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PM업계 '1호 상장' 노리는 지쿠…과제도 '산적'성장성 자신감, 2025년 IPO 조준…K-IFRS 전환, 해외 진출 타당성 검증 등 숙제
안준호 기자공개 2024-01-09 17:08:3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스널 모빌리티(PM) 기업 지쿠는 PM 플랫폼 ‘1호 상장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주관사 선정을 마친 뒤 2025년이라는 구체적 시기를 거론 중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선제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배경이다.다만 준비 과정이 간단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실적 축소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진출이라는 사업 전략에도 의문부호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PM 시장의 업황도 악화되었기 때문에 심사 과정에서 현미경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쿠, ‘틈새 시장’ 공략해 가파른 성장…2025년 IPO 목표
2017년 설립된 지바이크는 국내 PM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출범 시기는 가장 이른 편이지만, 주력 사업인 전동킥보드 진출은 오히려 후발주자들보다 늦었다. 2019년에야 지쿠(옛 지쿠터) 플랫폼을 내놓고 공유킥보드 시장에 진출했다.
출범 당시 전략은 ‘틈새시장’ 공략이었다. 서울, 특히 강남 일대에서 20개 가까운 회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비수도권에 역량을 집중했다. 인천, 대구, 군산 등의 대학가를 중심으로 가맹(파트너사)을 유치하며 지역을 선점했다.
이같은 전략은 가파른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설립 4년차에 접어든 현재 PM업계에서는 유이하게 흑자 달성에 성공한 기업으로 꼽힌다. 2022년 기준 매출액은 522억원으로, 전년(335억원) 대비 56%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원에서 8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쿠는 흑자 달성에 성공한 2022년 이후 본격적인 상장을 준비 중이다. 2023년 초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같은해 연말에는 119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PM 업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가운데 2025년 초 IPO를 진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만 1년이라는 준비 기간은 IPO 시장에서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지정감사 신청과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등 빼곡한 일정을 고려하면 공모 진행까지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 국내 PM 업계에서는 최초로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K-IFRS 적용하면 매출액 감소 가능성…‘해외 진출’ 전략도 검증 대상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지쿠의 상장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점으로 내세우는 매출 성장세 역시 축소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지쿠는 한국국제채택회계기준(K-IFRS)이 아닌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감사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PM 기업은 직영과 가맹을 병행해 사업을 운영한다. 기기를 파트너사에 공급하고 일부 운영만 대신해 주는 구조다. K-GAAP에서는 가맹점을 통해 발생한 수익 총액을 매출로 인식할 수 있다. 다만 수익 인식을 엄격히 보는 K-IFRS에서는 가맹점에 대한 정산 금액을 제한 순액이 매출에 반영된다. 가맹 비중이 높은 경우 이로 인한 차이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구조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지정감사가 엄격히 진행되는 만큼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PM기업 상당수는 K-IFRS에선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지쿠는 매출 1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데 지정감사 이후에도 같은 숫자가 유지될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중장기적 사업 전략의 유효성도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쿠는 현지 법인을 설립해 LA 등 미국 대도시에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현재 멤피스와 LA는 물론 괌 등 휴양지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킥보드 ‘원조’에 해당하는 미국에 진출해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업황을 고려하면 이런 전략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PM업계 한 관계자는 “공유킥보드 태동지에 진출했다는 상징성은 있지만, 실리적으로는 큰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상장까지 성공했던 미국 버드(Bird)가 파산신청을 하는 등 오히려 해외 PM시장이 국내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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