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KDB생명 매각 실패에 산은법 영향 미쳤나 원매자 추가 요구에 제약…보험업법·은행법, 금융위 감독규정 따라 한도 결정
서은내 기자공개 2023-12-26 08:06:0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이 KDB생명을 매각함에 있어 원매자들의 희망 사항이었던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어려웠던 데에 산은법상 출자·보증 제한 규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산은은 KDB생명이 직·간접적으로 약 1조7000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또다시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기란 규정상 불가능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산은법은 타 법인에 대한 출자 제한, 개인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규정을 두고 있다. 자회사에 대해서도 출자, 신용공여에 일정한 제한이 따른다. 다만 산은이 매각을 추진 중인 HMM의 경우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서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인 반면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분을 소유한 손자회사다.
현재 손자회사에 대한 규정이 명확히 산은법상 명시돼있지는 않다. 이런 경우 금융위원회의 감독규정 혹은 업무지침 등으로 제한이 정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제한 규정이 자회사보다 손자회사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KDB생명에 추가로 행할 수 있는 자금의 지원, 보증에 제한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KDB생명의 주요주주 구성을 보면 9월 말 기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가 67.88%,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회사가 27.78%, 금호건설이 0.63%, 금호석유화학이 0.24%, 아시아나항공이 0.15%, 광주은행이 0.14%, 우리사주조합이 0.13%, 기타주주가 3.05%의 KDB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가 KDB생명의 최대주주이며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회사는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의 최대주주로서 KDB생명 지분도 보유하는 구조다. 지분 구조 정점에 있는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회사는 산은, 칸서스자산운용 등 6명의 출자자가 출자한 펀드이며 산은의 출자지분이 70.6%로 가장 높다.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에 출자한 산은 외의 출자자로는 칸서스자산운용(2.3%)아시아나항공(3.07%), 코리안리(4.02%) 등이 있다. 금호건설,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등은 KDB생명에 대한 직접 지분도 보유하고 있으며 올들어 무상감자와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들의 직접 보유 지분율은 기존 대비 소폭 줄어든 상태다.
산은이 직접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가 아닌 펀드를 통해 한단계 거친 이같은 손자회사 형태의 지분 구조는 일반적인 산은 자회사와는 산은법상 또다른 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손자회사에 관한 투자 또는 신용보증 지원 규정이 뚜렷하게 산은법에서 명시돼 있지는 않다. 다만 자회사에 대해서는 출자 등의 제한 관련 조항이 명시돼있다. 산은법 상 자회사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의 100분의 15를 초과하는 주식을 소유하는 회사다.
산은법 33조의 1항 세부항목에는 '한국산업은행이 의결권있는 발행주식 100분의 15를 초과하는 주식을 소유하는 회사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업종에 속하는 회사에 대한 출자로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각 자회사에 대한 출자 총합계액은 한국산업은행 자기자본의 100분의 20을 초과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또 33조 2항은 '한국산업은행은 자회사와 거래할 때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면서 그 행위로 '자회사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한도를 초과하여 신용공여를 하는 행위,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하여 신용공여하는 행위, 자회사 주식을 매입시키기 위해 신용공여하는 행위'를 각각의 항목으로 두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신용공여의 제한을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한도'로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가 정하는 한도란 통상 내부공문이나 업무지침 등의 형식으로 운용 중이다. 각 법에 위임을 받아 금융위가 정한 감독규정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손자회사에 대한 규정이 따로 돼 있지 않은만큼 자회사에 포함된다고 볼 때 펀드를 통한 출자 등의 구조나 보험업법, 혹은 금융위의 감독 규정등을 통해 KDB생명에 대한 지원, 보증 규모에 제한이 따랐을 것이란 의미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회사든 손자회사든 해당 회사가 보험회사인 경우에는 보험업법이 적용된다"며 "그외에도 보험사 대주주에 대한 동일인 여신 한도가 있고 은행법 동일인 여신공여 한도, 본인이 주주인 회사에 금융을 제공하는 것의 한도 등 여러 문제가 각각 있고 그에 따라 지원 규모 제한이 달라지므로 일괄적으로 규정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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