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에스피지, 지분법 손실에도 주주 정책은 '그대로'스마트카라 적자폭 확대, 넉넉한 잉여금 재원
김소라 기자공개 2024-01-23 08:28:55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08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속기 생산 업체 '에스피지'가 올해도 평년 수준의 배당 정책을 유지한다.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가시적인 성장세는 없었지만 배당 규모는 비슷한 수준을 가져갈 계획이다. 주주 정책 차원에서 영업 실적 등에 큰 변동이 없는 이상 매년 배당은 꾸준히 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넉넉한 잉여금이 원천이 된 모습이다.다만 투자 리스크는 어느 정도 감내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등을 목적으로 연결 법인으로 편입한 계열사의 불규칙한 수익 구조 탓이다. 근래 적자폭이 확대된 상황에서 해당 손실분을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오너 2세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만큼 당장 처분 등 후속 조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스피지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산 배당 관련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1주당 200원을 현금 배당하는 내용이다. 총 44억3500만원을 배당금으로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월 직전 사업연도에 대해 결산 배당으로 집행한 금액과 동일하다. 자기주식은 없고 총 발행 주식 2217만7360주를 대상으로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에스피지 관계자는 "영업 적자가 났던 사업연도에도 배당은 똑같이 실시했다"며 "2002년 코스닥 시장 상장 후 매년도 배당 정책은 기본값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피지는 작년 영업 사정이 녹록지 않았다. 전방산업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다. 현재 생활 가전 및 스마트 팩토리향 모터, 감속기를 생산하는 만큼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3% 줄었고 영업 이익은 40% 가량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수익이 감소한 반면 판매관리비 등 영업 비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다. 비용 관리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신 넉넉한 자본 여력이 배당 재원이 됐다. 에스피지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5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쌓아뒀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자동화 장비, 생활 가전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적으로 소화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위험이 일부 상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스피지 관계자는 "현금 유동성, 영업 실적 등을 기초로 충분히 내부 유보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수준으로 배당 규모를 결정한다"며 "매년 조건은 가변적인 편"이라 말했다.
현재 지분투자 리스크를 내포한 점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관계법인인 음식물 처리기 제조사 '스마트카라'가 고전하는 탓이다. 에스피지는 환경 분야 신사업 진출 등을 목적으로 2016년 해당 법인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수익은 매년 불규칙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연결 순익 감소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카라 적자폭이 확대되며 지분법 손실이 1년새 2배 넘게 불었다.
부진한 투자 성과에 대한 후속 조치는 불투명하다. 창업자인 이준호 회장의 자녀인 이은지씨가 스마트카라 CEO로 재직 중이다. 1대 주주인 이은지 CEO 지분을 비롯한 오너가 전체 지배력은 65%에 달한다. 향후 에스피지 2세 경영 등 승계 시나리오를 고려할 때 스마트카라가 비히클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단순 처분 등의 형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에스피지 측은 "내부적으로 관계법인에 대한 투자 회수 등의 논의가 나온 적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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