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금융권 新경영지도]KB금융, 조직 슬림화 혁신…'글로벌·디지털·보험'은 예외①미래 성장 위해 시너지 창출 총력…은행·증권은 자율권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4-01-11 12:34:21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4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2024년 경영전략 핵심은 글로벌과 디지털이다. 윤종규 전 회장 시절 확장을 시작해 이제 막 정상 궤도에 올라선 글로벌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전통 은행업을 위협하는 핀테크에 맞서기 위해 디지털 고도화(DT) 전략은 더욱 과감해졌다.양 회장의 주 무대였던 보험업 확대도 올해 경영전략의 한 축이다. 부문제에서 담당으로 조직 위상이 소폭 격하됐지만 여전히 별도 조직으로 그룹 내 보헙업 성장을 이끈다. 비은행 다각화의 마지막 퍼즐인 보험업은 올해 KB금융이 승부처로 삼은 곳이다.
그룹의 핵심 수익기반인 은행업과 자본시장(증권 및 여전사) 등은 각 계열사 위주 자율경영이 강화된다. 기존 부문제를 통해 ‘지주사(부회장)-각 계열사(CEO)’로 이어지는 옥상옥 경영구조를 과감히 폐지했다. 리스크 관리 등 영업활동 외 다양한 현안들이 산적한 만큼 현장에 밀착해 대응력을 높이라는 뜻이다.
◇비대한 조직체계 전면 쇄신한 양종희 체제 원년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0부문, 16총괄, 2본부, 28부(1국, 1실 포함), 7센터, 4Unit, 1연구소' 등 조직을 2024년 '3부문, 6담당, 4본부, 20부(1국, 1실 포함), 6센터, 1연구소'로 슬림화했다. 부회장제 폐지와 맞물려 지주 조직체계를 크게 축소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기존 부회장들이 맡아 경영을 주도했던 조직이 대부분 폐지됐다. 세 명 부회장과 한 명 총괄부문장이 관장했던 부문 대부분을 통폐합해 담당제로 축소했다. 조직 책임자도 부회장급에서 부사장 이하 임원급으로 격을 낮췄다. 지주사 부회장에서 계열사 대표이사(CEO)로 이어지던 옥상옥 구조를 없앴다.
양종희 회장이 맡았던 개인고객부문, WM/연금부문, SME부문은 올해 폐지됐다. 지난해 해당 부문들은 KB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지주와 계열사 전체 관련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했었다. 올해 조직 개편으로 관련 업무는 KB국민은행 등 계열사별 각 사업 조직에서 담당한다.
박정림 전 총괄부문장이 맡았던 자본시장부문과 CIB부문, AM부문도 올해 폐지됐다. 지난해까지 박 전 총괄은 KB증권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 영업활동 활성화와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3개 부문을 총괄했었다. 올해 해당 조직들은 KB증권 등 관련 계열사로 흩어졌다.
지원조직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형태로 유지됐다. 다만 기존에 총괄로 불리던 각 파트별 경영책임자들은 올해 담당으로 변경했다. 전략담당, 재무담당, 리스크담당, HR담당, 브랜드담당, 준법감시인 등 지원조직 숫자는 그대로다.
◇미래 성장을 위한 혁신적 조직엔 과감한 투자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과 디지털이다. 부회장제 폐지에도 여전히 조직이 건재하다. 지난해까지 허인 전 부회장이 맡았던 글로벌부문과 보험부문, 이동철 전 부회장이 맡았던 디지털부문과 IT부문은 올해 그대로 부문제로 유지됐다.
글로벌부문은 올해 글로벌사업부문으로 명칭 변경됐다. 보험부문은 올해 보험사업담당으로 조직이 소폭 축소됐다. 하지만 지주 내 독자적인 조직으로 남아 그룹사 전체 보험사업을 총괄한다. 디지털부문과 IT부문은 각각 지난해와 똑같이 별도 명칭 변경 없이 남았다.
미래 지속가능성장을 담보할 핵심 조직들은 지주사 차원에서 계속 그립감을 가져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주사 부문으로 조직을 유지해 그룹사 전체를 관장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만 부문장은 기존 부회장에서 올해 부사장급 임원으로 직위가 낮아졌다. 이에 따라 '부회장-계열사 CEO'로 이어지던 지휘체계가 사라졌다. 올해부턴 부문장과 계열사 CEO 등이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형태로 부문제가 운영될 전망이다.
글로벌사업은 KB금융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핵심 영역이다. 경쟁사 대비 한발 늦게 해외에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최근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 주요 해외 거점을 키우고 있다. 계열사 마다 제각각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지주사에서 총괄해 거점을 설정하고 집중 지원하는 형태가 더 효율적이다.
디지털부문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각 계열사별 별도 앱을 개발하거나 업무 프로세스를 제각각 고도화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시너지 창출과 핀테크사와 경쟁 등을 위해 지주사 중심으로 조직을 꾸렸다.
IT부문의 경우 그룹 내 전 계열사에 걸쳐 ICT 등 전산 업무를 관장한다. 옛 KB사태의 진원지였던 만큼 IT부문에 대한 업무 프로세스를 지주사에 직접 관리하는 차원이다. 또 디지털부문과 상호 협력해 기술 축적 및 적용하는 문제 등을 고려해 부문으로 유지했다.
각 사업부문별 현황과 활용성 등을 고려해 미세조정했다. 산하 조직들을 통폐합해 규모를 축소하거나 예전과 비슷하게 큰 조직으로 운영하는 등 차이가 있다. 글로벌사업부문은 지난해까지 글로벌전략총괄, 글로벌본부, 글로벌전략부 등 조직 체계가 4단계로 구성됐었다. 올해는 산하에 글로벌기획부만 편제됐다.
보험사업담당은 지난해 보험총괄, 보험전략부 등 2단계 조직체계에서 올해 산한에 보험기획부만 배치했다. IT부문은 지난해 3총괄, 4부, 3센터에서 올해 1본부, 2부, 2센터로 조직 규모를 줄였다.
디지털부문의 경우 오히려 조직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1총괄, 1부, 1Unit, 3센터 체계에서 올해 2본부, 2부, 4센터 체제로 개편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영업을 우선하는 조직 구현을 위해 지주와 계열사 각각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룹운영체계를 균형 있게 재편했다”며 “신성장을 위한 전략적 우선 영역인 상생 경영과 디지털/AI분야 등에 대해서는 지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사업 부문은 계열사 중심의 현장경영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호타이어, 4분기 연속 ‘1조 클럽’ 달성…경영목표 순항
- [티웨이 지배구조 리스크]대명소노의 분쟁 방식…조용한 이사회 장악 노리나
- [새판 짜는 항공업계]대명소노, 항공업 생태계 위협 ‘메가 LCC’ 출항할까
- 현대차, 런던·룩셈부르크증시 DR 상장폐지…달라진 위상 재확인
- 현대차, 시장 변화에 ‘내부혁신’ 강조
- AP홀딩스, 에어프레미아 보유지분 공개…대명소노 견제하나
- [새판 짜는 항공업계]'항공업 재편' 중심 선 대명소노…‘시너지’ 명분 통할까
- [티웨이 지배구조 리스크]자금력 풍부한 대명소노, 선택지도 넓다
- [티웨이 지배구조 리스크]대명소노, '2대주주' 위해 프리미엄 30% 지불한 이유는
- 항공사 '경영권 빅뱅' 호황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