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제재감면' 엄중 스탠스…정영채 소송결단 영향줬나 회사차원의 사후수습 노력 별개 치부…제재수위 경감 가능성 희박 판단
손현지 기자공개 2023-12-21 09:00:0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에 이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중징계에 불복했다.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며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징계 처분 후 진행된 이의제기 기간동안 당국 차원에서 제재 감면에 대한 의지가 적다고 판단해 내린 결론이다.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측에 제재 대상인 회사 차원에서 진행한 배상과 사후수습 노력을 임원 개인의 제재 수위를 낮추는 근거로 활용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2주 이의제기 기간, 확고한 당국의 의지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초 제재심의위원회 측에 제재감면 요소로 여겨지는 항목 중 '사후 수습' 노력이나 '자진 신고'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규정 상으로는 '사후수습 노력'을 누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 조차 모호하다. 금융위는 임직원 제재와 관련된 사항인데 기관 차원에서 단행한 피해구제 노력을 임직원들이 개인의 제재 수위를 낮추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세부기준을 구체화하라는 지침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후 수습 노력과 자진신고를 일괄적으로 감면 사유로 적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기도 하다.
금융위원회의 금융기관검사및제재에관한규정에 따르면 '임직원 제재 시 사후 수습 노력과 자진신고 여부 등을 고려해 제재를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점이 기재돼 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상에도 '임직원 제재와 관련해 사고금액의 규모 손실에 대한 변상, 사후 수습·손실 경감을 위한 노력, 금융거래자의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 등 피해복구 노력'을 제재 감면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소송 vs 수용'
정영채 NH증권 대표는 지난달 29일 이후 주어진 이의신청 제기 기간 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위로부터 문책경고 결과를 통보받은 뒤,'수용'과 '소송'이란 선택의 기로에서 여러가지 방안들을 저울질했다는 후문이다.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문책경고 효력은 정지된다. 행정절차법에 따라 금융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하고, 해당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징계의 효력이 일정 기간 중단돼 경영일선에 복귀할 길이 열린다.
비슷하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도 당국과의 법적 공방 끝에 최종 승소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책임에 대해서 문책경고 '중징계' 처분을 받은 후 서울행정법원쪽에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재판부는 금융사의 내부통제기준이 마련할 의무가 아니고 준수할 의무로 보았다. 금융당국이 임직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정 사장의 중징계 확정 배경에도 라임·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손 회장과 비슷한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따라서 정 사장도 징계 취소·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당국과 대립각을 세워 불복 절차를 밟는 것이기에 부담은 컸다. 더욱이 소명 기간 내내 옵티머스 사태 초반부터 검찰에 자진신고를 하는 등 정영채 사장을 중심으로 사태 수습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환매 중단 발생 이후 분쟁 조정위 등에서 결정한 배상안을 받아들이는 등 사후 수습에 힘썼다는 점도 강조했지만 징계수위는 낮춰지지 않았다.
◇정영채, 27일 첫 공방전 시작
다만 이의제기 기간에도 확고했던 당국의 의지는 정 대표가 행정소송을 결정하는 계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에 문책경고 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본안소송은 행정14부에 배당됐다.
당장 이달 27일 행정14부 심리로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한 심문이 열린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29일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에게 금융사의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의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다.
정 대표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NH투자증권 대표직을 맡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금융위의 문책경고 중징계로 인해 연임뿐만 아니라 향후 3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문책경고 이상부턴 중징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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