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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어드밴스드 "사모채 대신 FRN"…금리하락 '베팅' 100억 6%대 발행, 5%대 고정금리물서 선회…이달 초 신용등급 하락 이벤트

권순철 기자공개 2023-12-29 12:51:2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08:1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어드밴스드가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발행했다. 1년 전에도 FRN을 찍었지만 작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의 요구가 아닌 회사의 필요에 따라 발행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FOMC 이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협상력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들어서 신용도가 휘청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은 한 노치 하향 조정되었다. 신용도가 하락하면서 조달 비용이 상승한데 이어 5% 고정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방향도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 '금리 인하' 기대에 FRN 발행 조건 '유리'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에 따르면 지난 15일 SK어드밴스드는 3년물 사모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발행해 100억원을 마련했다. 표면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3.83%)에 가산금리 2.22%를 더한 6.05%로 결정되었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시장금리 변화에 맞춰 지급해야 할 이자가 확정된다. 이자 지급 의무는 내년 3월 15일부터 3개월마다 발생한다.

SK어드밴스드와 FRN의 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9월 30일에도 2년 만기의 사모 FRN을 찍어 200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FRN 표면 금리는 CD 91일물 금리에 2.03%p가 가산된 값인 5.83%이었다.
출처 : SK어드밴스드
회사 내부에서는 작년과 비교해 유리한 조건으로 FRN을 발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에는 회사 측 자금 사정보다 투자자들의 발행 요구가 더 강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보다는 투자자 쪽에서 FRN을 찍도록 리드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하면서 "당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레고랜드 사태가 가시화되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변동금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FRN을 발행할 이유도 커졌다.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이자 비용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정례 FOMC에서 내년 기준금리가 3차례 인하될 것임을 시사했다. 은행들도 최근 1년물 은행채로 FRN을 채택하고 있는 추세다.

SK어드밴스드도 금리 인하 기대를 염두에 두고 발행을 결정했음을 언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도 말까지 기준금리가 한두 번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하면서 "FRN의 기준금리가 되는 CD 91일물 금리도 하향 조정된다면 6.05%였던 표면금리가 5%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 1년 전보다 신용도는 '흔들'...5% 고정 사모채서 우회

다만 일각에서는 SK어드밴스드의 조달 여건 상 5% 대 고정금리부 채권을 찍기 쉽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작년부터 재무 부담이 누적되면서 신용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1년 전 FRN을 발행할 당시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은 'A0,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4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어드밴스드 회사채 신용등급을 '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과 나신평 모두 2021년 말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이 차입 부담 확대로 이어졌던 것이 하향 조정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SK어드밴스드의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말 19.3%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42.8%으로 상승했다.

향후 추가적인 등급 하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신평은 EBITDA 마진이 5% 미만, 차입금 의존도가 45%를 초과하는 경우를 하향 트리거 지표로 제시했다. 9월 기준 SK어드밴스드의 EBITDA 마진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3.5%, 42.8%였다. 한편 나신평은 하향 트리거 지표를 EBITDA 마진이 4% 미만, 부채비율이 150%를 초과했을 때로 설명했다. EBITDA 마진은 이미 트리거를 건드렸고 9월 부채비율도 124.7%를 기록했다.

신용도가 하락하면서 1년 전 대비 조달 비용도 상승했다. 통상 FRN 기준금리가 되는 CD에 가산금리가 더해져 표면이자율이 정해진다. 가산금리는 발행사의 신용도에 따라서 다른데 신용도가 낮을수록 더 높은 가산금리가 붙는다. 작년 FRN을 발행할 당시에 적용된 가산 금리는 2.03%였다. CD금리는 3.83%로 동일하지만 이번 FRN에 적용된 가산금리는 19bp 가량 덧붙여져 최종 표면이자율은 2.22%로 결정되었다.

고정금리부 채권을 발행하는 선택지도 고르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SK어드밴스드가 FRN 발행을 공시했던 15일 기준으로 한국자산평가에서 집계한 3년 동일 만기 사모채의 시장금리는 5.447%였다. 금리 측면에서 사모채 발행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음에도 발행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었다. 회사 측 관계자는 "5% 고정금리물도 태핑해보았지만 찍을 수가 없었다"고 하면서 "신용도 하락에 따른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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