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vs KCGI]연매출 4조 목표, 12인치 파운드리 공동투자 예고2030년까지 4조7000억 투입…LX세미콘 등 현금출자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02 12:57:3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 Inc가 행동주의 펀드 KCGI로부터 DB하이텍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로 했다. 법적 분쟁으로 확산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던 양사가 합의에 이룬 데는 KCGI가 DB하이텍에서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어느 정도 만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DB하이텍은 이번 블록딜 소식을 전하면서 '경영혁신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톱10 시스템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전략이 담겼다. KCGI가 언급한 12인치(300mm) 라인 투자, 신사업 육성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현실화한다면 DB Inc의 지주사 전환 이슈와 별개로 그룹 내 캐시카우인 DB하이텍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종합 파운드리' 회사로 탈바꿈 추진, 12인치 성공 여부 관건
DB하이텍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 시가총액 6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매출의 경우 2016년(8000억원)과 2022년(1조7000억원) 대비 수배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 기간 4조7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인데, 눈에 띄는 건 12인치 부문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DB하이텍은 그동안 8인치(200mm) 웨이퍼 생산라인만 보유했다. 웨이퍼 사이즈가 클수록 생산성이 높아지고 8인치 기술은 상대적으로 구식으로 치부돼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12인치로 전환한 상태다. 다만 코로나19 국면에서 반도체 공급난이 촉발하면서 성숙도와 단가 측면에서 유리한 8인치가 재조명된 바 있다.
이같은 흐름으로 DB하이텍은 전례 없는 호성적을 냈고 '1조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문제는 반도체 업황이 가라앉으면서 8인치 한계가 재차 부각된 점이다. 이에 회사 안팎에서는 12인치 라인의 필요성을 제기해왔으나 과거 경영위기를 겪은 DB하이텍으로서는 막대한 자금이 수반돼야 하는 해당 투자를 선뜻 단행하지 못했다.
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를 담당해온 브랜드사업부를 'DB글로벌칩'으로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연대가 주주가치 희석을 우려하면서 반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기존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대책 마련이 불가피했는데, 이때 회사가 내세운 것이 12인치 투자다.
이번 발표에서 12인치 진출을 공식화한 DB하이텍은 2025~2030년 동안 총 2조5000억원을 들여 월 2만장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기로 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략적 파트너와의 공동투자로 진행하는 점이다.
12인치 신규 공장에 DB하이텍이 8000억원을 투입해 지분율 30%를 확보하고, 나머지 자금은 LX세미콘, 일본 르네사스, 대만 리얼텍 등의 현금출자로 충당하는 식이다. 자체 부담을 최소화하고 고객 및 물량을 보장할 수 있는 묘수로 여겨진다. DB하이텍은 2030년 12인치 관련 매출을 약 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2인치 웨이퍼로는 보통 첨단 반도체를 만든다. 이래야 원가 대비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자금만큼이나 고도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8인치 라인은 고도화 작업에 집중한다.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화합물반도체 생산을 본격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각각 7000억원, 4000억원을 투자해 월 2만장, 월 1만장 규모 캐파를 확보할 예정이다. 두 제품은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꼽힌다.
현재 SiC와 GaN 둘 다 핵심 장비 발주가 이뤄진 상태다. 각각 2027년, 2025년부터 양산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스페셜티 CMOS 이미지센서(CIS) 등 고부가 특화공정을 강화하는 한편 고전압 및 고전력 제품 생산도 늘려 전반적인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대규모 시설투자는 없겠으나 2026년까지 클린룸 확장에 2000억원을 들여 실질적인 캐파 증대를 도모한다. 계획대로면 8인치 관련 매출은 현재 1조원 내외에서 2030년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DB글로벌칩 육성 등 미래 준비 가속화
홀로서기에 돌입한 DB글로벌칩에 대한 청사진도 드러났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설계가 메인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을 32%에서 50%로 늘리고, 모바일 및 TV 비중은 17%에서 38%로 확장할 방침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는 BOE, CSOT, HKC 등 중국 3대 패널 제조사를 중심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자동차와 스마트워치용 OLED,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전력관리칩(PMIC) 등으로 영역 확장도 진행한다. 모두 직접 사업화하기보다는 일부는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등으로 실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DB하이텍 아래에 DB기술투자(CVC)를 설립하고 반도체 수직 계열화와 친환경·ESG 사업을 발굴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외부 투자 등을 포함해 3000억원이 투여될 예정으로 2030년까지 3000억원 매출을 내겠다는 의지다.
일련의 투자들에 차질이 없으려면 올해 이후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 줘야 한다. 2023년 8인치 팹 가동률은 50~60% 수준이었는데, 2024년부터는 자동차 및 산업 분야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트렌드포스는 내년 8인치 팹 가동률을 각각 70~80%, 60~70%로 예측하면서 최소 올해보다는 두 자릿수 이상 성장에 무게를 뒀다.
DB하이텍은 "시장 회복기를 대비해 신규 제품 개발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고객 발굴 및 차세대 전력반도체 파트너십 확보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HBM 기대감' 테크윙, 독립성 없는 이사회
- LGD 인사 키워드 '안정', 다음 기약한 정철동 사장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붉게 물든 폴더블·TV 공급망, 국내 기업 '적색경보'
- [CAPEX 톺아보기]LG이노텍, 애플 공급망 재편 본격화에 '긴축 재정' 돌입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레드 디스플레이' 공습, 삼성·LG마저 흔들린다
- 엠케이전자, '실리콘 음극재' 안정성 높이는 특허 등록
- [Company Watch]픽셀플러스, 전방산업 부진 이겨내고 '흑자전환'
- '20조 투입' 삼성, 반도체 태동지 기흥서 반전 모색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늘어나는 '메이드 인 차이나', 설 길 잃은 토종기업
- 'HBM 살려라' 삼성, 한·일 반도체 R&D 거점 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