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분주해진 스마트폰 부품사]공급처 다변화 여파, 부품업계 활로 모색 '사활'[총론]베트남·인도 생산거점 이동, 중소형사 다각화 '제각각'
서하나 기자공개 2024-01-10 08:24:24
[편집자주]
스마트폰 부품사들이 신년 도약대에 섰다. 삼성전자·애플·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국내 부품사들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정부지원이 많은 베트남 등으로 일찌감치 해외거점을 이동한 곳도 눈에 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으로 변화 속도가 빨라진 탓에 부품사들도 기술 개발·인수합병(M&A)·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벨에서 스마트폰 부품 업계의 신년 행보를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를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고 있다.조정기를 거친 시장의 큰 화두는 공급망 다변화다. 탈중국 기조 속에서 베트남·인도 등으로 발빠르게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부품사 역시 이에 발맞춰 생산거점을 옮겨가고 있다.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부품에 치중된 의존도를 낮추고 인수합병(M&A)과 기술 개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조정기 끝, 중국 지고 베트남·인도 '갈아타기'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스포스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이 약 3억800대로 직전 분기 대비 약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2년 3분기와 비교하면 약 6.4% 증가한 규모다. 8개 분기 연속 이어진 감소세가 사실상 마감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과 판매량은 2017년 기준 각각 15억대, 14억7000대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2022년까지 연평균 4%씩 감소했다. 코로나19 탓에 글로벌 소비둔화가 나타나면서 2019년 이후 감소율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업계에는 적잖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엔 중국이 있다. 중국은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수요지인 동시에 글로벌 생산 거점의 변화를 몰고온 장본인으로 통한다.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2년 1월 이후 최고치인 3193만대를 기록, 단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를 주도했다.
그동안 중국 내 주요 생산 거점을 두고 있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생산 차질과 공급망 이슈를 겪었다. 여기에 최근 미중 갈등이라는 정치적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중국을 대체할 생산거점 찾기에 바빠졌다. 시장에선 인도와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다. 두 국가는 모두 인건비가 저렴하면서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다. 제조 거점으로 활용하기 최적화된 지역인 셈이다.
일례로 애플은 2025년까지 중국 이외 국가에서 전체 제품의 50% 이상을 생산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론 2030년까지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제품의 65%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생산량의 80% 이상을 중국 정저우가 거점인 폭스콘에 의존했는데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등으로 2022년 10월 가동률이 20% 초반까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다. 폭스콘은 인도에 약 6400억원(5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역시 2019년 중국 톈진과 후이저우에 있던 스마트폰 공장을 모두 철수했다. 대신 인도 노이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만들었다. 또한 베트남 박닌과 타이응우옌에도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두고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
중소형 부품사들도 일찌감치 생산기지를 옮기는 추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하는 노바텍은 2019년 1월 베트남 박닌 소재 노바텍 비나(NOVATECH VINA Co.,Ltd.) 법인을 설립했다. 드림텍은 2019년 베트남 현지 진출을 시작으로 2020년 세번째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인도에 약 7400평 규모 스마트폰 부품 모듈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이엠텍은 2022년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일부를 베트남 생산 법인에 투자하기로 했다. 시노펙스는 베트남 하노이에 연성회로기판(FPCB) 공장을 인수해 2017년 거점을 마련했다. 제이앤티씨도 2021년 베트남 생산 클러스터에 전장용 커버글라스를 생산하는 3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 말 4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엠씨넥스는 베트남 닌빈에 인원 5000명 규모의 대규모 생산 공장을 이미 갖추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 전략 연구원은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여파 이후 신규 투자처로 글로벌 기업들이 탈 중국화 일환으로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을 꼽고 있다"며 "세계 1위 인구를 보유한 인도, 정부 차원에서 제조업을 지원하고 있는 베트남, 임금이 북미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멕시코 등이 올해 신규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형사, 각양각색 사업다각화 '눈길'
변화는 중소형 스마트폰 부품기업으로도 번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동안 하나의 협력사에서 공급받던 부품 조달 루트를 다변화하면서다. 중소형 스마트폰 부품 기업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했던 스마트폰 사업 분야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에 대비해 저마다 방식으로 새 활로 찾기에 나섰다.
스마트 기기용 자석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노바텍은 희토류, 탈철기, 스마트폰 특수필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탑재 카메라 모듈을 개발 및 공급해온 드림텍은 의료기기용 카메라를 비롯해 자율주행, 드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여러 미래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엠텍은 스마트폰 마이크와 음향부품 중심의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마이크로 엑츄에이터,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시노펙스는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FPCB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 전기차 배터리와 혈액투석기 등을 신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스마트폰용 커버글라스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제이앤티씨는 점차 차량용 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엠씨넥스는 오랜 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협력사로 입지가 공고했다. 하지만 최근엔 스마트폰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전장 카메라와 자율주행 영상기기 등으로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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