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 엮인 디티앤씨알오, 해외 진출 결실 '임박' 코스닥 새내기주, 임상시험수탁 선도업체…조단위 글로벌 시장 노크
서하나 기자공개 2023-12-22 11:34:2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디티앤씨알오 주가가 22일 오전 장중한 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디티앤씨알오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55분 기준 1만500원으로 전일보다 약 29.95%(2420원) 상승했다. 거래 개시 한 시간만에 거래량도 285만5502주를 넘어섰다. 직전 거래일(21일) 하루동안 거래된 271만5450주를 넘는 규모다. 평상시 수준과 비교하면 거래량 증가폭은 더욱 컸다.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거래량이 481만주에 불과했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주가는 여전히 상한가를 지키고 있다. 거래량도 한 시간 전보다 소폭 늘어난 288만7606주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매도했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 35만주를 순매수했다. 이를 받은 건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 기간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매수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그 결과 5일 전 3.12%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율은 직전일 0.65%로 하락했다.
◇Public Announcement
디티앤씨알오는 국내 유일한 풀서비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이다. CRO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사나 의료기기 제조업체, 건강기능식품 개발사, 연구기관 등으로부터 비임상과 임상시험을 위탁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객관적 시험 결과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을 말한다.
디티앤씨알오는 특히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화학물질 및 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비임상시험 및 임상시험 용역을 제공하는 풀서비스 CR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효능, 안전성, 임상, 분석까지 CRO 전 영역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주요 매출은 안정성사업 분야에서 거둔다.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약 258억원 가운데 약 117억원(45.3%)을 안정성사업 분야에서 냈다. 이어 임상사업(72억원, 27.9%), 분석사업(51억원, 19.9%), 효능사업(18억원, 6.9%)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직전 연도 매출별 비중도 이와 비슷했다.
디티앤씨알오는 최근 적극적으로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600평 규모의 효능평가센터를 완공했고 5월부터 안정성평가센터 리모델링을 통한 증설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신약개발 초기 필수 실험을 위한 PK/PD센터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시설 투자 비용은 대략 314억원 규모다.
디티앤씨알오는 투자 확대로 소화 물량을 늘려 국내 유일의 풀서비스 CRO로서 강점을 극대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설비 확충에 따라 효능평가센터는 24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안전성평가센터는 22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수용 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 준공을 목표 중인 경기도 용인 PK/PD센터를 통해 약 400억원 수준의 수용 능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티앤씨알오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신규 상장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자 받았다. 2019년 10월 상장 대표주관사로 키움증권을 선정하고 약 3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또한 디엑스앤브이엑스, 씨나젠테라퓨틱스, 바이오솔빅스 등 바이오 기업들과 바이오의약품 개발 관련 MOU(양해각서)를 맺으면서 신약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MOU를 통해 각종 암과 석유화 질환, 동반 진단, 오가노이드 개발 등을 함께 추진한다.
실적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2020년 개별기준 20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44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1억원에서 53억원, 당기순이익은 2억원에서 53억원으로 불었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1~3분기 매출 259억원을 냈는데 하반기 적자전환하면서 영업손실 41억원, 당기순손실 39억원 등을 기록했다.
◇Peer Group
디티앤씨알오는 생명과학 도구 및 서비스 기업으로 분류된다. 주요 유사 기업으론 레고켐바이오, 씨젠, 바이텍메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등이 꼽힌다. 해당 업종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7% 상승했는데 전체 37곳 기업 중에서 16곳이 상승했고 17곳은 하락, 나머지 4곳은 보합세를 보였다.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두드러진 기업은 단연 상한가를 친 디티앤씨알오였다. 이어 세포 분석 공정 기업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12.67%의 상승률을 보였고, 합성신약 연구개발 기업 레고켐바이오(4.7%),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 EDGC(3.07%) 순으로 높았다. 반면 큐러블(-15%), 피씨엘(-3.08%), 바디텍메드(-2.57%) 순으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Shareholder Status
디티앤씨알오 지배구조는 표면상 최대주주는 모기업인 디티앤씨이지만 실질적으론 박채규 디티앤씨그룹 회장겸 디티앤씨알오 대표이사가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우선 디티앤씨알오 최대주주는 디티앤씨로 3분기 말 약 41%(520만주)의 지분율을 보인다. 여기에 박채규 회장이 1.4%(17만6000주), 김광호 휴사이언스 임원 1.3%(16만5876주), 선덕성 디티앤씨알오 사장 0.7%(8만4000주), 김종영 랩티 임원 0.1%(2만주) 등을 보유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44.5%를 나타냈다.
디티앤씨알오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박채규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대주주(지분율 38.5%)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박 대표의 친인척과 등기임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지분율이 40.49%에 이른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전무해 지배력이 굳건한 편이다.
박채규 회장 1961년생으로 부산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 엔지니어, 일본기업인 Tokin EMC Engineering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디지털이엠씨, 디티앤씨 대표이사를 거쳐 2018년 1월 디티앤씨알오 대표이사에 올랐다. 디티앤씨그룹은 랩티,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디티앤씨알오, 디티앤사노메딕스, 디씨제이(DCJ), 디티앤씨 비나(Dt&C VINA), 디티앤씨 차이나(Dt&C China) 등 자회사를 두고 있다.
◇IR Comment
디티앤씨알오 IR 담당자와는 두 번의 통화 끝에 어렵지 않게 연결됐다. 이날 디티앤씨알오의 주가를 움직인 배경은 정치 테마주로 엮였기 때문이라는 시장의 관측에 대해 문의했다. 시장은 디티앤씨알오에 재직 중인 이성규 이사(이사회 비상근 사외이사)가 한동훈 장관과 서울대 법대, 미국 컬럼비아 로스쿨 동문이란 점에서 디티앤씨알오를 정치 테마주로 묶었다.
담당자 역시 해당 부분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이와 더불어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디티앤씨알오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디티앤씨알오 IR 담당자는 "상장 전 일본, 베트남 등 해외 진출을 이야기했는데 실제론 이보다 많은 글로벌 국가를 방문해 진출 기회를 찾고 있다"며 "적자를 감안하면서 설비 투자 등에 투자했고 해외 컨퍼런스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기업과 손을 잡고 있는데, 이 모든 게 '씨앗'을 뿌리는 단계다보니 곧 '수확'의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사실 최근 바이오·벤처 분야 투자가 많이 위축돼 시황 자체는 좋지 않다"며 "CRO는 임상을 해야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인데 국내 임상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보니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티앤씨알오는 현재 전체 매출의 100%를 국내 임상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전체 매출 약 327억원 중에서 약 6억원, 440억원 중에서 6억원 가량을 수출로 거두기도 했는데 올해는 모든 매출을 내수에서 거뒀다.
글로벌 CRO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CRO 시장 규모는 약 70조2216억원(54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후 연평균 10.5%씩 성장해 2027년엔 약 140조7032억원(1082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 [VC 투자기업]빅오션이엔엠, 뮤지컬 제작사 T2N미디어 인수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HS효성첨단소재, 3년만에 '공모채' 노크…차입만기 늘린다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