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허수거래 잡으려 멤버십 일시중단 '거래량 급감' 포인트 사라지자 고객 일부 이탈, '알트코인 마케팅' 필요성 대두
노윤주 기자공개 2024-01-12 08:21:16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07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결국 '빗썸 멤버십' 포인트와 리워드 지급을 일시중단했다. 투자가 아닌 포인트·리워드 수취만 목적으로한 이상거래가 다수 탐지되면서 시스템을 전면 손보기로 했다. 문제로 지적된 허수거래를 잡아내기로 한 것이다.빗썸은 이상거래 탐지와 지급 시스템을 업데이트해 이달 중 멤버십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비가 완료되면 한시 자구책으로 도입했던 리워드 일 적립 한도, 주단위 지급을 폐지하고 혜택을 확대한다.
정비 기간동안 빗썸의 시장 점유율 변화도 주목된다. 멤버십 시작 이후 거래량이 급등해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중단 직후 다시 업비트에게 선두를 빼앗겼다. 이 상황에서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는 건 경쟁사보다 많은 상장 코인 종류 정도가 꼽힌다.
◇"허수 반복매매 잡는다" 멤버십 중단…이달 중 재개 예정
빗썸은 멤버십 서비스 재정비를 위해 시스템을 점검한다고 지난 8일 저녁 공지했다. 점검은 9일 자정부터 시작됐다. 재정비 기간 동안 멤버십 포인트와 리워드는 지급하지 않는다. 이달 중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일자는 공유하지 않았다.
점검 배경에는 포인트와 리워드를 얻기 위한 고객의 반복매매가 있다. 빗썸에서는 거래금액에 따라 하루 최고 20만원의 포인트와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가격 변동성이 적은 비트코인, 테더 등 종목에 반복적으로 매매 주문을 내는 이상거래가 다수 탐지됐다.
현 시스템으로 모든 이상거래를 잡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대적 업데이트에 돌입한 것이다. 개인 고객으로 위장한 마켓메이커(MM) 업체들도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
빗썸은 시스템을 강화한 후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포인트 수취 목적의 반복매매를 잡아내 예산 누출을 줄이고 실투자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리한다. 우선 이상거래 문제로 일 10만원으로 설정한 거래 리워드 한도 제한을 풀 예정이다. 또 최고등급 고객에게는 여행, 레저 등 연 1억원 상당 선물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쭉 빠진 거래량, '뉴 마케팅 포인트' 필요
문제는 점유율 하락이다. 멤버십 혜택 지급이 중단된 9일부터 빗썸 거래량이 눈에띄게 축소됐다. 전날 7조원 가량을 기록하던 것과 달리 3조4700억원 수준으로 거래량이 줄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업비트에게 다시 빼앗겼다. 업비트는 종전과 비슷한 5조원대 거래대금을 유지 중이다.
멤버십과 수수료 무료 등 혜택이 줄어들면 점유율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업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멤버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빗썸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수수료 무료와 업비트보다 많은 알트코인 종류다. 원화거래 가능 종목 기준 업비트는 120여종, 빗썸은 260여종의 코인을 거래지원한다.

전통적으로 빗썸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메이저 코인이 거래 강세를 보인다. 가격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을 거래하는 고객은 업비트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업계서는 빗썸이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알트코인을 보다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에는 월드코인, 옵티미즘 등 글로벌 시장서 주목받지만 업비트에는 상장돼 있지 않은 종목이 있다"며 "이런 요소들은 마케팅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알트코인 투자를 위해 업비트로 이동하는 고객들을 붙잡아 둘 전략을 구상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빗썸은 점유율 순위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초와 비교하면 이미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는 것. 빗썸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 전 시장 점유율은 9%대였다"며 "현 점유율까지 상승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와의 순위 경쟁보다는 고객에게 빗썸을 더 많이 노출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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