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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한미약품 '통합그룹' 탄생]"몰랐던 일" 문제제기 나선 임종윤, OCI측 "원만하게"후계구도 밀려난 데 대한 불만인듯 "향후 입장발표", 분쟁 가능성 '촉각'

김형석 기자공개 2024-01-13 15:37:1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3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그룹 탄생. 한미약품그룹에서는 오너일가 중 전적으로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의 주도로 진행한 일이다. 이에 장남 임종윤 사장이 이번 빅딜이 '몰랐던 일'이라며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간 언론은 물론 공식석상도 서지 않던 은둔형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입장표명은 꽤 전격적이다. 그만큼 당황스러운 일이라는 점을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OCI 측은 한미약품그룹 내부 문제인 만큼 원만한 해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임종윤 "통합 발표 몰라…추후 입장 발표하겠다"

임종윤 사장은 13일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시 공식 계정에 "(이번 통합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게시했다.

코리그룹 엑스(X, 옛 트위터) 공식 계정 캡처.

임종윤 사장이 언론과 SNS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그가 이번 빅딜에 대한 입장을 외부에 표출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입장 표명 하루 전인 12일 공개된 바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계획은 장남 임종윤 사장이 아닌 동생 임주현 사장이 중심이 됐다. 임주현 사장이 보유할 통합지주사 지분은 10.4%다. 사실상 한미약품그룹의 후계자는 임주현 사장으로 마무리 된 셈이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임종윤 사장이 11% 쥐고 있지만 지분율 27%로 압도적인 최대주주가 한미OCI홀딩스가 되는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번 입장발표는 그룹 통합에 대해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추후 입장발표를 하겠다는 건 유불리 및 득실을 따져 입장을 정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서 유불리와 득실은 결국 한미약품그룹에 대한 본인의 입지와 영향력이 어떻게 되는 지가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사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가 아닌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번 그룹의 빅딜로 인한 지배구조 및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사내이사 연임을 장담키 어렵다. 임종윤 사장이 완전히 경영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적잖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입장을 표명해오지 않은 임종윤 사장이 예외적으로 이번 딜에 반기를 든 것으로 보이는 입장표명을 낸 건 경영승계가 사실상 동생 임주현 사장으로 이뤄진 것에 대한 반발을 내비춘 것으로 보인다"며 "통합지주사가 설립되면 기존 지주사였던 한미사이언스의 역할도 축소되는 만큼 경영권도 확보할 수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미 측 "임종윤 사장 문제 해결할 것"

임종윤 사장의 입장표명으로 한미약품그룹도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그간 그룹 내 경영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2020년 타계한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으로 부친의 지지로 경영 수업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와 코리컴퍼니 등 본인의 외부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 설득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의 동의 없이도 통합작업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최대한 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겠지만 큰 틀에서 그의 동의 문제가 통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 측이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는 임종윤 사장의 지분율로는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물론 통합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윤 사장이 통합작업 후 보유하게 될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11.1%에 불과하기 때문에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통합지주사 지분 27.03%와 큰 격차가 있다.

임종윤 사장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삼남인 임종훈 사장과 신동국 회장의 설득이 될 수 있다. 통합작업 후 막내 임종훈 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6.59%, 신동국 회장의 지분은 11.12%다. 두 인물을 포섭할 경우 임종윤 사장이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28.82%로 1대 주주인 통합지주사(27.03%)를 넘을 수 있다. 다만 이들 인물이 모친과 더 가까운 입지인 만큼 지지를 이끌어 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OCI그룹측은 이 같은 소식에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한미약품그룹 내부 문제인 만큼 개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분쟁을 어느정도 예견하고도 통합그룹 결의를 다진만큼 백기사 역할에 대한 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더벨과의 연락을 통해 "한미약품그룹과의 동맹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싸움을 싫어하기 때문에 되도록 안 싸울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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