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손잡고 추진 중인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번 공개매수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맡은 공개매수 가운데 첫 실패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우호세력 등을 통해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 조 회장이 사실상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고문 측이 진행하고 있는 공개매수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번 공개매수가 실패하면 주관사인 한투증권은 수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공개매수 주관업무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약 25억6000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공개매수가 실패한다면 계약에 따라 최소 수수료만 수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수료 수취보다 우려되는 건 향후 평판 악화다. 이번 한국앤캠퍼니 공개매수가 실패한다면 한투증권이 올해 맡은 공개매수 가운데 첫 실패 사례로 기록되게 된다.

한투증권은 올해 공개매수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하는 에스엠 공개매수,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주관하는 한샘 공개매수 주관업무를 맡았다. 앞서 진행한 건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공개매수를 마쳤다. 해당 공개매수를 통해 한투증권은 각각 15억원, 3억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이며 성공적인 트렉레코드를 적립했다. 하지만 이번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로 오점을 남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공개매수는 한국앤컴퍼니그룹에 적대적인 M&A 거래라는 점에서 향후 기업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국내 재벌가를 적대관계로 둘 수 있는 어려운 거래”라며 “국내 대기업은 여전히 재벌가 네트워크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대기업 대상 영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IB업계의 관계자는 “향후 정책에 따라 공개매수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들이 나중을 대비해 성공적인 트렉레코드를 최대한 많이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공개매수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딜을 맡기는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다른 딜을 확보하는 데도 긍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는 최근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오스템임플란트, 에스엠, 한샘, 루트로닉 등이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NH투자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와 루트로닉의 공개매수를 맡아 공개매수 주관에 인수금융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면서 수수료와 수백억원의 이자수입을 확보했다.

M&A 거래에서 공개매수를 활용한 사례가 늘고 관련 제도 도입까지 가시화하면서 향후 공개매수 시장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장사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국회에 계류 중이다. 상장사 의무공개매수제도는 회사 주식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때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 청약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