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으로 들어온 AI]AI 스마트폰 원년, 삼성·애플·샤오미 '대격돌'③2027년 5.2억대 규모로 확장, 가우스 등 자체 모델 탑재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28 12:52:39
[편집자주]
올해 초 챗GPT를 통해 촉발한 '인공지능(AI) 열풍'이 여전히 거세다. AI 서버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은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빅테크 기업들은 AI 무대를 데이터센터에서 디바이스로 넓히고 있다. 잇따라 '온디바이스 AI'를 천명한 것이 그 예다. 더벨에서는 노트북, 스마트폰 등으로 침투 중인 AI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은 진정한 인공지능(AI) 시대의 시발점으로 여겨진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으로 활용도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2024년은 AI 영역이 서버에서 정보기술(IT) 기기로 넘어오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최근 빅테크 기업에서 강조하는 '온디바이스 AI'의 현실화다. 온디바이스 AI는 거대 클라우드에 연결되지 않은 채 디바이스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방식을 일컫는다.눈에 띄는 응용처는 모바일이다. 내년 1월 신제품을 공개하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주요 업체들이 AI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수년간 혁신 부재로 정체해온 스마트폰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 "갤럭시 AI가 온다"…퀄컴도 AI 승부수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생성형 AI 스마트폰 점유율은 4% 수준이다. 내년 2배 성장을 이룬 뒤 2027년에는 40%(출하 대수 5억2200만대)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까지 누적으로는 10억대 돌파가 추산된다.
올해의 경우 구글이 지난 10월 출시한 '픽셀8 프로'에 AI 기능을 투입한 바 있다. 기존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생성형 AI '바드'에 최근 자체 AI 언어모델인 '제미나이 나노'까지 선보이면서 관련 플랫폼을 강화한 상태다.
내년 AI 스마트폰 개화는 기정사실화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중순 발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직접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넣는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언팩 키워드를 '갤럭시 AI 온다'로 설정할 만큼 AI 진심임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실시간 통역 통화 등을 구현케 한다. 해당 기능은 사용자가 모국어로 이야기하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해주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메일 요약, 배경화면 맞추 제작, 사진 수정, 동영상 생성 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년 만에 복귀하는 프리미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 무게중심을 AI에 뒀다. 경쟁사 대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AMD와 협업으로 강화해 전작(엑시노스2200)대비 AI 성능을 14.7배 향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GPU는 AI의 머신러닝, 연산 등에서 핵심 요소다.
마찬가지로 퀄컴도 AP 신작에서 초점을 AI에 맞췄다. 지난 10월 소개된 '스냅드래곤8 3세대'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이전 세대보다 98% 높아졌다. 100억개 이상 매개변수(파라미터)를 지닌 생성형 AI를 현실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전반적인 설계 변경으로 생성형 AI 구동을 원활케 하기도 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향후 2년간 AI 스마트폰 칩셋 시장에서 퀄컴이 80% 이상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스냅드래곤8 3세대는 갤럭시S24 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예정으로, 삼성전자의 AI 스마트폰이 초기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산업, 'AI 수혜' 기대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애플은 내년 하반기 공개할 '아이폰16' 시리즈부터 생성형 AI를 심는다. 독자적인 LLM '에이젝스'가 기반이다. 궁극적으로 기존 AI 비서 시리를 고도화하는 방향이다.
또 다른 AI 기술인 '휴먼 가우시안 스플랫(HUGS)'도 적용될 계획이다. 막스플랑크 지능시스템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짧은 동영상 하나만으로 3차원(3D) 디지털 아바타 등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동영상에서 배경과 인물을 분리하고, 이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애플은 AP도 자체 설계한다. 엑시노스, 스냅드래곤 등에 대적하는 'A 시리즈'가 주인공이다. 경쟁사처럼 차기작에서 AI를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활용하는 샤오미도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AP 점유율 1위를 넘보는 미디어텍도 최신 제품 '디멘시티 9300'에 AI 기능을 투입했다. AP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오포, 비보 등도 AI 스마트폰 출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흐름은 반도체 회사에 호재다. 일단 AP를 양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는 전방산업 확장에 따라 계약 물량이 늘어나게 된다.
메모리도 마찬가지다. 기존보다 용량이 더 크고 빠른 D램 및 낸드플래시가 필요해지면서다. 업계에서는 엣지 AI에 특화된 저전력(LLW) D램 등 공급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 전용 제품의 등장으로 상당 기간 반등하지 못한 스마트폰 시장이 분위기 전환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 중심으로 생각하면 삼성전자가 얼마나 끌고 갈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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