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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지주사 전환' 이뤄지나…KCGI 논의 '막바지' DB하이텍 지분 7.05% 인수 추진, DB그룹 "확정된 바 없다"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26 08:37:3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이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와 화해 무드를 형성하고 있다. 진전을 이룬다면 지주회사 전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다만 재계에서는 최종 결정이 나기까지는 방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소송전까지 치달은 만큼 막판 협상 과정에서 틀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갈등의 서막 '물적분할', 4분기 들어 화해무드 조성

22일 업계에 따르면 DB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DB Inc는 KCGI가 확보한 DB하이텍 지분 매입을 검토 중이다.

DB Inc는 자산규모(약 5133억원)가 5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총자산의 절반을 넘기면 지주회사로 강제전환된다. 현재(22일 오후 1시 기준) DB하이텍 주가는 5만9700원으로 DB Inc의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60%에 달하고 있다. 해당 조건에 충족하는 수치다.

DB그룹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연말까지 지주사 전환할 것으로 통보받았으나 DB하이텍 주가가 3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자산 요건 변화로 한숨 돌린 바 있다. 지금 상황대로면 내년에 다시 지주사 전환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관건은 관련 법에 따라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30%까지 늘려야 하는 부분이다. DB Inc는 이달 초 기준으로 DB하이텍 지분 12.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계열사와 재단 등 우호지분을 더하면 17.78%이다. 최소 12.22%가 필요하다.

시선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로 쏠린다. DB하이텍 2대주주로 7.05% 지분을 갖고 있다. 이는 올해 3월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취득한 몫이다.

당시 KCGI는 DB하이텍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현 DB글로벌칩)의 물적분할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배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결국 KCGI와 DB그룹 간 갈등이 고조됐고, 법적분쟁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말 DB하이텍과 KCGI 고위 관계자들이 첫 대면 미팅을 가졌으나 큰 소득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차례 공방이 오갔고 다툼은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묘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 10월이다. 앞서 KCGI는 자회사 지분가치 비율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으로 DB Inc의 DB메탈 흡수합병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이를 DB그룹이 받아들이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DB Inc와 KCGI는 협상 테이블에 앉은 상태다. 양측은 "논의가 시작된 건 맞지만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이르면 연내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물밑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관련 내용이 흘러나온 데 따른 우려도 나온다. 협의 과정이 공개되면 불필요한 변수가 발생하고, 긍정적 합의가 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DB그룹 역시 "KCGI와 지분 매각을 포함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공개돼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DB하이텍의 충북 음성 상우공장

◇DB하이텍 지분 확보, 윈윈 거래 기대감

양측은 블록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블록딜은 거래소 시장 전후에 대량의 주식을 보유한 매도자와 이를 매수할 수 있는 매수자 간 거래를 체결시켜 주는 제도다. 대규모 거래에 따른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DB Inc가 KCGI 지분 전량을 사들인다면 나머지는 시장 매입을 통해 지주사 요건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대로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점, KCGI에서 DB하이텍 발전 방향에 대한 조건을 내걸고 있는 점 등이다.

KCGI는 12인치(300mm) 웨이퍼 라인 투자,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신사업 육성 등을 촉구하고 있다. 후자는 이미 회사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나, 전자의 경우 막대한 자금이 수반돼야 해서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다. 그나마 검토 자체를 공식화한 점은 추후 투자를 기대케 하는 요소다.

재계 관계자는 "DB InC와 KCGI 모두 거래가 체결되는 것이 '윈윈'하는 길인 만큼 가급적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양측에서 어느 정도 양보가 있지 않으면 마무리 단계에 이르기 힘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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