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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AI 윤리지침 점검]국내외 기준 반영한 지침, 트렌드 맞춰 '주기적 개선'②각사 특색 담은 원칙 빠르게 마련…데이터 보호·환경 지속가능성 미흡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11 09:16:13

[편집자주]

딥시크 쇼크가 IT 업계를 덮쳤다. 성장이라는 키워드 속에 가려져 있던 AI 학습 데이터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딥시크는 사용자 개인정보 뿐 아니라 키보드, 오디오 패턴까지 수집하며 AI를 학습시키고 있어 논란이 됐다. 이런 논란은 비단 딥시크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국내서 고객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사도 AI 개인정보 활용에 있어 엄격한 윤리 준수를 요구 받게 될 전망이다. 국내 이통사가 세워둔 AI 윤리 원칙과 이를 담당할 조직, 키맨, 시스템 현황 등을 더벨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 사업을 전개하는 이동통신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마련한 AI 윤리원칙도 조명받고 있다.

국내 이통3사 중 SK텔레콤과 KT는 정부, OECD 등 표준 권고사안을 반영해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책임, 신뢰 등 키워드를 강조하는 건 유사하지만 담겨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기업별로 조금씩 다르다.

또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듯 아직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부분도 발견됐다. 이에 이통3사는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미흡점은 해외 파트너사, 국제 단체와 교류하며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 SKT, 가장 먼저 AI 윤리 명문화…최신 트렌드 반영 '노력'

SKT는 3사 중 가장 빠른 지난해 3월 'T.H.E. AI' 윤리원칙을 수립했다. △통신기술 기반(by Telco) △사람을 향한(for Humanity) △윤리적 가치 중심(with Ethics)의 AI'라는 뜻을 내포한다.

그 후 이 원칙을 바탕으로 AI 행동 규범을 구체화해 사규에 반영했다. 또 사규 실천 서약에 전 구성원이 동참하도록 했다. 그 덕에 작년 4월 AI 경영 국제표준인 'ISO/IEC 42001'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다.

SKT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모든 구성원은 거버넌스 원칙인 T.H.E. AI에 대해 안내 받았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만든 행동규범에 실천 서약을 하는 등 AI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T.H.E. AI 원칙은 국가 AI 윤리기준, OECD AI 원칙에 대부분 부합한다. 인간 존엄성 원칙을 '사람을 향한'이라는 포괄적인 요소로 반영해 둔 게 특징이다. 또 문제로 떠오른 데이터 관리도 '통신기술 기반'에 의거해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신 사업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 관리 노하우를 AI 기술 서비스에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부상 중인 환경적 에 대한 언급은 부족했다. AI 개발에 있어 막대한 자원이 사용되는 만큼 ESG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는 게 OECD를 비롯한 글로벌 기구의 제안이다.

SKT는 추후 해외 파트너와의 소통을 통해 부족한 점을 채워나갈 예정이다. 6일 MWC 2025 행사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유럽통신사업자협회(커넥트 유럽), 도이치텔레콤 등 여러 해외 기관 및 사업자에게 자사의 AI 거버넌스를 소개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KT '환경' 반영 긍정적…LGU+ 자체 윤리규정 필요성 대두

KT도 지난해 10월 'ASTRI'라는 5대 원칙을 공개했다. △책임성(Accounta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투명성(Transparency) △신뢰성(Reliability) △포용성(Inclusivity) 등 원칙의 영단어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다.

ASTRI는 국내외 기준의 핵심요건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국가 AI원칙과 OCED에서 요규하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직접적으로 명시했다. 지속가능성도 원칙에 포함하면서 OECD가 강조한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포용적 성장' 원칙도 담았다.

하지만 데이터 관리와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부족하다.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배포,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한다고 강조하는 데 그쳤다.

KT도 계속해서 지침을 업데이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역시 MWC에서 AI 윤리 관련 세션에 참여해 자사 지침을 홍보했다. 연사로는 배순민 AI Future Lab장(상무)가 참여했다. 배 상무는 '책임있는 AI 최고 책임자(CRAIO)'직을 겸직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정부의 AI기본법 시행령, 가이드라인이 공표되면 이에 맞추어 체계를 보완하고 기술 발전에 따라 해당 체계나 적용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LGU+)는 별도의 AI 윤리원칙을 갖고 있지 않다. 계열사인 LG AI 연구원이 개발하는 초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LG AI 연구원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AI에만 집중하는 별도 조직인 만큼 윤리 기준과 프로세스는 국내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간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 등 5개 핵심지표를 준수한다.

하지만 LGU+도 윤리원칙 마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엑사원을 파인튜닝한 소형언어모델(sLLM)을 통한 사업을 전개 중이기 때문이다. LGU+만의 AI 윤리원칙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LGU+ 관계자는 "(현재는)LG그룹의 원칙인 LG AI 연구원의 AI 윤리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라며 "해당 기준에 따라 AI 서비스를 기획·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IT 업계서는 국내 이동통신사가 속도감 있게 AI 윤리 기준을 마련한 건 긍정적이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주기적으로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방식을 채택한 AI 개발 등 아직 윤리원칙에 반영되지 않은 요소들이 많다"며 "향후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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