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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확보 의지' LGD, 중국 LCD 공장 매각 속도 붙나 실행 시 1조원 내외 실탄 확보, 정철동 사장 결단 주목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21 08:32:2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0: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최후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거론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규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 확보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다른 카드로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이 꼽힌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무게중심을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옮기고 있다. 궁극적으로 LCD 부문 철수한 유력한 가운데, 해당 사업장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LCD 공장

◇계속되는 LCD 정리, 중국 공장 몸값 관건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에는 '향후 LCD 패널 사업 완전 철수 등 당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중대한 변동이 발생할 경우 이에 따른 손상차손 추가 인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LCD 시장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사로 읽힌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LCD 비중을 축소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TV용 LCD 생산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2022년 전체 매출에서 LCD 몫이 60%에 달했다면 2023년 50%, 2024% 40% 등으로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매각설이 이어지는 광저우 LCD 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50%까지 낮아진 상태다. 변수는 2024년이다. 올해는 내내 TV 시장이 부진했으나 내년에는 어느 정도 반등이 예상된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법적 분쟁 중인 중국 BOE를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LG디스플레이에 TV용 LCD 주문량을 늘릴 방침이다. LG전자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에 따라 해당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TV 패널 소싱 변화에 대한 문의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 관련 생산거점은 독보적으로 한 지역에 쏠려있고 최근 미·중 무역 문제로 고객들이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전략 변화를 원하는 상황으로 자사로 공급 요청이 늘었다"며 "(LCD 공장을 통해) 자사 및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내년 TV용 LCD 생산량을 1500만대로 증대할 전망이다. 현실화하면 올해(800만대)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옴디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 조달 물량 중 LG디스플레이 비중을 2023년 8%에서 2024년 16%로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각 여부는 '가치평가'에서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중국 TV 제조사 스카이워스가 광저우 LCD 공장 인수에 나섰으나 가격 협상 과정에서 결렬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시점에서도 중화권 업체 2~3곳이 LG디스플레이에 의견을 전달 중이라는 후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가동했던 중국 쑤저우 LCD 공장

업계에서는 광저우 LCD 공장 가격을 1조원 내외로 추정한다. 비교 대상은 지난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패널 회사 CSOT에 판 쑤저우 LCD 팹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생산라인에 대한 LCD 전공정 지분 60%, 후공정 지분 100%를 10억8000만달러(당시 기준 약 1조3000억원)에 넘긴 바 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LCD 적자가 지속하자 중소형 OLED, 대형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위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었다. 이들 분야에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활용됐다.

LG디스플레이는 당분간 중국 내 LCD 생산기지를 직접 운영할 방침이나 추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회사 입장에서는 적정한 가격이 아니라면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와 추진 중인 신디케이트론(2개 이상 금융기관이 공통 조건으로 융자하는 중장기 대출) 계약 등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체질개선 전문가' 정철동 사장의 선택은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2022년 금액 기준 대형 LCD 시장에서 15.6%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전부터 한국 TV용 LCD 생산라인이 정리되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중국 LCD 공장 규모가 작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매월 20만장의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광저우 LCD 공장은 글로벌 TV 회사의 인증을 받은 데다, 광시야각 기술(IPS) 등 노하우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다. 중국 쪽에서 이런저런 소문을 내가면서까지 협상을 시도하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정기인사에서 부임한 정철동 사장의 의중에 따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LG이노텍 대표이사 시절에도 수익성이 악화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 이력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내년 광저우 LCD 공장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 사장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 안팎에서는 가치가 높을 때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수 의향기업과 줄다리기를 잘 마친다면 1조원 이상 실탄을 조달할 수 있어 추가 유상증자 등을 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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