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이월드, 토스 업고 상한가…밸류업 기반은 '랩그로운'상장 시동 계열 '토스뱅크' 지분투자 덕봐, 본업 쥬얼리시장 개척 '반전 도모'
변세영 기자공개 2024-01-03 07:12:5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장기간 주식시장에서 소외됐던 이월드가 오랜만에 '급등'을 이뤄냈습니다. 20일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29.98% 오른 1695원에 거래를 마치고 상한가에 직행했죠. 연초 1월 13일 최고가인 1630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52주 신고가입니다. 이는 7거래일 만에 플러스 전환입니다. 21일에는 장중 한때 2150원을 터치하기도 했지만 종가는 전일 대비 2.42% 오른 1736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월드는 이랜드그룹 내 유일 상장사입니다. 2010년 C&우방랜드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명칭인 '이월드'가 됐습니다. 이월드 주가는 지난해 4월 2725원을 기록하며 3000원에 근접했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중간에 소폭 등락은 있었지만 추세를 바꿀만한 흐름은 아니었죠.
기간 범위를 늘려 보면 주가 부진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월드 주가는 2019년 11월 주당 6000원에 육박했습니다. 지금보다 3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됐죠.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당시 주가는 급격하게 하락하며 최근 100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Industry & Event
이월드가 이례적으로 상한가를 달성한 건 '토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번 주 초 국내외 대형 증권사에 상장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배포해서죠.
2013년 출범한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비롯해 인터넷 은행, 증권 등 사업을 전개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랜드그룹은 비바리퍼블리카 지분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토스뱅크 보통주와 전환주를 상당량 보유하고 있죠.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전환주를 포함해 비바리퍼블리카(38.39%), 이랜드월드(10%), 한화투자증권(10%), 하나은행(7.78%),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28%)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월드는 사실상 본업이 아닌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지분투자 덕분에 주가가 움직였던 겁니다.
이월드의 사업구조는 테마파크와 쥬얼리 투트랙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중 메인은 단연 '쥬얼리'입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쥬얼리 사업부 매출액은 1502억원에 달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0%가 넘었죠.
그런데 코로나를 거치면서 중저가 쥬얼리 인기가 주춤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대거 폐점하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860억원까지 줄었습니다. 그간 이월드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긍정적인 건 쥬얼리 사업이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죠. 신규 활로로 등장한 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 Diamonds)'입니다. 이름 그대로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들어진 보석입니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화학적 성질이 동일하지만 자연채굴 원석 대비 20% 가격으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젊은층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월드는 국내 대기업 쥬얼리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랩그로운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죠. 올해를 기점으로는 '파인쥬얼리'를 표방하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Market View
더벨은 최근 4년간 자료를 모두 찾아봤지만 증권사에서 이월드를 다룬 리포트는 없었습니다. 아직은 시가총액이 2000억원대로 작아 시장의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이월드의 사업군이 테마파크와 쥬얼리인 만큼 패션이나 화장품 등 동일 섹터로 묶일 만한 곳이 없다는 점도 리포트가 나오기 어려운 현실이라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쥬얼리 업체인 시그넷 주얼러스(SIGNET JEWELERS)와 브릴리언스어스그룹(Brilliant Earth Group)의 전망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월드의 전망도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향후 1년 뒤 시그넷 주얼러스의 주가는 최저 90달러, 최고 119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중간 값은 110달러로 이는 현지시간 12월 20일 주가(103.01) 대비 6.7% 높은 수치입니다. 시그넷 주얼러스는 온라인 보석업체 블루나일 등을 보유한 미국 보석전문 기업입니다.
같은 기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리딩 업체 브릴리언트어스그룹은 현재 주가가 3.42달러지만 1년 뒤 최고 6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 브릴리언트어스그룹을 다룬 애널리스트 7명 중 5명이 매수 의견을 냈습니다.
◇Keyman & Comments
이월드에서 IR을 비롯해 자금 전반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박위근 이사입니다. 고려대를 졸업한 박 이사는 지주사인 '이랜드월드' 자금팀장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입니다. 1985년생으로 30대 후반이지만 이월드를 포함해 이랜드리테일에서도 CFO를 맡고 있을 만큼 그룹에서 큰 신임을 얻고 있습니다.
더벨은 이번 기사를 기획하면서 박 CFO와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주가가 부진한 배경이나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직접 의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다만 박 CFO의 업무 일정상 대면 및 통화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홍보실을 통해 질의를 전달해 서면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박 CFO는 "2010년 이월드 인수 후 최초로 지난 10월 IR 및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월드의 향후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IR팀과도 컨택했습니다. CFO가 큰 그림을 그린다면 IR팀은 CFO 직속 체제에서 공시를 담당하고 주주들과 소통하는 곳죠. 김무현 IR팀장은 쥬얼리와 테마파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김 팀장은 "매출의 큰 포션을 차지하는 쥬얼리 부문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파인쥬얼리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테마파크 부문은 핵심인 콘텐츠 혁신 및 강화를 통해 국내 톱3 테마파크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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