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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PF 위기 불씨, 롯데건설 펀드 만기 연장할까 태영發 시장 침체 전망…재무 리스크 최소화 무게 실릴 듯

정지원 기자공개 2024-01-05 07:37:5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연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부동산 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큰 회사들을 중심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중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6조원 수준으로 과중한 편이다.

롯데건설이 태영건설과 같은 위기를 마주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리스크가 있던 사업장을 지난해 초 대부분 메리츠증권과 조성한 펀드에 넘겨둔 상태다. 펀드 만기를 연장할 경우 PF 유동화증권을 다시 시장에 개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PF 우발채무는 약 5조8500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 대비 9870억원가량 감축한 수준이다. 일부 사업장의 본PF 전환에 따라 1조원 규모 PF 신용보강 의무에서 해제될 수 있었다.

공시상 PF 우발채무 규모는 막대한 편이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사업이나 그룹사 개발사업 등 리스크가 낮은 사업장을 제외하면 실질 PF 우발채무 규모는 2조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시장 내에서 소화가 어려워질 수 있는 PF 유동화증권 규모가 2조원 수준이라는 의미다.

롯데건설은 채권 대부분을 지난해 초 메리츠증권과 조성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에 묶어뒀다. 설정기간은 14개월로 오는 3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PF 유동화증권을 수개월씩 차환 발행해야하는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방안이었다.

롯데건설은 펀드에 브릿지론 사업장들과 함께 리스크를 넘겼다. 대신 그만큼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였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670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질 PF 우발채무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보유 현금으로 1조5000억원 펀드 자금을 일시 상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환을 택할 경우 미착공 사업장들과 PF 유동화증권의 단기 차환 리스크가 돌아오게 된다. 시장에서 다시 채권들을 개별 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을 하게 된 이유도 결국 개별 사업장 중 한 곳의 채권 차환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신청 당일날 만기가 돌아온 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 브릿지론 대출 480억원을 갚지 못했다.

태영건설로 인해 다시 PF 시장 내 리스크가 커진 만큼 펀드 상환을 택하고 리스크를 짊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메리츠증권과 펀드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펀드 투자자를 찾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결국 롯데건설이 펀드를 통해 리스크 있는 사업장을 들고 있는 한 다시 불거진 PF 위기에서는 벗어나 있을 수 있다. 펀드 연장이 불발될 가능성은 낮다. 미착공 상태이긴 하지만 사업장들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은 편인데다 10% 수준의 이자수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롯데건설 입장에선 급등한 이자비용은 부담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금융원가는 15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 2460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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