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큐알티 점프업 스토리]국내 유일 반도체 검사 상장사 '시총 1조'의 길②이근육 최고재무책임자(CFO)

김혜란 기자공개 2024-01-02 12:54:14

[편집자주]

품질(Quality), 신뢰성(Reliability), 기술(Technology)의 앞 글자를 딴 큐알티(QRT)는 이름 그대로 반도체의 품질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제조사가 정한 스펙대로 실제로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메모리든, 시스템 반도체든 반도체는 이런 '신뢰성 평가' 과정을 거치며 진화한다. 40년 노하우를 쌓은 큐알티의 가치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개발 흐름을 타고 크게 빛나고 있다. 이제는 불량 분석과 장비 개발 사업으로까지 입지를 넓히고 있는 큐알티를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큐알티는 '시가총액 1조원'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현재 시총은 2000억원 수준이지만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더 큰 비전을 바라보게 한다. 지금까지 주력이었던 신뢰성 평가뿐 아니라 종합분석과 반도체 테스트 장비 사업이 큐알티의 신성장동력이 돼줄 것이란 기대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큐알티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근육 전무(사진)는 "앞으로 종합분석 사업의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사업인 장비 개발 사업에도 굉장히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장비 개발은)안 가본 길이지만, 성장하려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뢰성 평가와 종합분석이 용역(서비스) 영역이라면 장비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성격이 다르다. 큐알티의 경영과 재무전략을 총괄하는 이 전무를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큐알티 광교비전캠퍼스에서 만났다.

◇올해 바닥 찍었다, 내년 신사업 성장 본격화

큐알티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약 415억원, 영업이익 약 28억원이었다. 2021년만 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19억원, 165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약 596억원, 103억원으로 감소한 뒤 올해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불황이 닥치면서 고객사들도 반도체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였고 이에 따라 새로 개발되는 반도체를 검사하는 전문 업체인 큐알티도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업황 반등이 예상되는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세를 기대할 수 있단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이 전무는 "올해가 바닥이었다"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고 신사업까지 힘을 받으면 내년에는 최대 실적도 도전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사업인 종합분석 매출 비중이 올라오고 있단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뢰성 테스트 사업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종합분석이 약 25% 매출 비중까지 성장했다. 이 전무는 "(불황으로) 신뢰성 테스트 부문 매출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나 종합분석 매출도 늘었다"며 "지금까지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신뢰성 평가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종합분석 쪽에 더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큐알티는 올해 장비 개발 사업도 본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소프트에러(Soft Error) 검출 장비를 자체 개발했고 5세대이동통신(5G) 전용 무선주파수(RF) 반도체 수명평가 장비는 첫 공급을 앞둬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앞으로 큐알티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적극적으로 키운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전무는 "고객사가 의뢰한 신뢰성 평가를 하다가 (글로벌) 규격에는 있으나 테스트하려면 없는 장비들을 직접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벨리온과의 협업 의미

큐알티는 올해 의미 있는 업무협약(MOU) 소식을 전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리벨리온과의 MOU을 체결했다. 리벨리온이 개발하는 AI 반도체의 정밀한 신뢰성 평가와 종합분석을 담당하기로 했다. 광교비전캠퍼스 2층에 리벨리온과 함께 AI 칩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실(LAB)도 마련했다. 이곳에서 양사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업무 협의를 하고 있다.

이 전무는 "AI 칩은 고가인 만큼 특히 신뢰성이 중요하다"며 "리벨리온과 신뢰성 테스트 장비도 공동 투자하며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큐알티의 역할은) 리벨리온이 AI 생태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리벨리온이 성공하면 큐알티에도 굉장히 중요한 고객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리벨리온과의 협업 모델이 안착하면 다른 국내 AI 팹리스와도 접점을 넓혀갈 수 있을 거란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세계적 수준의 AI 칩을 개발하는 리벨리온이 큐알티와 협력에 나선 것에서 알 수 있듯 고부가가치 반도체는 특히 신뢰성 테스트 과정이 중요하다. 엄격한 품질과 신뢰성을 인증받아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AI용 메모리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HBM 제품도 큐알티의 신뢰성 평가를 거치고 있다. 기존 D램보다 고성능·고용량 반도체인 만큼 신뢰성 테스트 과정이 훨씬 까다롭고 그만큼 큐알티에는 고부가가치인 '효자' 제품이다.

지난 11월 진행한 큐알티와 리벨리온의 업무협약(MOU) 행사 사진(사진제공:리벨리온)

◇캐펙스 증가한 까닭

큐알티는 올해 3분기까지 캐펙스가 약 236억원으로 다소 늘었다. 2021년(약 169억원)과 지난해 말(약 191억원) 캐펙스(CAPEX·설비투자액)를 3분기 만에 이미 웃돌았다. 이는 광교비전캠퍼스 건축과 연구 시설 조성 등에 투자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큐알티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도 입주했는데 분양 계약금도 캐펙스에 잡혔다.

이 전무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으나 인력도 많이 뽑고 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앞으로도 이 부분은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종합분석 사업분야에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반도체 불량 메커니즘을 규명할 때 쓰이는 첨단 현미경인 TEM(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을 사들인 것이다. 지금까지 TEM을 활용한 분석은 큐알티도 외부 국책기관에 맡겼는데 이번에 내재화해 분석 시간을 확 단축하기로 했다. TEM은 한 대당 50억원이 넘는 고가 장비라 민간기업이 보유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이 장비는 내년 초 들어오기 때문에 내년 캐펙스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