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상한가]수주 단비 내린 인베니아, 맘 떠난 외인 돌아올까중국 기업 206억 규모 계약 체결 주가 '들썩'
정유현 기자공개 2023-12-20 11:18:2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인베니아의 주가가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20일 오전 11시기준 인베니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7원(29.93%)오른 1463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베니아의 주가는 이날 장 오픈 2분만에 바로 상한가로 직행했다.
거래량을 살펴보면 최근 10거래일간은 10만주 아래서 거래가 진행됐다. 움직임이 크지 않지만 18일에 1만5110주가 거래됐는데 19일에는 9만5910주의 거래량을 기록하는 수준이었다. 이날은 장이 열린지 한 시간 만에 388만주 이상이 거래됐다.
지난 5거래일 동안 기관의 거래는 미미했다. 13일과 14일 각각 4035주, 4817주를 순매매고 최근 이틀간은 거래량이 제로(0)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매도세가 거셌다. 12월 4일부터 19일까지 12일 연속 물량을 던졌다. 이에 따라 1%대였던 외국인 보유 비율이 19일 기준 0.74%로 낮아졌다.
◇Public Announcement
2001년 설립된 인베니아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장비 전문기업으로 일본 업체에 집중된 건식 식각(Dry Etching) 장비를 국산화한 업체다.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3년 LG디스플레이에 OLED TV 패널제조용 양산장비를 수주하면서 세계 최초로 8.5세대 OLED TV 패널제조 장비를 공급했다. 현재는 10.5세대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방 산업 업황에 실적이 연동되다 보니 인베니아의 실적 변동성도 높은 편이다.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설비투자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던 2017~2018년 인베니아의 매출 규모는 1700억~1800억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외형이 매년 줄고있다. 2019년 매출 약 1461억원, 2020년 약 1410억원, 2021년 1343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약 568억원에 불과했다.
수익성도 급감했다. 지난해의 경우 126억원대 영업 적자를 내며 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까지도 외형과 수익성 축소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연결 기준 매출은 66억6492만원, 영업적자는 140억7530만원이다. 매출은 약 87%가 감소했고 영업적자 폭은 확대됐다.
3분기 말 기준 인베니아의 수주 잔고는 625억원 수준이다. 국제회계기준 IFRS 수익 인식법에 따라 수주를 받아도 장비를 완성해 납품해야 매출로 인식할 수 있다. 기존 수주건이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아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Peer Group
인베니아는 디스플레이 장비 및 부품 업종으로 묶인다. 같은 업종에서는 20일 오전 베셀(21.79%), 럭스피아(14.25%)가 상승하고 있다. 주가가 빠지는 종목들의 하락세도 거세지 않은 편이다. 아이컴포넌트가 3%대, 유아이디, 코이즈가 2%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니아는 증시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인베니아뿐 아니라 OLED 수혜주 중에서는 선익시스템도 3%대, 야스, 케이피에스, 제이스텍 등도 1%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인베니아는 범 LG가(家)인 LIG 그룹의 계열사다.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의 두 자녀인 구동범 부회장과 구동진 사장이 각각 9%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약 20%대 지분율 보유하고 있던 구자준 전 회장이 두 형제에게 시간차를 두고 지분을 증여하는 작업을 통해 2018년 승계가 마무리된 상태다.
구강모군 2.25%(52만3000주)과 구연지양 1.8%(41만8000주), 구윤아양 1.14%(26만5000주)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올라있다. 이들은 모두 구동범 사장과 구동진 부사장의 자녀들이자 대부분 아직 미성년자다. 가족과 임원, 계열사 등 특수 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8.58%다. 소액 주주 비율은 57.25%다.
◇IR Comment
더벨은 이날 주가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해 인베니아의 분기보고서에 명시된 대표 번호를 검색했다. 인베니아의 공시 책임자는 민창기 이사다. 삼성전자와 삼성자동차 등을 거친 인물로 약 7년 전에 인베니아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인베니아의 본점 소재지는 파주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이고 지축 사옥은 경기도 덕양시 지축2로에 위치해있다. 공장과 사옥이 경기도에 위치하지만 대표 번호는 서울 지역으로 표기된 상태다.
02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을 했고 한국말 안내를 받기 위해 1번과 # 버튼을 눌렀다. 중국 고객사도 많은 만큼 1번을 빠르게 누르지 않을 경우 중국어 안내문이 흘러나온다. 내선 번호 안내를 들었지만 'IR이나 주식 담당' 번호는 없었다. 기타 안내 0번을 눌러 한 직원과 통화됐고, IR 조직 혹은 언론 응대 담당자와 통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직원이 담당자 연결을 해줬지만 오랫동안 통화음만 울리다 '지금은 담당자가 부재중입니다'라는 안내 멘트와 함께 통화가 끊겼다.
시장에선 전일 인벤니아의 '단일 판매 공급 계약 체결' 공시에 집중했다. 인베니아는 중국의 우한 차이나스타 (Wuhan China Star Optoelectronics Technology Co., Ltd.)와 206억8194만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장비 이전 및 설치 용역을 체결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는 인베니아의 최근 매출액 대비 36.4%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4년 5월 15일까지다.
오랜만에 대규모 계약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OLED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디스플레이 업계의 대규모 투자나 협업 소식에도 인베니아 주가는 반응하는 편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고급 TV 패널을 공급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자 주가가 한때 2000원을 터치했다. 이에 4월 4일 한국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 당시 공시 작성책임자인 민창기 이사는 "주가 및 거래량에 대한 영향을 신중히 검토하였으며, 최근의 현저한 시황변동과 관련하여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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