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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포커스]공개매수 실패, 지배구조 향한 문제제기는 '유효'최소 공개매수 물량 확보 못해, 조현범 회장 CEO리스크 여전히 과제

김지효 기자공개 2023-12-22 18:14:1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추진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 실패했다. MBK 측이 당초 계획한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는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매수를 추진하며 던진 한국앤컴퍼니의 CEO 리스크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문제제기는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마감 시점까지 접수된 공개매수 물량은 MBK파트너스 측이 내건 최소 공개매수 물량에 미달하는 수준에 그쳤다.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종료일은 25일이지만 토요일부터는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이날이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만6380원에 마감했다.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2만4000만원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시세 차익 실현이 가능하지만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공개매수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MBK 측은 계획한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MBK 측이 공개매수의 이유로 내건 한국앤컴퍼니의 CEO 리스크와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는 유의미했다는 평가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구속 상태였던 조 회장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아직 재판은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사법리스크가 확실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앤컴퍼니의 CEO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4남매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3차 형제의 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2020년 벌어진 1차 형제의 난과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는 모두 조양래 명예회장이 조현범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고령의 조 명예회장이 다음 분쟁에서도 조 회장의 편에 설지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앤타이어그룹 4남매가 경영권을 쥐고 있는 한 완전히 해소될 수 없는 리스크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경영권 세습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MBK와 이번 공개매수에 협력한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조희원씨 등 3남매는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하겠다는 의견을 확고하게 피력했다. 조 회장 개인의 도덕적 해이로 불거진 리스크뿐만 아니라 경영권 세습에서 비롯된 지배구조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다.

MBK 측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한국앤컴퍼니는 부실한 지배구조와 대주주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탄탄한 펀더멘털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임에도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ESG 경영은 세계적인 흐름이며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가장 취약해 기업가치 할인요소로 평가 받는 거버넌스, 즉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MBK는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로 그간 여러 기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을 인수한 뒤 다양한 인수 후 통합(PMI) 전략을 구사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전문가다. 코웨이, 두산공작기계, 오렌지라이프 등이 대표 사례다. 스페셜시츄이에션펀드(SSF)를 론칭한 2017년 이후에는 단순 바이아웃, 소수지분 투자를 넘어서 회사의 구조조정이나 회사 분할, 예상치 못했던 주주구성 변화, 자산매각 등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이번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MBK는 SSF를 통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공표한 효과를 얻었다. 지배구조 개선을 바라는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MBK의 문을 두드릴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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