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2전3기' 인카금융서비스, 조달자금 발판 '시총 껑충'①최근 1년간 주가 3배 상승, 외형 성장에 알짜 수익 견인
서하나 기자공개 2023-12-27 13: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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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 행렬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거래소가 신속 이전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길을 터주고 있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모으기가 만만치 않다. 한해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수는 한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더벨이 코스닥 이전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사업전략을 비롯해 상장 이후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카금융서비스(이하 인카금융)는 생명·손해보험사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형 독립보험대리점(GA)이다. 코넥스 상장을 시작으로 세 차례 시도 끝에 코스닥 문턱을 넘었다. 대규모 자금 유입과 설계사 확대에 집중한 덕분에 외형 성장은 물론 알짜 수익도 달성했다.◇과정 순탄치 않았지만 이전상장 이후 성장세
인카금융은 1999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2007년 10월 법인 인카인슈를 설립하고 그 해 11월 보증보험, 생명보험 영업을 개시했다. 2008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보험 가격 시스템을 오픈하면서 서비스를 키웠다. 2014년 인카금융서비스로 사명을 바꾸고 2015년 11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인카금융은 현재 국내 기업형 독립보험대리점(GA)중 가장 많은 설계사를 보유했다. 약 34곳의 생명·손해보험사 다양한 상품을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개인·기업 재무컨설팅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GA 업계 최초로 코넥스 문턱을 넘었지만 코스닥 상장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신 끝에 2022년 입성했다. 애초부터 나스닥에 상장된 GA를 롤모델로 성장하다 보니 나스닥 상장 기업과는 규모 측면에서 차이가 컸고, 투자자들과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웠던 게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인카금융은 2018년과 2020년, 2022년 세 번째 시도 끝에 마지막에 코스닥 문턱을 넘었다. 첫 시도에선 수 년간 이어진 자본잠식, 저조한 수익성 지표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거래소에 이전상장을 신청한 지 한 달 여만에 코넥스 시장에 남기로 결정했다. 두 번째 시도에선 GA 국내 시장규모가 아직 여물지 않았단 점이 지적됐다.
인카금융은 세번째 도전에서도 성적표가 그리 좋진 않았다. 공모주 수요 예측 당시 기관과 일반 청약에서 모두 낮은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는 당초 제시한 희망 범위를 한참 하회하는 1만8000원에 결정됐다. 이는 주관사가 제시한 2만3000원~2만7000원 사이의 희망 밸류보다 무려 5000원이나 낮은 가격이었다.
시작이 미미했지만 코스닥 입성은 인카금융 성장의 전환점이 됐다.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했다. 올초인 1월 3일 주가는 52주 최저가인 6300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이다 이달 21일엔 1만8590원을 찍으면서 52주 최고가를 돌파했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3배 가까이 뛴 셈인데, 이전 상장 이후에 외형과 수익성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자금 계획대로 집행, '빅테크' 진출 앞서 IT 투자 확대중
인카금융은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약속한 투자를 그대로 이행했다. 총 공모액 158억원 중에서 순수 유입된 111억원 대부분은 자회사인 '에인'의 인공지능(AI) 설계사 개발과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으론 에인 관련 비용 48억원, IT 시스템 고도화 22억원, 인건비 20억원 등 총 63억원 등이었다.
이후 공모자금은 애초 계획대로 집행됐다. 인카금융은 운영자금과 채무상환 등을 위해 총 71억원가량을 지출했고 에인의 AI 설계사 개발을 위해 약 40억원을 썼다. 에인은 인카금융이 인슈어테크 분야의 AI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2019년 1월 설립한 100% 자회사다.
인카금융은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로 꾸준히 외형과 수익성을 키우고 있다. 2020년 연결기준 3010억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4014억원으로 커졌는데 올해는 5000억원 중반대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147억원이던 영업이익도 274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418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3년 동안 외형은 33%가량 커지고 4.9%였던 영업이익률도 3%포인트(P) 가까이 커지는 셈이다.
인카금융은 기업형 GA이지만 연합형 GA와 비슷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기업형 GA는 본사의 장악력이 높지만 설계사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기는 어렵다. 반면 인카금융은 기업형 GA면서도 사업가형 지점장의 비중이 높아 지역조직의 합종연횡으로 규모를 키운 연합형 GA에도 규모가 밀리지 않는다.
설계사 규모가 크다 보니 매출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 GA는 보험 판매 수수료라는 단일 매출 구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사가 이익 증대의 가장 큰 동력이다. 2020년 기준 설계사 수는 1만 명이 넘는다. 기업형 GA 경쟁사들이 3000~4000명 내외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숫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인카금융은 2020년 연결기준 약 221억원을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창출했는데 2021년엔 304억원, 지난해엔 386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1~3분기에만 약 350억원을 창출해 산술적으로 보면 약 467억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동시에 IT 부문 투자는 늘리고 있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기업들이 보험 비교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보다 사용 편의성이 큰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카금융 측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와 빅테크 보험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시스템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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