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변화와 도전] 국내 인터넷 방송 시장 지각 변동, 베타 '치지직' 영향은②양 플랫폼 대결 '게임 스트리밍 점유'서 판가름, 기부경제선물 매출 다각화가 핵심
이민우 기자공개 2023-12-26 08:20:57
[편집자주]
국내 인터넷 방송 시장은 변화기를 맞이하고 있다. 트위치코리아 서비스 철수와 네이버 진출이라는 거대 이슈가 발생했다. 복잡한 상황 속 생존에 성공한 아프리카TV는 이를 주시하며 사업 도약에 나섰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서 이미지 제고와 글로벌 플랫폼화를 통한 매출 다각화가 주된 목표다. 시장 변혁기 속 새로운 도전에 돌입한 아프리카TV의 모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프리카TV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른 네이버의 치지직은 지난 19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와 시청자 사이에선 화질, 결제 등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치지직이 게임 스트리밍을 주력하는 만큼 네이버 측에서 초기부터 방송 환경에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다. 아프리카TV는 치지직의 위협에 맞서 1440p 해상도 등 한 단계 높은 화질 지원을 실험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치지직과 아프리카TV 양 플랫폼의 첫 번째 대결은 트위치코리아 방생 스트리머 영입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아프리카TV는 현재 ‘보이는 라디오’를 주력으로 한다. 게임 콘텐츠 비중이 높았던 트위치코리아 스트리머를 영입하면 기부경제선물 매출 구성을 다각화할 수 있다. 네이버 산하라 규제 리스크로 인해 게임 스트리밍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치지직 경쟁력을 깎는 것은 덤이다.
◇’네이버표’ 치지직, 업계 “화질 등 선방”…게임 스트리밍서 아프리카TV 위협
치지직은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서비스를 오픈하고 현재 베타 운영하고 있다. 릴카 등 일부 인기 스트리머를 초빙해 치지직 환경에서 스트리밍을 진행하도록 지원 중이다. 기존 트위치 등 게임 방송처럼 채팅과 팔로우, 후원용 재화인 ‘치즈’ 결제와 후원도 가능하도록 했다. 트위치와 유사한 영상 포함 후원의 경우 내년 2월 중으로 오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방송 업계는 치지직에 대해 개선점도 있으나 대부분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국내 MCN 한 관계자는 “고무적인 점은 치지직이 베타 운영 기간 동안 큰 연결 오류나 운영 상 문제없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이라며 “테스트를 직접 진행해 본 스트리머가 내린 화질 등 방송 환경 평가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용자, 업계가 주목하는 점은 치지직의 화질과 결제 시스템이다. 특히 치지직은 베타 운영부터 △해상도 1080p △60프레임 △1만kbps에 육박하는 비트레이트 등 고화질을 지원했다. 주력으로 가져갈 게임 스트리밍은 고려한 조치다. 업계에 따르면 치지직은 향후 한 단계 더 높인 1440p 수준 화질을 기본 지원할 계획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 시스템은 네이버페이를 연동 편리성과 마일리지 적립도 가능한 점에 호평이 많았다.
아프리카TV도 화질 측면에서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다. 최근 플랫폼 내 일부 게임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해상도 1440p, 1만6000kbps 비트레이트 방송 권한을 부여해 시범 운영에 나섰다. 철권으로 유명한 ‘무릎’이 대표적으로 향후 타 스트리머로 확대될 전망이다. 치지직 베타 운영, 트위치코리아 서비스 종료와 같은 시기 진행된 점에서 아프리카TV 역시 게임 스트리밍 시장 전운을 크게 의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MCN 업계 관계자는 “해상도, 비트레이트 외 사용 코덱이나 전송률 등에 따라 체감 화질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 수 있어 수치만 보고 어떤 서비스가 좋다고 속단하긴 어렵다”며 “치지직, 아프리카TV 모두 그리드 시스템을 써도 고화질 지원 시 데이터 전송량도 상당할 텐데, 이를 감수하고 고화질 서비스를 완전히 무료화할지 아니면 수익모델로 삼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 핵심은 트위치코리아 방생 스트리머 영입, “영역 구분 큰 의미 없을 수도”
업계는 치지직을 두고 네이버의 노하우 등에 힘입어 상당한 성장세를 이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치지직은 최근 정부의 플랫폼 규제법 등을 고려했을 때, 게임과 E스포츠 등 비교적 통제가 쉬운 방송 콘텐츠 영역에 집중할 것으로 여겨진다. 아프리카TV 경쟁력이 치지직 등장에도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 분위기가 형성됐던 주요 배경이다.
현재 아프리카TV의 대표적인 핵심 콘텐츠는 ‘보이는 라디오’다. ‘보이는 라디오’는 게임 같은 특정 콘텐츠보다는 스트리머나 시청자 토크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방송 형태다.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 주요 수익인 ‘기부경제선물’ 매출의 절반 내외가 ‘보이는 라디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면에선 잠재력이 상당하지만 ‘보이는 라디오’는 특성상 내용과 진행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플랫폼 측에서 모니터링을 지속하더라도 지나친 선정성, 자극적인 콘텐츠 등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국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카카오와 함께 정부 규제 최전선에 있는 네이버로는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영역이다.
결국 아프리카TV와 치지직 간 경쟁은 게임 스트리밍 분야에서 판가름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대결 영역은 트위치코리아에서 방생될 게임 스트리머 영입이다. 트위치는 유독 게임 콘텐츠 비중이 높은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아프리카TV가 트위치코리아 방생 게임 스트리머를 영입하면 보이는 라디오에 치중됐던 기부경제선물 매출 비중을 다각화할 수 있다.
다만 일부에선 보이는 라디오와 게임 스트리밍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게 크게 의미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MCN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 시청자를 보유한 스트리머는 방송 콘텐츠를 게임이나 보이는 라디오 등 한 가지로만 가져가지 않는다”며 “치지직 활동 스트리머가 어떤 방송에선 보이는 라디오 유형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는 셈으로, 무조건 아프리카TV 영역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 속단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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