼 향후 KDB생명 자본 개선을 위해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하나금융지주와의 협상 당시 매각 대상인 KDB생명 주식 95.7%의 인수가격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현재 KDB생명 지분 95.7%를 KDB칸서스밸류 유한회사(67.88%), KDB칸서스밸류 사모투자전문회사(27.78%)라는 PEF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KDB칸서스밸류 사모투자전문회사가 KDB칸서스밸류 유한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KDB칸서스사모투자전문회사는 산은, 칸서스자산운용을 포함해 6명이 출자하고 있다. 산은 출자지분은 70.6%다.

현재까지 해당 펀드를 통해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출자한 자금은 9500억원이다. 다만 그 외에 산은이 간접적으로 제공한 보증 금융 등을 모두 합하면 약 1조7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KDB생명을 계열 편입하면서부터 지난해 말까지의 KDB생명 총 유상증자 규모는 1조1500억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KDB생명의 지원은 계속됐다. 매각을 앞두고 무상감자, 유상증자 등 다방면으로 지원이 이뤄졌다. 2100억원의 후순위 공모사채 발행, 216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으로 KDB생명은 5000억원이 넘게 자본을 확충했으며 이는 모두 산은의 보증, 지원으로 가능했다.

다만 KDB생명 인수를 타진했던 원매자들의 요구 수준은 그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수가격을 놓고 막판 셈법이 서로 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원매자들은 주식 매각과는 별개로 산은에 50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입장에서는 추가 자금 지원 실행이 불가능했으리란 예상도 나온다. KDB생명에 지원 투입된 자금 1조7000억원에 5000억원 이상이 더 들어간다면 산은은 KDB생명 하나에만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붓게되는 셈이다. 더이상 매각의 목적이 자금 회수가 아닌 상황에서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을 결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다.

KDB생명 매각 딜 관계자는 "인수를 희망하는 입장에서 당시 논의되는 매각 가격과 인수자 측이 향후 인수 후 추가 투입해야 할 예상 자금 규모를 계산해 매각 측에 요구되는 추가 자금 지원 수준을 분석하기도 했었다"며 매각 측에 요구되는 자금 지원 규모는 5000억이란 얘기도 있었고 그보다 더 크게 언급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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