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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0'까지 밀린 LGD, 불가피한 선택 '유증' 올해 '사모채·LG전자 차입'으로 조달…4분기 턴어라운드 맞춰 주주배정 발표

김슬기 기자공개 2023-12-21 08:59:5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4: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선택했다. 증권사 IB들은 유상증자가 현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봤다. 현재 신용등급 'A0'까지 떨어져서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가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대주주인 LG전자가 참여할 수 있는 최대치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또한 올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적절한 시기에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대규모 유상증자 선택, 이 중 30% 가량은 채무상환에 사용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1조357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모집가액은 9550원이며 발행신주는 보통주1억4218만4300주다. 전체 발행주식수 대비 증자비율은 39.74%다. 다만 추후 주가 변동에 따라 발행가액이 바뀌어 유상증자 규모는 바뀔 수 있다.

최대주주인 LG전자는 19일 5173만7236주, 총 4941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발표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이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LG전자가 참여할 수 있는 최대치로 참여한 것이다. 증자 후 LG전자가 보유한 LG디스플레이의 지분율은 37.47%다.

시장에서는 LG전자 뿐 아니라 우리사주조합에도 20%를 우선배정하기 때문에 유상증자 물량을 채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향후 주가 변동 흐름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통상 유상증자는 지분가치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 자금의 용도를 보면 중소형 OLED 등 시설투자에 4159억원, 신제품 대응을 위한 원재료 매입에 5483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3936억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측 공식 자료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명시했으나 유증 대금의 29%는 채무상환에 쓰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할 때 유상증자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며 "주가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호응을 받기 어렵고 그만큼 기업들이 신중하게 선택하는 조달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주주들 손을 빌려 채무를 상환한다는 시선도 감내해야 한다.

◇ 신용등급 하락에 줄어든 선택지, 유상증자 통해 재무개선 노린다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2020년 2년간 적자를 낸 후 2021년 반짝 흑자전환했고 2022년 이후 다시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만 2조원대, 올 3분기까지 2조6000억원대의 적자를 봤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대규모 시설투자가 수반되는만큼 자금소요가 많아 재무적인 부담이 크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에 선제적인 투자를 했으나 중소형 OLED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2017년부터 중소형 OLED에 집중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순항 중이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그간 공모채, 사모채, 은행 차입 등으로 전방위적인 조달을 해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연결기준으로 올 3분기말 총차입금은 17조5564억원, 현금성자산 4조873억원이다. 순차입금 규모는 13조4690억원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초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정기평가 때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낮췄다.


2020년만 해도 AA급이었던 신용등급이 A0까지 떨어지면서 LG디스플레이 선택지가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는 공모채 시장을 찾지 않았고 사모채를 통해서만 자금을 끌어왔다. 금리는 7%대까지 올라갔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후에는 국내에선 사모채도 찍지 않았다. 대신 최대주주인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빌리면서 한숨 돌렸다.

결국 마지막으로 남은 수단이 유상증자였던 것이다. 그나마 올해 4분기와 내년에는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IB들은 LG디스플레이가 턴어라운드 시점에 맞춰서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분기 흑자를 발표한 후에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LG디스플레이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4분기부터는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고 OLED 쪽으로 체질 개선을 하겠다는 입장이니까 이런 에퀴티 스토리가 인정이 되면 유상증자도 무난하게 진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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